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한 생각이 담긴 건축물: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SPACE(공간)」 2023년 6월호(통권 667호​)​

유현준은 건축가를 발명가와 비슷하다고 말한다. 그는 어릴 적 지우개 달린 연필을 보고 대단한 물건을 창조하기보다는 기발한 물건을 만드는 발명가가 되고 싶었다. 이후 건축을 공부하면서는 자신의 어릴 적 꿈과 건축가라는 직업이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느꼈다. 벽, 창문, 지붕, 계단, 문 등 기존에 있던 건축적 요소를 주변 환경과 필요에 맞게 모양, 크기를 변형하고, 또 서로 붙이고 떨어뜨리는 배치를 하는 것이 건축가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책에서 유현준은 기발한 생각을 보여주는 유럽, 북아메리카, 아시아의 건축물 서른 개를 소개한다. 리스트는 비교적 친숙한 건축물, 그렇지만 기발한 생각이라는 주제에 들어가기 마땅한 건축물로 꾸려졌다. 구조와 설비를 외부로 노출해 내부에 기둥이 없는 실용적 미술관 퐁피두 센터, 네모난 방이 아닌 긴 나선형 경사로를 주 전시 공간으로 계획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등이다. 이처럼 그의 책은 기존에 있던 요소를 새롭게 조합한 건축물의 가치를 조명한다. (박지윤 기자)

유현준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