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10월호 (통권 707호)

1973년 여름, 프랑스에서 건축을 공부하던 스물일곱 정기용은 아내와 친구들과 함께한 7주간의 스페인 여행을 책으로 기록했다. 직접 촬영해 인화한 사진을 붙이고, 육필로 써서 만든 단 한 권뿐인 여행 노트로, 가족이 50여 년간 소중히 간직해왔다. 영화 ‘말하는 건축가’와 전시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브〉 제작 과정에서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다 처음 온전한 책으로 공개됐다. 무주 공공 프로젝트와 기적의 도서관 등을 통해 공공의 삶을 건축에 담아온 정기용의 건축학도 시절 기록에는 스페인의 건축문화를 세심히 관찰한 시선이 담겼다. 세상을 떠나기 전 아들 정구노에게 남긴 건축가의 역할은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말은 책 제목으로 남았다. 출간본은 원본에 남은 흔적과 정기용이 구성한 페이지 레이아웃을 살려 영인하고 불어 원문의 번역을 더했다. 영화감독 정재은과 전시 기획자 정다영은 이 책을 마주했던 기억을, 번역을 맡은 권현정과 재영책수선은 책을 다시 읽고 되살리는 과정의 이야기를 덧붙였으며, 정구노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여행에 관한 글도 함께 실렸다.
정기용 지음
권현정 옮김
플레인아카이브 펴냄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