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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독가능한 도시 산수화: <코스모>

exhibition2018.11.08


폐기물 처리 공장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코스모40 개관전

스펙터클한 공간에 신경섭의 사진 110여점 전시

사회 현상에 대한 고찰 담은 건축 사진 선보여


‘스크루터블 No. 29’, 2016, 피그먼트 프린트 ©Kyungsub Shin​

 

30년간 코스모화학의 폐기물을 처리하던 공장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10월 19일부터 2019년 1월 31일까지 열리는 사진작가 신경섭의 개인전 <코스모>는 이러한 새출발을 알리고 방향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신경섭은 여러 한국 건축가와 활발히 교감하며 사진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011년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도가도비상도>,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한반도 오감도>, 2016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용적률 게임> 등에 초대되어, 현대 대도시의 문제를 건축과 함께 탐구해왔다.

이번 <코스모> 전은 건축을 대상으로 하는 사진 작업을 통해 건축과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의 관계를 파악해보고 질문하는 ‘Scrutable’, ‘Pragmatic’ 시리즈와 코스코 공장의 변모 과정을 담은 ‘Cosmo 40’ 시리즈 등 총 110여점의 사진 작품으로 구성된다. 

작가의 주요 작업인 ‘Scrutable(판독가능한)’ 시리즈는 조선시대의 산수화가 당시의 경관과 이를 구성하는 사회의 풍토를 드러내듯이, 끝없이 건축으로 채워지는 이 시대의 도시 경관을 조망하며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질서(cosmos)’에 대한 화두를 제시한다. 전시 도록에 담긴 비평에서 배형민(서울시립대학교 교수)은 “신경섭의 건축과 도시는 개별 건물의 얼굴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모여 만드는 조직을 통해 말한다. 이것은 건축에 대한 무관심이기 보다 현대 도시의 속성에 대한 코멘트이자 건축을 보는 하나의 방식”이라며, 신 작가의 작업에서 드러나는 한국 도시의 균질한 체계와 그 안에 내면화된 건축에 주목한다. 

‘Progmatic’ 시리즈는 탐미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다양성을 탐색할 수 있는 건축물에 주목한다. 건축은 각 시대가 지닌 문제를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당대를 반영한 결과물로서, 사회라는 문맥 속에서 지어지고 소비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작가의 시선이 담겼다. 

‘Cosmo 40’ 작업은 이 전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코스모40은 45개의 공장동으로 이루어져 있던 코스모화학의 인천 가좌동 단지에서 유일하게 남은 공장동이다. 다른 건물들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던 건물을 기록해달라는 주문에서 시작한 작업이 건물을 보전하고 재생하자는 뜻을 모으는 데 기여해 현재의 코스모40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는 비계를 쌓아 대형 사진을 전시하고, 형광등을 이용해 관객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등 스펙터클한 광경을 연출했다. 보는 이를 압도하는 공간의 규모, 공장 건물의 거친 물성, 대도시를 날카롭게 때론 블랙 유머처럼 조망하는 사진이 채운 전시장에서, 관객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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