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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건축전시관 건립 5년 만에 폐쇄 위기

architecture 이소운 기자 2025.01.16


「SPACE(공간)」 2024년 1월호 (통권 686호)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전경 ©Lee Hyunjun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용도변경에 대한 새건축사협의회 성명문 및 서울시 보도자료 ©Lee Sowoon 

 

2024년 11월 19일, 새건축사협의회(이하 새건협)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폐쇄 반대 입장을 밝히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서울시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지역특산물 판매시설로 바꾸려고 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은 국내 최초의 도시 건축 분야 특화 전시관으로, 역사적 의미를 담고 어렵사리 마련된 공공 공간이다. 과거 조선총독부 체신국 청사였다가 국세청 별관으로 사용되던 기존 건물을 2015년에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며 철거했고, 그 자리를 시민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전시관 건립이 계획됐다. 2019년 개관한 이후 지난 5년간 60여 건의 도시 건축 관련 기획 전시를 통해 건축과 도시 문화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데 2024년 11월, 서울시가 돌연 용도변경을 추진하면서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사실상 폐쇄 위기에 놓였다. 개관 이후 계속 2부시장 산하 주택실에서 전시관 운영을 담당하고 있었으나 1부시장 산하 관광정책과에서 공간을 요구하면서 전시관을 특산물 판매장으로 전환한다는 엉뚱한 기획이 나온 것이다. 심지어 공개적인 논의가 아닌, 건축가에게 용도변경 용역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계획이 서울시 내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새건협은 11월 19일, ‘서울도시건축전시관 폐쇄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통해 “건축 문화와 공공 건축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처사”이고 “건축 문화에 대한 참담한 인식 수준을 방증하는 꼴”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성명 이후 건축계 내에 논란이 확산되자 서울시 대변인은 11월 29일 설명자료를 통해 “전면 용도변경이 아닌 복합 지원시설로의 용도 다양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그중 하나가 관광자원 소개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12월 16일,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하 2, 3층은 전시 공간을 유지하고 지상 1층 및 지하 1층은 관광정책과 방침에 따라 사용하겠다는 것이 현재 서울시의 계획이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전시 공간의 축소로만 보이지만, 실상은 전시 기획 인력과 조직, 예산 등 운영과 관련한 모든 자원이 와해되는 문제다. 새건협 내부에서는 “전체 공간이 판매장으로 사용되는 것은 막았지만, 앞으로 전시가 이루어지더라도 서울시 정책을 홍보하는 상설 전시 위주일 것이고 기획 전시가 지속적으로 운영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새건협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기존 용도를 복구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 면담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설계한 조경찬(터미널7아키텍츠 대표)은 “설계 의도상 지하 3층 비움홀은 외기에 바로 접하는데, 용도변경을 위해 냉방시설을 들이게 되면 비워져야 할 공간에 기계설비가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사실상 불가능한 리노베이션”이라 전했다. 또 “공공 건축은 기획과 설계에 오랜 시간이 투입되는데 정책에 따라 건물의 용도가 손바닥 뒤집듯이 달라지는 지금의 상황은 부적절”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건축계가 제기한 이번 사태의 핵심은 행정의 불투명한 용도변경 절차만이 아니라, 공공 문화공간의 운영과 관리에 대한 뚜렷한 상과 철학이 부재한다는 사실이다. 불과 개관 5년차를 막 넘긴 시설의 지속성조차 담보하지 못하는 지금, 이러한 선결 과제들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낭비되는 사태는 언제든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 집단과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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