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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선의 원림

exhibition2019.05.29


ⓒLee Sungje 

 

어두컴컴한 전시장에 흰 불빛이 내리면 흑백의 정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좌우 양편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한지 위에는 곧게 뻗는 나무와 쪼개지고 갈라진 바위, 그 사이로 조용하게 흘러내리는 개울이 자리한다. 먹빛으로 그린 소쇄원이다. 달빛이 사물에 윤곽을 부여하듯 박한샘은 붓으로 소쇄원을 담아냈다. 그의 ‘해와 달의 시’는 조명 연출과 어우러지며 정서적으로 울림을 준다.

담양 소쇄원을 모티브로 한 전시 <한국의 정원: 소쇄원, 낯설게 산책하기>가 5월 19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박물관에서 열렸다. “한국 정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우리의 것을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하기 위해 기획된 이 전시는 20팀의 크리에이터로 구성된 ‘올댓가든’이 주관했다. 이들은 한국 정원 문화가 가진 독자성과 아름다움, 철학적 의미들을 수면 위로 끌어 올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예술 집단이다. 전시에는 유니트폼, 오디너리 피플, 김명수, 박한샘, 스무스 유 등 예술가와 디자이너 이외에도 산림청 국립수목원과 서울대학교 인간환경디자인 연구실 등이 참여했다. 수묵화, 페이퍼아트, 섬유공예, 비디오아트, 북아트, 사진 등 매체가 각기 다른 작업들은 네 개의 섹션에 나뉘어 전시됐다.

첫 번째 섹션 ‘일상으로부터 달아나기_ 대숲’은 소쇄원을 잘 모르는 관람객에게 기본 설명을 제공하는 도입부다. 이 원림을 만든 양산보와 조성 배경에 대한 설명문, 소쇄원을 주제로 한 시문과 고문헌에 언급된 문장 등이 벽면에 적혀있다. 산림청 국립수목원은 식물 표본과 초목 영상으로 이곳의 식생을 소개했다.

이어진 섹션에서는 한층 감각적이고 정서적으로 소쇄원을 다뤘다. 종이로 대나무 숲을 형상화한 ‘바이오필리아’, 인터랙티브 디자인과 모션 그래픽 기법으로 이곳의 아름다움을 드러낸 ‘인사이드 가든’, 종이를 접은 구조체와 조명으로 소쇄원의 시간성을 연출한 ‘환영의 소쇄원’ 등은 500년 된 이 정원에서 받은 영감에서 태어난 작업들이다.

관람객의 눈길을 끄는 작업이 곳곳에 배치됐지만 전시장이 좁은 까닭에 작업을 오롯이 감상하기는 쉽지 않다. 옆 작업의 음향과 빛이 주의를 분산시키고 몰입을 가로막는다. 전시는 소쇄원의 경험을 재현하려고 했지만, 숲길을 거닐면서 물소리를 듣고 바람을 느끼고 녹음과 마주하는 그 여유로운 경험에서는 도리어 멀어진 듯 보인다. <이성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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