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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을 준비하는 국내 첫 공공 사진미술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국제세미나 ‘사진의 자리’

seminar 조응철 기자 2024.10.24


「SPACE(공간)」 2024년 10월호 (통권 683호)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외관​ ©Jung Jihyun

 

 

믈라덴 야드리치 Image courtesy of Photo SeMA / ©GENIEPROJECT 

 

 

윤근주 Image courtesy of Photo SeMA / ©GENIEPROJECT 

 

지난 9월 3일,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울시립 사진미술관(이하 사진미술관) 건립 기념 국제세미나 ‘사진의 자리’를 개최했다.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사진미술관은 국내 최초의 공공 사진미술관으로 9월 말 준공, 내년 봄 개관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약 7,000m , 지하 2층, 지상 4층 2 규모다. 사진미술관 운영을 총괄하는 한정희(사진미술관 관장)는 ‘한국 사진의 140년 역사를 정립할 기관’이 부재했던 현실에서 출발해, 수집 대상 작가 2,060명을 중심으로 2만 점 규모의 컬렉션을 갖추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하며 세미나를 시작했고, 해외 사진 연구기관 수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그웬 리(덱 사진예술센터 대표)는  “공간적으로  빈곤한  국가”인 탓에 문화 공간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싱가포르의 상황을 설명했다. 2007년 설립 후, 선박 컨테이너에서 사진전을 열었던 초창기부터 대형 전시 공간 개관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까지 덱 사진예술센터가 활로를 모색해온 과정을 묘사했다. 페테르 버키(헝가리사진박물관 관장)는 헝가리의 사진 유산에 중점을 뒀다. 죄르지 클뢰스를 비롯해, 라슬로 모호이-너지부터 머르틴 문카치까지, 헝가리는 근대 사진의 거장을 다수 배출했고, 헝가리사진박물관 컬렉션은 70만 점에 달한다. 다만 콘텐츠가 아닌 시설 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SPACE(공간)」와의 인터뷰에서 버키는 이번 사진미술관이 “사진 전시물의 필요에 완벽하게 부응할 수 있는” 건물이라 호평했다. 19세기 건물을 용도변경한 헝가리사진박물관의 경우 자연광을 완전히 차단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펠릭스 호프만(포토 아르제날 빈 대표)도 유사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빛으로 만든 것임에도 빛에 취약”하다는 말로 운을 뗀 호프만은 사진미술관이 국제 사진계, 특히 유럽 사진계에서는 보기 힘든 신축 건물인 점을 강조했다. 특히 사진미술관이 화이트 큐브와 블랙 박스를 영리하게 결합한 점, 사진미술관의 개념적 기반이 짜임새 있게 구현된 점을 높게 평가했다. 사진미술관을 설계한 믈라덴 야드리치(야드리치 건축 ZT GmbH 대표)와 윤근주(일구구공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의 발표는 사진미술관의 건축적 특성보다는 문화적 맥락, 협업의 가치, 설계와 시공 과정의 노고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야드리치는 스위스 철학자 막스 피카르트부터 이탈리아 건축가 리나 보 바르디까지, 그에게 영감을 준 여러 인물을 나열하며 이번 프로젝트가 두터운 인문적 바탕 위에 서 있음을 암시했고, 협업의 가치를 강조했던 하네스 마이어(바우하우스 2대 교장)를 언급하며 ‘스타 아키텍트’의 시대가 저물고 ‘콜렉티브 디자인’의 시대가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세미나에 앞서 진행한 「SPACE」와의 인터뷰에서 윤근주는 자신과 야드리치의 관계가 “실시설계를 담당하는 로컬 사무소”와 “공모에 당선된 해외 사무소”의 관계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미술관은 해외 건축가와 한국인 건축가가 대등한 위치에서 협업한 ‘건축가연합’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한편 윤근주의 발표는 개념이나 공법에 대한 논의는 최소화하고 “설계도면 3만 장”, “13,129개의 컴퓨터 파일”, “48억 번의 손짓” 같은 미시적인 단위로 시공 과정을 환원시켜 사진미술관 건설 과정의 까다로움을 표현했다. 비슷한 규모의 건물에 비해 품이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카메라 조리개의 메커니즘에서 착안한 윤근주와 야드리치의 설계안은 건물의 벽과 바닥이 수직으로 만나지 않고, 곡선을 타고 올라가는 형태가 특징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거푸집 형태를 비롯해, 철근 배근 방식부터 수평 콘크리트 루버와 이형 루버가 결착되는 방식까지 다양한 난제를 풀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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