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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의 사진으로 보는 삶의 서사

exhibition2019.08.09


김옥선은 여성·국제 부부·다문화 가정·이방인·외래종 식물 등 주변과 변방으로 여겨지는 주제를 다루는 사진작가다. 대상을 반복적으로 포착하고 나열하여 주제별 사진 연작을 선보이는 김옥선은 지난 5월 31일부터 7월 28일까지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린 <베를린 초상>을 통해 25점의 신작을 발표했다.

사진 속 등장인물들은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한국을 떠나 독일로 간 한국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다. 나이가 지긋한 여성들이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앉아 카메라를 응시한다. 인자한 어머니상과는 거리가 먼, 당차고 굳건한 이미지다. 사진의 배경이 되는 집 벽에는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태극무늬 부채가 걸려 있고 바닥에는 입식생활을 위한 카펫이 깔려 있어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각기 다른 인물들이지만 “이질적이고 불안정한” 정서가 공통적으로 포착되는데, 바로 이것이 김옥선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김옥선은 지난 2017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국경을 넘어 경계를 넘어: 독일로 간 한국간호 여성들의 이야기>에 참석한 세 할머니의 강연을 듣고 감명을 받아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직접 베를린으로 찾아가 50여 연간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들었다. ‘파독 간호사’라는 명칭으로 종종 한국 근대화의 영웅처럼 여겨지지만, 실제 당사자들은 개인적이고 주체적인 선택으로 독일에 왔다며 ‘재독 간호사’로 불리길 원했다. 현지 잔류·제3국 이주·귀국이라는 세 가지 선택 중에서 현지 잔류를 선택했던 일, 독일 정부의 이주노동 대책에 저항했던 일, 낯선 땅에서 자신들의 삶을 지켜낸 일 등은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김옥선은 이러한 서사를 일차원적으로 사진에 풀어내지 않는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사진의 개념에 기반하여, 그들의 생김새, 옷차림, 화장법, 주위 공간을 순간 포착할 뿐이다. 그들의 치열했던 삶의 서사가 한 장의 사진에 담긴다.

김옥선은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고은사진미술관을 비롯한 국내 미술관과 일본 센다이미디어테크, 미국 모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국립미술관 등의 국외 미술관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일우사진상, 동강국제사진상, 세코사진상, 다음작가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집으로는 『순수박물관』(고은사진문화재단, 2016), 『빛나는 것들』(한미사진미술관, 2014), 『노 다이렉션 홈』(포토넷, 2010), 『해피 투게더』(디웍스, 2006) 등이 있다. <최은화 기자>

 

<베를린 초상> 전시 전경 / Image courtesy of Hermès ©Nam KiYong

 

김옥선, ‘BNP_8713EK’, 디지털 프린트, 125×100cm, 2018 ©Kim Ok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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