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내일의 미술관을 위한 오늘의 전시: 〈극장〉

exhibition 김지아 기자 2023.11.08


「SPACE(공간)」 2023년 11월호 (통권 672호)

 

 

‘(부산시립)미술관을 위한 블루프린트: 하이브리드 컨스트럭션’ 설치 전경 ©Diagonal Thoughts 

 

 

‘호로 이어진 계단’ 설치 전경 / Image courtesy of Busan Museum of Art 

 

부산시립미술관이 2024년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앞두고 미술관 공간의 역사를 기억하는 마지막 기획전 〈극장〉을 오는 12월 17일까지 개최한다. 1998년 부산지역 최초의 공공 미술관으로 문을 연 부산시립미술관은 지난 25년간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 문화시설로 자리매김해왔다.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고 전시 공간을 재배치해 더 나은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진행되는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2022년 제안공모에 당선된 종합건축사사무소 이림(대표 김성수)의 설계안을 토대로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맥락에 놓인 미술관을 ‘극장’에, 전시 공간을 ‘무대’에 비유했다. 과거 문화예술계의 주역으로 기능한 극장은 관객을 모으고 담론을 형성하는 역할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미술관과 상통한다. 또한 건축가와 무대 디자이너, 화가, 배우, 극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여 이상적인 세계를 창조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이에 착안해 이번 전시에서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참여작가 13팀을 선정해 이들이 미술관 공간을 자유롭게 탐색하고 그 역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새로운 내러티브를 선보인다.

미술관 로비의 중앙 계단을 올라 2층 전시 공간에 다다르면 1층에서 2층을, 2층에서 3층을 개념적, 물리적으로 연결한 김동희의 ‘호로 이어진 계단’(2023)이 포착된다.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이자 공간 디자인을 담당한 김동희는 미술관의 구조와 공간적 특성에 기반해 기존의 단일한 전시 동선을 교란하는 구조물을 설치했다. 실제 구조물을 계단처럼 오르내릴 수는 없지만, 호의 형태를 가진 바닥면을 맞닥뜨리면 문득 여기도 길이 있었는지 자문하며 기웃거리게 된다. 긴 복도를 중심으로 나열된 박스형 전시 공간에는 미술관을 이루는 벽과 바닥, 창문 등 건축 요소를 모티브로 한 설치, 회화,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 한편 다이아거날 써츠(대표 김사라)는 미술관을 물리적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장소가 위치한 도시적 맥락으로 시선을 확장했다. ‘(부산시립)미술관을 위한 블루프린트: 하이브리드 컨스트럭션’(2023)은 열주와 같이 늘어선 목재 기둥 뒤로 부산의 지형을 분석한 마스터플랜을 배치한 작품이다. 마스터플랜에 가까이 다가서기 위해서는 좁고 어두운 기둥 사이를 지나야 하는데, 관객마다 경험하는 그 여정의 편차는 부산이라는 도시를 살아가는 이들의 체험과도 닿아 있다. 누군가에게 부산이 바다의 도시라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산의 도시일 것이다. 이처럼 작품은 미술관과 도시의 관계를 상기시키며, 다만 미술관이 아닌 부산시립미술관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 묻는다. 미술관을 작품 소재이자 주제로 삼는 메타적인 전시가 늘어나는 가운데 〈극장〉은 미술관 공간에 어떤 논의와 실천을 가져다줄까? 새롭게 개관할 부산시립미술관을 기대해본다.​ (김지아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