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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오브제의 향연: 에르메스 퍼레이드

etc. 김지아 기자 2023.05.15


「SPACE(공간)」2023년 5월호 (통권 666호)

 

에르메스 퍼레이드 행사 전경 / ⓒKyungsub Shin 

 

어둠 속에서 무용수들이 바퀴 달린 거대한 나무 박스를 밀며 분주하게 움직인다. “즐겁게 다루어 주세요”, “사랑으로 다루어 주세요”라는 문구 외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박스를 풀어 헤치자 정교한 가구와 조명, 테이블웨어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지난 4월 3일, 에르메스가 세계적인 안무가 필립 드쿠플레와 기획한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아름다운 축제, 에르메스 퍼레이드가 서울 양재동에서 열렸다. 춤과 퍼포먼스가 뒤섞인 독특한 형식의 공연은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독창적 가치인 형태와 소재, 기능의 조화로운 관계를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정적인 실내 오브제를 전시장에 진열하는 대신, 56명의 댄서와 무버가 선보이는 70가지의 다채로운 퍼포먼스를 통해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400여 개의 오브제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1500㎡ 규모의 전시 공간을 메운 이번 퍼포먼스의 주인공은 에르메스 홈 컬렉션의 아티스틱 디렉터 샬롯 마커스 펄맨과 알렉시스 파브리가 기획한 가구, 조명, 텍스타일, 테이블웨어 등이다. 퍼포먼스가 진행된 현장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박스와 에르메스 홈 컬렉션 제품들은 무대이자 공연 세트, 패션쇼 런웨이로 변신을 거듭했다. 두 공간으로 나뉜 24㎡의 박스 스테이지를 퍼포머들이 오가며 홈 컬렉션의 오브제를 한쪽 공간에서 건너편 공간으로 하나씩 옮겨 놓는 퍼포먼스를 선보이는가 하면, 퍼포머 일부가 플래드를 들고 나머지는 퀼팅 베드 커버가 씌워진 침대 위로 이동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움직임 틈에 고요히 존재를 드러내는 오브제도 포착됐다.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1863)를 연상케 하는 아이코닉한 패턴의 러그 컬렉션이 그것. 댄서들은 러그를 무대 삼아 그 위에서 자유로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편 무대와의 위계 없이 나란히 퍼포먼스를 감상하던 관객들은 어느새 그 움직임에 동화되어 더 이상 관객이 아닌 한 명의 퍼포머로 공연에 동참했다. 행사는 관객 모두가 즐거운 포니 댄스를 추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춤은 승마에 뿌리를 둔 에르메스의 기원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유쾌함을 선사한 이번 행사를 기획한 에르메스 측은 “장인정신을 기반으로 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추구하지만, 그것을 가볍고 즐겁게 선보이는 방식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이번 공연이 그 답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아 기자)

 

 

 

 

에르메스 퍼레이드 행사 전경 / ©BAKI, KwangChan Song, Doki 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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