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CE(공간)」 2026년 3월호 (통권 700호)
‘젊은건축가상’의 예산이 전액 삭감됨에 따라 상의 운영이 위기에 처했다. 젊은건축가상은 2004년 새건축사협의회(이하 새건협)의 ‘신인 건축가상’으로 출발해,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지원사업으로 전환되면서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해 18회째 이어져 오고 있다. 문체부가 주최하고 새건협, 한국건축가협회, 한국여성건축가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상으로, 만 45세 미만 건축가를 대상으로 장관상과 상금, 전시, 도록 출판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와 도록 출판은 일반 대중들과 건축계 타 인사들에게 자신의 작업과 세계를 알릴 기회가 드문 젊은 건축가들에게는 소중한 기회다. 그러나 앞으로는 지금까지처럼 운영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기존 수상자 상금뿐만 아니라 전시 및 도록 출판 등 젊은건축가상 운영에 지원되던 예산 8천 9백만 원이 전액 삭감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2025년 젊은건축가상 운영을 주관했던 임형남(새건협 회장)은 “2024년 기획재정부가 전체 부서의 예산을 삭감했다. 그 일환으로 해당 사업에 대한 예산도 삭감되었다는 통보를 문체부로부터 받았다. 이후 새건협이 관련 부처와 소통하는 등 대응한 결과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실에서는 해당 상의 취지와 의미에 동의해 예산이 줄어들 사안이 아니라 오히려 증액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예산은 연말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에 편입되어 증액하기로 결의된 상황이었다. 그러나 추경을 앞두고 12·3 내란이 발생하면서 추경이 취소되었고, 이후 추경이 통과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예산을 지원할 수 없으며 향후 지원도 중단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새건협은 젊은건축가상 운영을 임시로 한 해 동안 중단하려 했으나, 젊은 건축가들로부터 상에 대한 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졌고, 사업을 계속 진행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새건협은 2025 젊은건축가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재정적 한계로 인해 건축계의 협찬과 수상자들의 자비로 전시를 진행했으며, 이후 펀딩을 통해 도록을 제작할 수밖에 없었다. 문체부의 주최 아래 진행되었지만 실질적인 운영 비용은 민간과 건축계가 부담한 셈이다.
임형남은 이처럼 젊은 건축가들의 높은 관심과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일부도 아닌 전액 삭감한 결정은 문체부가 건축계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의견을 밝혔다. 이는 건축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과 함께, 건축 분야를 문체부에서 배제하고 소홀히 다루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치권에서는 건축을 살리겠다는 말을 반복하지만, 정작 건축을 어떻게 활성화하고 한국의 건축 문화를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은 부족하다. 우리 건축 문화의 수준이 높아지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건축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의 한계에도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여러 국가와 비교했을 때 건축의 질적 수준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황이다. 건설 위주의 건축 정책을 비롯해 턴키 방식, 프로젝트 파이낸싱(PF)구조, 공공발주 시스템 등이 대부분 건설회사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건축 문화에 기여하는) 건축가들의 역할과 활동 범위가 축소되었다. 이러한 현실에서 프리츠커상 수상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그러나 우리 건축계 역시 스스로 위상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공공발주나 설계공모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리를 근절하고, 건축계 내부의 자정 능력을 강화하며, 주체적으로 건축 문화를 형성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어 그는 “건축계에 현재도 수많은 상들이 있다. 그러나 새로운 상을 만들기는 쉬워도, 이를 공신력과 권위 있게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 그 권위는 공정성에서 나온다. 젊은건축가상은 외부의 지원 없이, 공정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유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건축가들이 열심히 지원하고,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 같다. 새건협에서는 상을 폐지하지 않고, 유지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문화재단이나 뜻있는 기업과 공동주관을 하거나, 국토교통부 등 다른 정부부처들과의 연결도 생각하며 타진하려 노력 중이다”라고 앞으로의 행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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