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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 학생기자] 리:우크라이나 시스템, 공감이 만들어나가는 공동체 ​

17기 학생기자(손효지, 진상원)
자료제공
발베크 뷰로우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우크라이나 시스템, 공감이 만들어나가는 공동체

UN의 보도 자료에 따르면 약 1천만 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러시아의 본격적인 침공 이후 집을 잃었다. 침공 사태가 시작되고 약 5개월이 지난 지금도, 우크라이나의 상처는 현재 진행형이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발 빠르게 움직인 건축가가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발베크 뷰로우(Balbek Bureau)’와 가구 디자인 스튜디오프로프로(Propro)’의 대표인 슬라바 발베크(Slava Balbek). 발베크는 러시아 침공이 있은 후 한 달여 만에, 집을 떠난 피난민들에게 안락한주거를 제공하는 모듈형 임시 주택 프로젝트 :우크라이나 시스템(RE:UKRAINE SYSTEM)’에 착수했다.

커뮤니티와 함께 확장하는 쉐어드 스페이스

발베크 뷰로우는 20건 이상의 기존 임시 주거 시설 프로젝트 선례를 바탕으로 공동체 내에서 공감의 가치가 건축 공간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연구하여 프로젝트에 반영했다. :우크라이나 시스템은 극한 상황에서도 스트레스 수준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존엄(Dignity)’, 낯선 환경 속에서 주민간의 정신적인 유대가 이루어지는사회화(Socialization)’, 위생과 조리 시설 등의 보조 공간이 부족하여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안락(Comfort)’을 설계 목표로 한다.

 


 

앞선 설계 목표들은 건축 공간을 통해 구체화된다. 좁게는 한섹션(Section)’, 넓게는 전체구역(District)’을 계획하는 모든 단계에서 건축가는 밀도 있게 주거공간을 채우는 대신 쉐어드 스페이스(Shared Space)’로 비워냈다. 섹션 단위에서는 주방과 위생시설 주변의 실을, 구역 단위에서는 섹션과 섹션 사이의 외부 공간을 활용하는 식이다. 쉐어드 스페이스는 공동 육아시설, 공동 주방을 포함하는 여러 지원시설과 연계되면서 거주민들이 모이는 구심점이 된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일 수밖에 없는 곳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되도록 함으로써 낯선 곳에서 적응해야 하는 피난민들이 사람들과 함께하며 회복하는 공감 공동체를 만들기를 바라는 건축가의 의도다.

모듈형 주거 시스템이지만, 부분들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중심부를 비워내 쉐어드 스페이스를 조성한다. 여러 섹션이 모여 하나의 구역이 되고, 여러 구역이 모여 최대 8,220 세대를 포용하는 하나의 마을이 됨에 따라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쉐어드 스페이스 역시 점점 커지면서 변화하는 스케일에 대응한다. 실내의 휴식 공간은 외부의 놀이터와 연계되고, 맞닿은 길을 따라 더 확장되면 축구장, 농구장, 공원이 되기도 한다.

밀도에 적합한 크기로 곳곳에 존재하는 안락한 쉐어드 스페이스에서 형성되는 작은 사회가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인간 존엄을 지킬 수 있도록 돕는다. 인테리어 작업 경험이 풍부한 발베크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마감 요소들은 자칫하면 차갑게 보일 수 있는 모듈형 주거시설이 따듯하고, 담백한 분위기로 다가올 수 있게 한다.

 


 



공감하는 공동체가 제시하는 새로운 가능성

침공 사태 이후 피난민들이 거주할 임시 정착지로서 다양한 가능성들이 제시되었다. 일본의 건축가 시게루 반(Ban Shigeru)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종이 튜브와 커튼, 2가지 재료만으로 기존 건축물 내 임시 정착지를 마련하는 페이퍼 파티션 시스템을 계획했다. 이는 대피소 1개를 만드는데 5, 하루에 320개의 대피소를 구축할 정도로 신속하고 경제적이지만 천장이 개방되어 있어 긴 시간 거주해야 하는 피난민들에게는 불리하다. 키이우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지역인 보로디안카(Borodyanka)의 한 공설운동장에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정부가 함께 계획한 최초의 모듈러 도시가 위치해있다. 3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고, 잠금장치가 되어있어 안전하고 기본적인 보조시설을 갖추었다. 하지만 700명 이상, 2배 가까이 되는 실제 수요에 비해 유휴시설을 포함한 주거 보조시설이 부족하고 소규모 부지에 계획된 도시 특성상 확장이 어렵다는 점에서 아직까지 임시적인 수준에 불과하다. 다양한 규모의 인원을 장기간 수용할 수 있는 모듈러 도시 시스템의 필요성이 강조되는 지금, 다양한 지형, 정착 밀도에 대응하며, 품위있는, 안락한 공동체 형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있는 리:우크라이나 시스템은 범국가적으로 포화상태에 처한 피난민들이 공감, 회복을 통해 당면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한다. 


공감공간으로 실현되기까지

그가 처음부터 설계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첫 번째 폭격이 있었던 다음날, 발베크는 영토 방어에 가담했지만 지원병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하지만 그는 낙담하지 않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건축 스튜디오의 대표로서 조직적으로 물류, 인력을 관리하고, 효율적으로 공정을 처리했던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여 지역 봉사 단체 키이우 자원봉사자(Kyiv Volunteer)의 공동 관리자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하나의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이고, 그들 사이에 신뢰관계, 협력관계가 형성되는 과정을 보며 그는 공동체의 잠재력을 실감했다. 발베크가 경험한 공동체의 가치는 리:우크라이나 시스템의 핵심 가치를 정립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의 핵심 가치 중 하나인공감(Empathy)’ 은 임시 주거 시설의 거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최소한으로 충족해야 할 중요 원칙 중 하나로 다루어진다. (글 17기 학생기자(손효지, 진상원) / 진행 박지윤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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