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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내면을 드러내는: <2024 건축가 드로잉전 思惟(사유)>

exhibition 김보경 기자 2024.03.11


「SPACE(공간)」 2024년 3월호 (통권 676호) 

 

‘네가티브드로잉-스물여덟 칸 그림’과 '네가티브드로잉-마을' 설치 전경 ©Kim Bokyoung

 

전각 족자 및 전각 작품 설치 전경​ ©Kim Bokyoung

 

건축가에게 드로잉은 설계를 구상하기 위한 전통적인 도구이자 건축가 개인의 예술 세계를 드러내는 매체다. <2024 건축가 드로잉전 思惟(사유)>는 건축 드로잉이 지닌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아우르면서도 완결된 예술적 작업을 보여준다. 전시는 정진국(한양대학교 명예교수)이 설계한 토포하우스(2004)에서 지난 1월 24일부터 2월 8일까지 진행됐다. 전시에 참여한 건축가 25인은 ‘건축에 대한 사유’라는 공통의 주제 아래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건축이 어떤 사유를 거쳐 구축되는지를 보여준다. 전시는 구축(構築)적 사유, 심상(心象)적 사유 두 가지 파트로 구성됐다. 

첫 번째 파트 구축적 사유는 건축가의 건축 세계를 드러내는 도면 형식의 드로잉, 건축가의 상상력이 담긴 건축 스케치, 입체적인 드로잉 등으로 구성됐다. 백문기(더 스튜디오 공동대표)는 옥인동에 상상굴뚝놀이터를 설계하며 비닐에 크레용으로 그린 드로잉 다섯 점을 전시했다. 아이가 그린 것 같은 단순한 드로잉 속에서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던 그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임지택(에스엘에이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은 다양한 현대 건축이 혼합된 괴물을 상상해 그린 ‘고질라’를 통해 기계화된 건축이 의미 없이 반복되는 현대 도시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드러냈다. 문훈(문훈발전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또한 어린 시절 한 번쯤 그렸을 과학 상상화에 나올 법한 건축물 드로잉으로 자신의 상상력을 표출했다. 이관직(비에스디자인건축사사무소 대표)은 푸른 수채화 드로잉 두 점에서 자신이 경험한 혹은 꿈꾸는 도시의 청사진을 그렸다. ‘네가티브드로잉-스물여덟 칸 그림’에서는 만화의 컷 분할 기법을 접목해 어릴 적 기억 속의 혹은 현재의 도시 풍경들을 한 화면 안에 담아냈다. 다양한 도시의 풍경은 ‘네가티브드로잉-마을’에서 컷 분할 없이 혼합돼 가상의 도시가 된다. 구영민(인하대학교 명예교수)의 ‘드로델 006 역(閾) 파노라마’, ‘드로델 007 보이드 누출’은 입체와 회화 사이의 작품으로 건축 모형을 평면적인 캔버스 안에 담은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반입체 작업은 자신의 건축적 사유를 하나의 면에는 담을 수 없음을 표현하는 듯하다. 

전시의 두 번째 파트 심상적 사유에는 색색의 추상화, 자연이나 도시의 풍경화 등 시적인 드로잉과 전각 족자가 함께 전시됐다. 곽데오도르(떼오하우스 대표), 박기준(KDA그룹 대표건축가)의 다채로운 색의 추상화와 김석환(터울건축사사무소 대표), 방철린(칸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의 한지에 그린 고즈넉한 드로잉 등을 통해 이들의 예술 세계를 상상해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각 건축가의 건축 작업을 보여주는 스크린이 마련돼 있어 시적인 드로잉들을 독해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준다. 회화 작업들 사이에 설치된 임형남(가온건축 공동대표)의 전각 족자 실물과 이를 새긴 칼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옆에는 건축을 공부하게 된 계기와 전각을 새기는 이유, 절을 설계한 이야기 등 생생하고 현실적인 이야기가 붓글씨로 직접 쓰여 있어 그가 건축가로 살아온 여정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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