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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를 통해 공감각을 일깨우는: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exhibition 한가람 기자 2023.03.24


 

「SPACE(공간)」 2023년 3월호 (통권 664호)  ​​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 전시 전경, Images courtesy of MMCA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MMCA) 안에 포토부스 한 대가 설치됐다. 다시금 유행으로 자리 잡은 듯한 즉석 사진은 과연 예술이 될 수 있을까? 한때 많은 사람이 스티커 사진을 줄 서서 찍었다면 요즘 대세는 즉석 사진이다. 대체로 즉석 사진관은 파우더룸과 각종 액세서리를 한쪽에 마련해두며 사람들은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을 때 이 소품들을 활용하기도 한다. 페터 바이벨의 1960년대 작품들은 이러한 상황을 예견하는 듯하다. 바이벨은 ‘여자로서의 자화상’(1967)이라는 흑백사진에서 눈이나 입을 신문 혹은 광고사진으로 가리고 있다. 그 소품들은 성별을 전환하거나 낯선 존재처럼 보이게 하는 장치로, 사진의 재현 능력에 가려져 있던 허구적 성격을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포토부스 설치작 ‘FLICK_KR’(2007, 2023)을 선보인 이유도 관객이 사진술의 본질을 직접 체험해보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바이벨은 미디어를 활용한 개념미술 작가로 활동해왔다. 그가 제시하는 예술은 ‘인식 과정’ 그 자체다. 그의 작품은 시각 외에도 청각, 심리 등을 일깨운다. 가령 ‘신음하는 돌. 비인간적 시’(1969)는 세 개의 돌에 숨겨진 녹음기에서 환자의 앓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1969년 바이벨은 이 돌 가운데 하나를 공원에 몰래 두었는데, 한 행인이 신음을 듣고 경찰을 불러 작가가 체포되는 해프닝이 생겼다고 한다. 전시장에서도 소리를 듣고 얼굴을 찡그리거나 근원을 찾아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이벨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다원성의 선율’(1986~1988)도 소개한다. 이 작품은 200여 년 전 산업혁명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보혁명에 이르기까지 기술이 어떻게 세계를 바꿔왔는지를 보여준다. 관람객은 단독으로 마련된 전시 공간에 진입하는 순간, 공중에 매달린 11개 대형 화면에서 나오는 영상과 음향에 사로잡혀 공감각적 몰입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한편, 바이벨의 국내 첫 회고전 〈페터 바이벨: 인지 행위로서의 예술〉은 MMCA와 독일의 카를스루에 예술미디어센터(ZKM)가 공동 기획한 교환 전시다.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ZKM에서 진행했던 전시를 기반으로 재구성했으며 70여 점 작품은 사진, 영상, 설치 등을 총망라한다. 전시는 5월 14일까지. 

한가람 기자​ 

 

‘다원성의 선율’(1986~1988) 설치 전경, Images courtesy of M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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