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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만든 우리 시대의 비상탈출로: <하루하루 탈출한다>

exhibition 방유경 기자 2021.10.18


 

전시 전경 ⓒBang Yukyung​

 

 

팬데믹으로 1년 연기됐던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가 9월 8일 개막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을 중심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비엔날레 역사상 첫 외국인 예술감독인 융마가 기획을 맡았다. 그는 팬데믹이라는 상황 속에 전시를 준비하며 ‘도피주의’에 착안했다. 미국 시트콤 ‘원 데이 앳 어 타임’이 웃음으로 위장한 채 인종주의, 계급, 젠더, 이민, 정체성, 젠트리피케이션 등 현실의 주요 화두들을 정면으로 돌파해나가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하루하루 탈출한다>라는 주제를 잡았다. 전시에 참여한 41개 팀은 예술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개인이 사회 문제에 어떻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팬데믹 시기에 예술을 매개로 서로가 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선다. 자본에 잠식된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자동영상 추천 알고리즘을 시각 권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교란하는 영상 구독서비스를 제안한 홍진훤의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v.2.0’(2021), 도서대여점에서 대량 구입한 1980~1990년대 로맨스 소설 여백에 적힌 이주 여성노동자들의 낙서를 전시장 곳곳에 부착하여 이들이 겪은 개인사와 댓글처럼 이어진 이야기들을 새로운 형식의 아카이브로 재구성한 리우추앙의 ‘러브 스토리’(2013/2021), 광고 영상 형식을 차용해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DIS의 영상 ‘절호의 위기’ 등 이번 전시는 영화, 드라마, K팝 등 대중매체와 구글, 유튜브, SNS 등 미디어 환경이 점차 개인의 도피처가 되어가고 있는 변화를 역으로 이용한다. 소통의 접점을 넓힌 이러한 기획이 개인을 넘어 사회와 연대하는 탈출로로 이어지기를. 전시는 11월 2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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