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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뚜껑에서 조각으로: 〈엘 아나추이: 부유하는 빛〉

exhibition 김지아 기자 2023.01.25


<엘 아나추이: 부유하는 빛> 전시 전경, 바라캇 컨템포러리 제공

 

버려진 병뚜껑도 조각이 될 수 있을까? 조각의 전통적 관습과 정의에 반해 고유의 조형 언어로 아프리카 조각의 가능성을 실험해온 엘 아나추이의 개인전이 오는 1월 29일까지 바라캇 컨템포러리에서 열린다. 덤불에 버려진 병뚜껑을 모아 그물 형태의 조각 작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그의 작업에는 아프리카 역사성에 대한 은유가 담겨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빨강, 검정, 노랑, 금, 은색의 작은 병뚜껑들이 한땀 한땀 연결되어 하나의 큰 면으로 완성된 ‘New World Symphony’(2022)와 ‘Generation Coming’(2022)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빛의 그물처럼 빛나면서도 주름진 살갗처럼 구불구불한 표면은 물결, 파도, 봉우리, 계곡 등 자연의 형태를 연상시킨다. 실제 작품의 재료로 사용된 병뚜껑은 뉴잉글랜드에서 만든 럼주가 서아프리카 해안으로 선적되어 노예와 물물교환되었던 기록과 서인도 제도를 여행하던 노예선이 아프리카 남성과 여성을 당밀과 설탕으로 거래한 기록을 통해 아프리카 식민지의 역사를 유추하게 한다. 작은 금속 병뚜껑은 작업자들에 의해 평평하게 펴지고, 잘리고, 비틀리고, 말리고, 압착되고, 결합되어 색이 있는 블록으로 만들어진다. 협업을 기반으로 한 이 같은 작업 과정은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하지만 역사성을 지닌 오브제가 서사를 지닌 예술로 변모하는 과정과 닿아 있다. 서로 관계된 것들을 엮어내 하나로 결합하는 작업은 아나추이 예술 작업의 핵심을 이룬다. 전시에서는 아나추이의 대표적인 조각 작품을 비롯해 프린트 신작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1월 29일까지. (김지아 기자)


<엘 아나추이: 부유하는 빛>

- 기간: 2022.11.29. ~ 2023.1.29.

- 장소: 바라캇 컨템포러리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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