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11월호 (통권 708호)

김하나의 ‘Design Public Value’. ©Kim Hana

남정우·조동현·조범희의 ‘한국형 블록주택의 유형학적 제안’. ©Nam Jungwoo, Cho Donghyun, Jo Beomhee

김민수의 ‘마을을 짓는 패턴북’. ©Kim Minsoo
9월 15일 새건축사협의회(회장 임형남)와 「SPACE(공간)」가 공동 주최·주관하는 동네건축설계공모시리즈 01 ‘중간주택의 탐색: 아파트단지와 다세대주택 사이’의 수상자가 발표됐다. 심사위원단은 제출물을 통한 1차 심사에서 62개 출품작 중 10개 작품을 선정하고, 9월 12일 2차 공개 심사를 통해 대상 3개 작품, 최우수상 2개 작품, 우수상 5개 작품을 가렸다. 심사위원회는 심사위원장 박인석(명지대학교 명예교수)을 비롯해 김용미(금성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김성홍(서울시립대학교 명예교수), 윤승현(중앙대학교 교수), 김대성(어반인사이트건축사사무소 대표)으로 꾸려졌다.
아파트 단지와 필지 단위 주택의 양극 체제 사이 대안적 주택 유형인 ‘중간주택’의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한 이번 공모는, 노후된 저층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산재한 관악구 신사동 일대에서 면적 1,000~3,000m2의 단일 또는 복수 필지를 임의로 설정하고 공동주택을 계획하도록 했다. 공모규정에서는 현행 건축기준의 배제·변경을 허용했는데, 이는 중간주택이 대안 모델로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함과 동시에 기존 제도의 모순과 불합리함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다만 상한 용적률 250%는 준수하도록 해 사업성을 지닌 개발밀도를 고려하게 했다. 여기에 다양한 운영·관리 방식까지 함께 제시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유형을 모색하되 ‘현실에 발을 딛고 있는’ 계획을 요청했다.
공동 대상으로 선정된 세 작품은 모두 중간주택이 맞닥뜨리는 여러 과제들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적절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Design Public Value’(김하나)는 대지의 20%에 달하는 넓은 정원을 조성해 지역사회에 제공하면서도, 8층 높이의 중정형 매스로 상한 용적률을 충족해 현실성과 공공성을 함께 확보했다. 동시에 다양한 단위주거 평면을 제안하고 세대 간 접점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하여 거주 환경 개선도 꾀했다. ‘한국형 블록주택의 유형학적 제안’(남정우·조동현·조범희)은 지상 1층을 주차 공간으로 구성하고, 그 위로 데크를 놓아 새롭게 형성된 지면에 5~9층 규모의 4개 주거동을 배치하여 지하 주차장 설치 비용을 절감한 현실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일반적인 다세대주택의 필로티 주차장과 달리, 가로변이 동네 풍경에 대응할 수 있도록 1층 주차장 외곽을 근린생활시설로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마을을 짓는 패턴북’(김민수)은 주차를 포함해 주거에 필요한 서비스 공간을 제공하는 앵커 건물을 공공에서 먼저 건축하고, 주변 필지들에 부분적·점진적으로 주거 건물을 세우는 방식을 제안했다. 블록 단위 일괄개발의 맹점인 ‘모든 소유주의 동의를 얻는 데 드는 시간·비용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으로는 생활권 범위의 분석을 통해 설계 방향을 설정하고 대지 내 기존 주택 일부를 존치한 ‘중간도시 중간주택 중간사회’(박신우·이성환·김예슬)와 5~7개 층의 건물을 체스판처럼 엇갈리게 구성해 공지를 확보하고 거주의 질을 끌어올린 ‘중간주택: 변화를 위한 건축’(조지현)이 선정됐다.
박인석은 심사평에서 “ ‘낮은 건축사업비와 가급적 높은 밀도’라는 조건은 ‘질 좋은 집’, ‘동네 환경에 대한 배려’라는 과제와 곳곳에서 부딪힌다”며, “어떤 과제가 더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판정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과제들을 각각 치열하게 고민하고 해법을 제안한 작품들의 가치를 동등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후속 행사로 10월 15일 열린 수상자 좌담회에서는 수상작들을 통해 중간주택의 실현을 가로막는 기존 법령과 기준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이어 연말에는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해 주거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을 제고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좌담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함으로써 공모의 의미를 실천의 영역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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