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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에서 뻗어 나온 건축적 담론들: 〈(찐) 뉴 테리토리〉

exhibition 박지윤 기자 2023.11.14


「SPACE(공간)」 2023년 11월호 (통권 672호) 

 

 

‘조각들의 잔해’ 일부 / Image courtesy of pushtoenter 

 

 

‘(찐(찐))그린루프’ 설치 전경 / Image courtesy of pushtoenter 

 

독립기획자 송승엽이 기획하고, 정해욱(미드데이 공동대표, 「SPACE(공간)」 653호 참고), 하이퍼스팬드럴(대표 전재우), 버진 올지아티(@virgin_olgiati)가 참여한 전시 〈(찐) 뉴 테리토리〉가 푸시투엔터에서 9월 24일까지 열렸다. 전시는 “소셜 미디어 없이 건축적 아이디어는 없다”고 표방하는데, 만약 이 문구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가상공간에서 마주치는 수많은 레퍼런스 이미지들과 밈으로 잘게 쪼개져 유포되는 건축적 주장, 생각이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SNS, 디지털 등 가상에 존재했던 3인의 작업들을 오프라인으로 소환해 각기 다른 건축적 담론을 모색하는 이번 전시는 더 이상 실제 건물과 종이 위 텍스트들만으로 건축과 도시 공간을 비평할 수 없다는 태도를 품고 있다. 

렘 콜하스의 글 ‘정크스페이스’에 대한 비판적 응답인 정해욱의 ‘조각들의 잔해(Debirs of Patches)’는 콜하스가 도시의 모든 공간은 잔해들의 집합일 뿐이라고 언급한 그 잔해들을 모아 재편집, 재구성해 정크스페이스의 건설적인 가능성을 보여준다. 작업 대상인 서울 번화가 뒷골목은 이미지로 포착되고 디지털 기술로 편집되는 과정에서 잘리고 왜곡되고 납작해지고 겹쳐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도시로 제시된다.

하이퍼스팬드럴의 ‘(찐(찐))그린루프’는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3’의 최종 심사작으로 선정됐던 계획안 ‘(찐)그린루프’(「SPACE」 670호 참고)의 모형을 재사용한 작업이다. ‘(찐)그린루프’는 초록색 방수 페인트로 칠해진 ‘K-옥상’의 특징을 디자인으로 구현하고, 그 공간을 크리에이터를 위한 크로마키 작업장으로 치환하는 안이었다. 유튜브 속 심사 영상으로만 남을 뻔했던 이 원안은 전시장에서 러버덕을 친구로 둔 물고기의 집으로 재탄생한다. 물을 거부하는 방수 페인트의 기능을 물을 담아내는 수조로 뒤틀고, 건축 속 인간의 삶을 수조 속 물고기의 삶으로 치환함으로써 실현되지 못한 아이디어는 ‘(찐(찐))그린루프’로 유쾌하게 되살아난다.

인스타그램에서 익명으로 활동하는 버진 올지아티는 먼저 지어진 해외의 건축물과 형태적으로 유사한 한국 작업의 이미지를 찾아 병치해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업계 내 표절 문제를 다뤄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교 대상의 작업 이미지들을 엽서의 형태로 담은 ‘크림 파이(Kream Pie)’를 선보인다. SNS가 생기기 이전 건축 이미지를 유포하는 주요 수단이었던 엽서를 매개 삼아 표절과 관련한 담론을 오프라인 전시장으로 확장하고자 한 것이다. 한편, 그는 이미지 병치 외 표절에 관한 자신의 직접적인 의견은 일체 제시하지 않는데, 그 이유를 열린 토론을 위해서라고 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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