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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에서 온기로, 생명을 담은 조각이 되기까지: 〈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

exhibition 이화연 기자 2022.11.22


예술가 문신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가 9월 1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다. 미술계의 암묵적 등용문이었던 대한민국 미술 전람회(국전)를 거부한 문신은 국내외에서 독자적 활동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이례적 작가다. 조선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그는 아버지의 고향 마산(현 창원)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어렵게 일본 유학 길에 올라 서양화를 전공한 뒤 회화 작가로 화단에 발을 들였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활동하던 그는 마흔 무렵, 돌연 프랑스로 건너갔다. 생계를 위해 중세 고성을 보수하던 중 손의 감각에 눈을 떠 본격적으로 조각 작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작품이 팔릴 때마다 조금씩 건축 자재를 사 모았던 그는 1980년, 고향에 돌아와 문신미술관(현 창원시립미술관)을 설계하기 시작해 1994년, 미술관을 개관한 뒤 이듬해 타계했다. 문신은 1960년대에 제작한 드로잉을 1980~1990년대에 조각으로 구현하는 등 집요하게 창작을 이어갔다. 때문에 이번 전시는 연대기순이 아닌 회화, 조각, 건축으로 나누어 그의 작품을 살핀다. 1부 ‘파노라마 속으로’는 문신 작업의 시작점인 회화를 펼쳐 보인다. 자화상, 마산 앞바다와 어민, 해녀 등을 그리던 구상 작업이 마티에르가 부각되는 추상 작품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2부 ‘형태의 삶: 생명의 리듬’은 나무 조각과 드로잉을 선보인다. 충분히 스케치를 해야, 깎고 파내는 행위로 옮겨왔을 때 조각이 스스로 창조된다고 믿었던 그는 많은 드로잉과 조각을 남겼다. 특히 ‘개미’(1985)를 보면, 다양한 곡선이 겹쳐진 드로잉이 세포가 분열하는 것 같은 대칭성과, 움직이듯이 살짝 틀어진 비대칭성이 얽힌 입체로 구현된 것을 알 수 있다. 3부 ‘생각하는 손: 장인정신’에서는 브론즈 조각을 중점적으로 모았다. 연마된 표면은 보는 것만으로도 촉감이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타지에서 홀로 작업하며 그는 어린 시절 잘 닦인 마룻바닥에서 느꼈던 사람의 온기를 떠올렸고, 그 윤기로 생명을 표현하려 했다. 4부 ‘도시와 조각’에서는 공공조각이나 건축 등 더욱 확장된 문신의 작품세계를 영상과 VR, 3D 프린팅 모형 등으로 경험할 수 있다. 전시 공간의 동선은 전반적으로 문신의 드로잉 작품처럼 원형이나 곡선 형태의 좌대와 벽체로 구획됐다. 선명했던 멜로디가 점차 추상적인 소음처럼 변하는 사운드스케이프도 조각과 공명하며 작품에 대한 몰입을 돕는다. 전시는 2023년 1월 29일까지. (진행 이화연 기자)

 

 

〈문신(文信): 우주를 향하여〉 전시 전경 / ©Lee Hwayeon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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