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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세계를 구축하다: <무지개의 밑동에 굴을 파다>

exhibition 방유경 기자 2021.08.23


전시 전경 ©김상태 / 자료제공: 에르메스 재단​


 

아틀리에 에르메스에서 7월 23일부터 10월 3일까지 현남의 개인전 <무지개의 밑동에 굴을 파다>가 진행된다. 현남의 작업은 탑이나 건물을 닮은 듯한 독특한 조형과 특유의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작가는 도시 건축의 표피와 피하조직을 구성하는 재료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수직적인 도시의 구조물에 관심이 많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는 도시를 배회하고 관찰하며 수직적인 형태의 구조물들을 포착해 작업의 대상으로 삼았다. 교회 십자가, 무선통신 기지국 등 그가 발견한 대상들은 전통적인 조각의 문법을 뒤집는 일종의 '채굴' 행위를 통해 다양한 작업으로 치환된다. 굴을 파듯 겉을 깎아내는 것이 아닌 안을 파내는 행위는 일종의 네거티브 캐스팅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보는 아이소핑크(폴리스티렌)에 다양한 도구로 구멍을 뚫고 나머지 재료를 흘려 넣어 굳힌 뒤, 최종적으로 폴리스티렌을 녹여 없앤다. 기포가 빠져나가면서 남긴 거친 표면과 형광에 가까운 컬러의 조각은 최종적으로는 '뒤집힌 채' 완성된다. 그 모습은 마치 SF 애니메이션에 등장할 법한 수직의 폐허를 닮았다. 이렇듯 채굴은 물리적인 조각의 방법론이자, 현실을 배회하면서 조각적으로 보이는 수직 구조물을 발견하고 탐사하는 개념적인 행위를 포괄한다. 이에 대해 안소연(​​아틀리에 에르메스 아티스틱 디렉터) 은 "신기루 같은 무지개처럼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이는 디지털 세상이 실제로는 창살 없는 감옥인 현실에서 이제는 고물로 취급받는 물질을 다루어 세계를 재구성해 보려는 의지"라고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 조형의 방법론을 뒤집고, 대상의 의미를 전복시키는 작업이 구축한 기이하면서도 매력적인 세계를 선보인다.

 

전시 전경 ©김상태 / 자료제공: 에르메스 재단​​




<기지국> 에폭시 수지, 안료, 시멘트, 황동, PVC, 폴리스티렌, 2020 ©김상태 / 자료제공: 에르메스 재단

 

​<무지개의 밑동에 굴을 파다>​

일시: 2021. 7. 23. ~ 10. 3.

장소: 아틀리에 에르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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