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를 추적하는 일로부터: 『안도 다다오, 건축을 살다』

「SPACE(공간)」 2023년 5월호 (통권 666호) 

건축을 이해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다. 건축물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맥락을 살피거나 설계자의 작업 스타일을 파악하는 등 다양한 접근 방식이 있다. 일본의 건축사가 미야케 리이치는 안도 다다오라는 한 사람의 건축가를 깊이 파고드는 방법으로 그의 건축을 독해하고자 시도한다. 저자는 흔히 안도를 수식하는 어휘인 ‘콘크리트 건축가’ 이상의 서사를 발견하기 위해 훗카이도부터 오키나와, 그리고 베네치아에서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그의 건축물을 따라 밟으며 숨은 이야기를 집요하게 물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안도의 삶과 건축은 평행 관계에 있음을 깨닫는다. 일례로 안도는 클라이언트와의 깊은 신뢰 관계를 토대로 완성도 있는 작업물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인간관계를 중시해온 외할머니와 장모에게서 영향을 받은 태도다. 또한 안도가 상업 시설에 독특한 감이 있는 건 그 스스로도 인정하듯 상인 마을로서 전통과 기개가 있는 오사카 출신이라는 데서 기인했다. 건축가의 생애가 건축 작업으로 환원되는 것은 아닐지라도, 동시대 건축가의 작업을 파악하는 데 흥미로운 참조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지아 기자) 

​미야케 리이치 지음
위정훈 옮김
사람의집 펴냄

​ 

▲ SPACE, 스페이스, 공간
ⓒ VMSPAC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