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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예술 플랫폼, 선거

exhibition2020.04.27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종료됐지만 선거 공보와 포스터, 투표용지, 현수막 등 각종 인쇄물은 남아있다. 이들은 당대를 말해주는 사료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기록보존소에 보관된다. 코로나19에 대한 ‘성공적’ 대응을 강조한 “국민을 지킵니다”(더불어민주당), ‘정권 심판론’에 초점을 맞춘 “힘내라 대한민국”(미래통합당) 등 선거 슬로건도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일민미술관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동주최한 <새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는 지금까지 진행돼온 선거의 유산을 활용한 전시다. 선거라는 제도를, 경합과 갈등이 발생하는 현장이자 각종 퍼포먼스가 벌어지는 ‘사회극’의 무대로 바라보며 “선거와 투표가 어떻게 동시대 예술의 플랫폼이 되는가?” 하고 질문한다. 역사적 사건을 지시하는 아카이브 자료들 사이로 동시대 예술가들의 작품이 배치되어 자료에 주석을 달고, 이의를 제기하고, 관람객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1층 전시장 ‘애국자가 누구냐’는 우리나라 최초의 선거 ‘5·10 제헌국회의원선거’부터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민주화의 역사를 다룬다. 해방 직후 진행됐기 때문일까? 첫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저마다 ‘애국자’임을 강조했다. 이를 테면, “애국심에서 우러나오는 성스러운 한 표를 국부 이승만 박사께” 같은 문구가 선전물에 적혀 있다. 그런데 이 아카이브 자료의 맞은편에서 ‘69개의 약속’(안규철)이 슬로건의 ‘본 모습’을 관람객에게 상기시킨다. 단색 회화로 전환돼 선거 구호만 희미하게 남은, 69개의 선거 벽보들에서 정책과 이념 차이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보다 미래에 대한 이상과 낙관, 이면에 자리한 욕망이 읽힌다.

2층 전시장 ‘한 표 찾아 팔도강산’은 선거유세장을 소재로 삼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한쪽 벽면을 채운 1960년대, 1970년대 후보자 선거 벽보가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후보자들은 모두 넥타이를 맨 채 근엄한 표정을 한 40~50대 남성. 당시 선거운동의 당사자이자 정치의 주역이었을 이들이 ‘평면’적으로 벽면을 채우는 가운데, 현재의 예술가들은 그동안 소외되었던 주체들을 호명해 공간을 누리게 했다. 트랜스젠더, 미혼모, 게이, 난민, 외국인 노동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상상을 조각상으로 표현한 ‘한국몽’(최하늘), 동물에게 투표권을 준다는 가정하에 그에 알맞은 선거 형식과 플랫폼을 고안한 ‘동물당 매니페스토’가 이곳에 배치됐다. 한편 정치인들의 정치적 생애주기를 세대별로 비교해볼 수 있는 인포그래픽 설치 ‘I WAS, I AM, I WILL’(옵티컬레이스)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는 잠시 가림막에 가려지기도 했다. 또한 정치에 대한 관람객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여러 연계 프로그램이 마련됐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아쉽게도 원활하게 운영되지는 못했다.

조주현(일민미술관 학예실장)은 “선거를 승자와 패자의 대결로 다루기보다 유권자 개인의 참여와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며 “정치와 선거에 대한 감수성이 다른 만큼, 세대별로 읽어내고 즐거워할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21일까지. <이성제 기자​>

 


<새일꾼 1948-2020: 여러분의 대표를 뽑아 국회로 보내시오> 전시 전경 / ​Images courtesy of Ilmin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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