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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간 존재의 도시: <유사 도시 표본>

exhibition 박지윤 기자 2022.12.30


 

「SPACE(공간)」2023년 1월호 (통권 662호)  

 

 

‘비인간 지구’ 설치 전경 / ©Park Jiyoun  

 

인간이 없다면 도시가 작동하지 않을까? 작가 황문정의 개인전 <유사 도시 표본>에서는 비인간 존재들 또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생성, 죽음 같은 순환이 가능한 유기체로 인식한다. 여기서 비인간 존재는 바퀴벌레와 같이 인간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벌레가 될 수도, 쓰레기와 같은 오물이 될 수도 있다. ‘표본#1-텅 빈_뼈대를_타고 흐르는_입체적 파노라마’는 조적이나 미장을 할 때 사용되는 임시 가설물인 비계를 기본 구조로 한다. 비계에 설치된 잡초, 돌멩이 등의 이미지들은 자동으로 움직이며 순환되도록 구성됐다. 벽돌, 콘크리트로 대표되는 견고한 건축물이 도시의 요소라는 기본 생각을 전복하고자 비계를 차용하고, 그간 말해지지 않았던 도시적 요소와 결합한 것이다. ‘비인간 지구’는 관객이 페달을 밟으면 내부 조명이 켜지면서 설치된 파이프 구조가 신체의 장기처럼 노출된다. 비인간 존재로 은유되는 동그란 공을 파이프에 넣으면 그 공은 굴러 내려갔다가 다시 자동으로 올라온다. ‘표본#2-지하를_탈출하는_사물들의_반전 풍경’과 ‘표본#4-외부로_밀려나는_과포화_무리들’은 역류를 형상화했다. 두 작품은 각각 하수구 밖으로 쏟아져 나온 사물의 풍경과 파이프에서 거품이 부글부글 새어 나오는 모습을 포착했다. 인간이 없다면 도시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발현된 것일 테다. 황문정은 이러한 사고에 의문을 제기하며 벌레, 오물과 같은 부정적 존재 또한 인간이 지정한 정체성일 뿐임을 상기하게 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 12월 6일까지 아워레이보(「SPACE(공간)」 654호 참고)가 구 명성교회를 리모델링해 오픈한 TINC(이것은 교회가 아닙니다)에서 열렸다. 박지윤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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