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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일부가 된 건축: 이시가미 준야 초청 강연

seminar 김지아 기자 2024.01.19


「SPACE(공간)」 2024년 1월호 (통권 674호) 

 

 

 

 

©Kim Jeoungeun 

 

2023년 12월 2일, 한국설계학회가 주최한 ‘2023 국제 건축가 초청 강연’의 일환으로 이시가미 준야(준야.이시가미+어소시에이츠 대표)의 특별 강연이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다. 이시가미는 도쿄예술대학교를 졸업하고 사나(공동대표 세지마 가즈요, 니시자와 류에)에서 실무를 익힌 뒤 준야.이시가미+어소시에이츠를 설립해 자연과 건축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는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작품들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번 강연에서 그는 풍경(landscape)으로서 자연과 관계 맺기를 시도한 아홉 개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그의 건축 철학을 공유했다. 

발표는 이시가미의 첫 작업인 가나가와 공과대학교 공방(2008)으로 시작됐다. 약 2,000m2 규모의 단층으로 구성된 건물은 내벽 없이 305개의 얇은 기둥이 불규칙적으로 나열된 채 지붕을 지탱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둥들은 모호한 경계를 만들어 사용자로 하여금 공간을 유연하게 경험하도록 한다. 내부에는 특정 기능을 가진 방이나 정해진 동선이 없고, 유리를 통해 외부를 향해 열려 있어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인간과 공간의 관계, 공간과 환경의 관계가 중첩되어 하나의 풍경을 이룬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소개한 아트 비오톱 물의 정원(2018)은 호텔을 짓기 위해 벌목된 수백 그루의 나무를 인근 부지에 다시 심어 새롭게 조성한 정원 프로젝트다. 호텔이 들어서기 전 기존 부지는 논밭이었기에 수로를 타고 들어오는 물이 많았고 오래된 나무들도 남아 있었다. 이러한 생태적 환경을 고려해 그는 벌목된 310그루의 수종과 구성을 연구해 새 부지에 옮겨 심고, 160개의 연못도 함께 계획해 새로운 정원을 구현했다. 이 프로젝트는 인간의 개입, 즉 건축이 경관을 훼손하지 않고 개선할 수 있다는 이시가미의 신념을 잘 보여준다. 다음으로는 중국에서 진행 중인 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바일루안 문화센터(2016~)는 호수 위에 1km 길이의 브리지 형태의 건물을 세워 인공 지형을 만든 프로젝트로, 호수 위의 물이 유리창 틈새로 건물 안으로 들어오면서 내외부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한다. 숲속 유치원(2022)은 아이들의 스케일에 맞춘 공간과 연속된 외부 공간을 통해 자연과의 접촉을 늘리면서 동시에 상상력을 유도하는 건축 공간을 의도했다. 계곡 예배당(2018~)은 협곡에 위치한 대지의 특성에 착안해 구상한 좁고 긴 곡선 형태의 종교시설로, 드넓은 자연에 놓인 인간의 경험을 극대화해 경험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모스크바 폴리 테크닉 박물관(2019), 집 & 레스토랑(2022) (「SPACE(공간)」 660호 참고) 등 건물의 지하층을 파내어 도시와 연결된 광장을 만들거나, 동굴과 같은 원초적 느낌을 주는 주거와 상업 공간을 조성한 사례를 소개하며, 실험적 구축 방식을 통해 주변과 관계 맺기를 시도한 탐구를 보여주었다. 발표 후 이어진 질의에서는 인공물로서 건축이 환경에 불가피하게 악영향을 미치는 지점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그는 더 이상 인공과 자연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으며, 관건은 그러한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방법을 고민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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