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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아파트란 무엇인가

etc.2019.08.07


아파트는 한국의 대표적 주거 유형으로 자리잡았다. 부엌 위에 부엌이 있고, 문을 닫으면 우리 집이지만 문을 열면 이웃집이 보이는 아파트 공간은 우리에게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지만 고독사의 배경이 되기도 하고, 가족과 혹은 개인이 휴식하는 공간인 동시에 누군가에게는 투자의 대상에 지나지 않는 등 오늘날 아파트가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아파트를 향해 다각도의 질문을 던지는 공연 ‘포스트 아파트’가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 1111에서 열렸다. 두산아트센터는 해당 공연을 ‘다원예술’이라는 장르로 분류했다. 유형을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연극·무용·전시·강연·영상 등 다양한 장르가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공연은 네 명의 창작자가 일 연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공동으로 제작했다. 정영두(두 댄스 씨어터 대표)가 연출과 안무를, 정이삭(동양대학교 교수)가 무대와 공간구성을, 카입이 음향을, 백종관이 영상을 맡았다.

공연장 입구에는 차량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입장할 때 마치 아파트 단지 입구를 통과하는 기분이 든다. 공연장인 스페이스 1111에 들어서면 전시를 위한 미술관인지, 연극을 즐길 수 있는 극장인지 헷갈린다. 3단 높이의 계단식 좌석이 사방을 둘러싸고, 군데군데 노란 장판의 평상, 베란다, 샤워부스가 놓여 있다. 한쪽 벽에는 아파트 관련 통계자료도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는 고정된 무대와 객석이 존재하지 않는다. 관객은 아무 곳이나 앉을 수 있고, 배우 또한 공연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연기를 펼친다. 조명, 음향, 배우의 움직임에 따라 관객들도 계속해서 이동하며 공연을 즐긴다.

‘포스트 아파트’는 뚜렷한 서사 구조 없이 여러 이야기를 산발적으로 진행한다. 두 사람이 평상과 베란다에서 인사를 나누고, 고독사 전문 보험 상품을 소개하며, 사람들이 모여 살게 된 이유가 불의 사용이라며 프로메테우스가 등장한다. 새마을 운동이 언급되고, 집 값 상승 문제는 조선시대에도 있었다며 조선왕조실록을 읊는다. 심지어 공연 중반부에는 정이삭이 로마 선사시대부터 르 코르뷔지에를 거쳐 현재 한국에 이르는 아파트의 기원을 강연하기도 한다.

이번 공연은 아파트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말하지도, 아파트의 미래를 그리지도 않는다. 오직 질문만을 던지며 답을 찾는 과정은 관객의 몫으로 남긴다. 우리에게 아파트란 무엇인가. <최은화 기자>

 

‘포스트 아파트’ 공연 무대 / Images courtesy of Doosan Art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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