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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아름다움: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

exhibition 윤예림 기자 2024.07.09


「SPACE(공간)」 2024년 7월호 (통권 680호)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 전시 모습. 관람객이 지켜보는 앞에서 장인들이 공예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에르메스의 쓰고 남은 재료를 활용하는 예술 공방 ‘쁘띠 아쉬(Petit h)’의 작품들. 색상, 톤, 질감 모두 각양각색인 소재들을 이용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합의 오브제를 완성시킨다.

 

 

진지한 표정의 장인들이 관람객이 지켜보는 앞에서 섬세한 손길로 실크 스카프를 염색하고, 가죽 장갑을 재단하고, 가방을 수선한다. 에르메스의 지속 가능한 디자인 정신을 전승해온 장인들의 공예 기술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전시 〈에르메스 인 더 메이킹〉이 지난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서울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잔디광장에서 열렸다. 

 

1837년 설립된 이래 장인정신과 인본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며 아름다운 소재에 대한 탐구, 견고한 품질, 기능적 미학을 담은 오브제들을 선보여온 에르메스는 프랑스에 위치한 60개 공방과 작업장에서 제품 대부분을 생산할 수 있도록 주력하는 한편, 전 세계 45개국의 249개 매장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해가고 있다. 그 가운데 프랑스 내 7천여 명의 장인이 에르메스만의 역사적인 전통과 장인정신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는 데 함께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정신으로 완성되는 에르메스의 제품과 제작 공정을 가까이 접해볼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전시는 ‘장인 기술의 보존과 계승’, ‘소재에 대한 존중과 탁월한 품질’, ‘장기적 노력과 헌신’, ‘지역사회와의 연계’ 네 파트로 구성되어 에르메스 오브제의 견고함과 아름다움이 어떤 과정을 거쳐 탄생하고 보존되는지를 실시간 시연, 워크숍, 영상, 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에르메스의 16개 메티에(métier, 제품군)를 대표하는 장인들은 자신의 작업대를 생생하게 옮겨온 전시장에서 그들만의 공구와 소재, 작업 노하우를 선보였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에르메스의 쓰고 남은 재료를 활용하는 예술 공방 ‘쁘띠 아쉬(Petit h)’의 컬렉션이 소개됐다. 프랑스 파리의 외곽 팡탕에 위치한 이 공방은 2010년 에르메스의 6대손인 파스칼 뮈사르가 제품 생산 후 폐기되는 실크, 가죽, 자기, 금속 등의 최고급 자재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자 설립했다. 현재는 그의 뒤를 이어 2018년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고드프루아 드 비리유가 쁘띠 아쉬의 창의력과 사회적 책임감을 이어가고 있다. 

 

에르메스의 다양한 공방에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소재들은 쁘띠 아쉬의 자재 보관실로 보내진다. 이곳의 아티스트와 장인들은 색상, 톤, 질감 모두 각양각색인 소재들을 직접 만지고, 펼치고, 또 서로 조립해보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조합의 오브제를 완성시킨다. 이들의 작업은 마치 하나의 놀이 같다. 유리병에 켈리백의 손잡이가 달리는가 하면 크리스탈 소재의 소금통에 단추 뚜껑이 달리고, 우산 손잡이와 가죽이 결합해 새로운 주방 가구가 되거나 안장에 사용되던 원목이 일렉트릭 기타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재료의 고정관념과 규칙을 뛰어넘어 유쾌한 상상을 펼치는 이들의 작업은 가치를 잃어버린 일상적 소재를 완전히 새로운 쓰임과 형태를 가지는 유일무이한 오브제로 재창조해낸다. 이렇듯 소재를 새롭게 사용하고, 수선을 거쳐 아름다움의 생명력을 이어가는 작업은 에르메스가 오래도록 지켜온 정체성, 장인정신과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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