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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프리츠커상, 야마모토 리켄 수상

prize 진윤수 학생기자 2024.05.13


「SPACE(공간)」 2024년 5월호 (통권 678호)

 

야마모토 리켄​​ ©Tom Welsh

 

2024 프리츠커상 수상자는 야마모토 리켄이다. 1987년 단게 겐조, 1993년 마키 후미히코, 1995년 안도 다다오 등에 이은 일본 건축가의 아홉 번째 수상이다. 야마모토는 1945년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일본 요코하마로 이주해 도쿄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이후 소규모 개인주택부터 공공주택, 대학 건물, 도시계획까지 일관된 건축 철학으로 지난 50여 년간 작업해왔다. 그가 오랜 시간 지켜낸 철학의 중심에는 ‘공동체’가 있다. 도시화로 인해 공동체가 무너지고, 프라이버시 보호가 강조되는 시점에 점차 희미해져가는 사회적 관계의 필요성을 건축을 통해 역설한다. 야마모토는 “나에게 공간을 인식한다는 것은 공동체 전체를 인식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왔다. 그에게 건물은 지극히 사적일지라도 항상 공적 기능을 지닌다. 이러한 관점은 그가 주장한 ‘지역사회권’이라는 개념으로 구체화된다. 핵심은 함께 모여 사는 사람들이 공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동선을 조절해 이웃과의 만남을 늘리고, 정원이나 테라스와 같은 공유 공간을 마련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등의 시도로 이어진다. 

 

야마모토의 건축적 표현에 있어 가장 큰 특징은 투명성이다. 유리나 알루미늄 같은 재료를 사용해 내외부가 그대로 드러나는 건물을 설계하는데, 이는 건물을 사용하는 구성원 간의 소통을 유도하기도 하고, 도시와의 연결점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히로시마 니시 소방서(2000)는 유리와 루버로 외관을 구성해 소방관의 활동과 훈련을 지나가는 이들이 들여다볼 수 있게 했고, 사이타마 현립 대학(1999)에서는 건물 아홉 동을 투명한 유리 통로로 연결해 학제 간 교류를 꾀했다. 또한 요코스카 미술관(2007)은  전시 공간  대부분을  지하에 배치하고, 1층에는 주변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을, 최상층에는 지역 주민이나 방문객이 휴식할 수 있는 쉼터를 마련해 지역사회의 열린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했다. 

 

커뮤니티와 공공성을 염두에 둔 작업은 한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강남 LH 3단지(2014)와 판교 하우징(2010)이다. 그는 아파트와 타운하우스라는 공동주택에서, 모든 세대의 현관문을 통유리로 설계해 집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만들었다. 특히 판교에서는 주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공용 데크를 설치해 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입주민의 교류와 소통을 의도한 이 같은 설계는, 사생활 침해 우려 문제로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판교 타운하우스 주민들은 실제 거주해 보니 만족도가 높았다며, 입주 10년 뒤인 2020년 야마모토에게 이메일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그를 초대해 작은 파티를 열었다. 

 

프리츠커상을 주관하는 하얏트 재단 측은 야마모토가 “자유와 프라이버시에 대한 전통적 관념을 해체하고 주택을 이웃과 단절된 상품으로 전락시킨 조건을 거부한다”며 “조화로운 사회를 위해 공적·사적 영역의 유대를 구축하는 건축가이자 사회운동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야마모토는 “사회적으로 강한 제안을 해온 나의 건축은 수상과는 인연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공동체에 관한 내 건축 개념이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고, 이번 수상을 계기로 사람들이 내 의견에 좀 더 귀 기울일 것 같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한편 수상자의 강연이 오는 5월 16일, 일리노이 공과대학교에서 열릴 예정이다.

 

히로시마 니시 소방서(2000) ©Tomio Ohashi

 

판교 하우징(2010) ©Kouichi Sat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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