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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감각을 건축하다 : 『물질의 상상: 연금술적 건축에 관한 10개의 이야기』

book 김가연(19기 SPACE 학생기자) 2024.05.27


근대 이후 건축물의 외피는 구조체로부터 독립하면서 개별적인 디자인 객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에 외피는 그 자체로 자유로운 표현의 대상이자 설계 프로세스의 중심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미지 건축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오늘날 장식화된 건물의 표면은 기능적인 문제 해결을 넘어 재료의 물성과 밀도를 중심으로 일상의 감각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유창(아주대학교 교수)의 『물질의 상상』은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현대 소비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해석하고, 건축적 표피가 어떻게 소비욕을 유도하는지 다룬다.

그렇다면 연금술적 건축이란 무엇일까? 이는 금속, 모래 등 보잘것없는 물질에 영감을 불어넣어 가치 있는 것으로 바꾸는 연금술처럼, 다양한 실험을 통해 물질의 상상력을 확장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건축이 정서에 미치는 긍정적 측면을 전제로, 크게 세 파트로 나눠 브랜드 이미지가 물성 중심 디자인으로 치환되는 방식을 다룬다. 각 파트의 말미에는 설계스튜디오 학생들과 함께 탐구한 10개의 플래그십 스토어 디자인을 소개하는 섹션을 넣어 실제 사례를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다. 먼저 파트 1. 지각의 확장, 스펙터클과 실감의 건축에서는 소비공간의 변화에 따라 건축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첫 번째 사례인 팬톤스토어는 색의 상호작용과 변화를 건물 내외부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현상학적 사고의 관점으로 색과 공간의 관계를 엿볼 수 있다. ‘파트 2. 물질로 상상하기 혹은 이야기하기에서는 변형(재구성) 작업을 통해 물질에 기반한 상상력이 어떻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논한다. ‘브롬튼스토어에서는 바퀴의 교차 형태를 형상화하는 등 힘과 운동의 건축적 표현을 탐색한다. ‘파트 3. 디지털 기술과 물성 모폴로지에서는 물질을 재해석하는 디지털 기술에 관해 이야기한다. ‘딥티크스토어에서는 공간의 크기와 형태를 최적화하기 위해 단위 모듈을 변형하는 디지털 기술이 사용되었다. 이처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저자는 건축이 세계 안에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인간의 감각을 강화시킬 때 더욱 지속가능하다는 점을 중요하게 지적한다.

21세기 디지털 제작 기술의 발달과 신재료의 개발은 양과 질의 측면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물질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변형하고 성질을 바꿈으로써 상상 속 이미지를 현실에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연금술적 상상력이 디지털 물성과 모폴로지(morphology, 형태 변형)에 기반한 디자인과 결합되면 무엇을 가능케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지금 부분의 합 이상의 전체를 상상하고 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는 것은 아닐까.

 

전유창 지음

제대로랩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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