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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의 원천, 자연: 톤킨 리우

자료제공
톤킨 리우
진행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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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공간)」2022년 10월호 (통권 659호)

톤킨 리우는 자연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 이들이 다루는 자연은 빛·바람과 같은 기후적 요소, 산·강과 같은 지형적 요소, 조개·물고기와 같은 생물적 요소로 구분된다. 특히 조개의 진화로부터 영감을 얻은 구조, 셸 레이스 스트럭처는 조개의 특성이 곧 디자인이자 구조체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생기 있고, 진화하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자연이 건축과 결합하는 방식을 톤킨 리우의 공동대표, 마이크 톤킨과 안나 리우에게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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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레인 룸스 / Image courtesy of Tonkin Liu

 

인터뷰 마이크 톤킨, 안나 리우 톤킨 리우 공동대표 × 박지윤 기자 


박지윤(박): 톤킨 리우는 건축이 자연을 대하는 방식을 세 가지로 분류한다. 

마이크 톤킨, 안나 리우(톤킨, 리우): 우리의 모든 건축 프로젝트는 인간과 자연 간의 교류를 중시하고, 이를 세 가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체화한다. 자연의 요소를 건축으로 끌어들이거나, 상징적인 자연을 사용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거나, 자연으로부터 구조, 환경과 관련된 교훈을 얻어 모방한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의 흐름, 고대 신화, 5억 년의 진화와 같은 기간과 연관되기도 한다. 첫째, 자연이 무료로 제공하는 날씨와 관련된 요소(햇빛, 강우, 바람, 생기)가 불어넣어진 건축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도록 한다. 둘째, 고대부터 내려온 자연의 상징(산, 강, 꽃, 바다)은 이야기로 만들어져 인간과 자연을 연결한다. 셋째, 오랜 진화를 거듭해온 자연(조개)을 모방하여 구조와 형태 등이 일체화된 디자인을 한다. 


박: 선 레인 룸스(2017)는 자연 요소를 건축에 끌어들인 방식이다. 지붕은 자연광을 극대화하기 위해 태양의 이동 경로를 고려해 설계됐고, 배수 시스템은 빗물을 연못에 모아 중정 식물에 제공하도록 계획됐다. 이러한 방식은 친환경 설계에서 자주 쓰이곤 하는데 톤킨 리우만의 특화된 부분이 있나? 

톤킨, 리우: 우리는 자연을 건축에 깊게 새긴다. 빛, 패턴, 질감, 색상, 움직임, 그리고 계절 변화를 통해 건축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하루, 일주일, 한 달, 한 계절, 한 해와 같은 시간의 흐름도 인식하도록 돕는다. 강우, 태양의 움직임, 바람은 감각을 인식하는 데에도 사용된다. 우리의 친환경 건축은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감각을 활용해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린다. 

 

박: 장저우의 크레들 타워스(2016~)는 상직적 자연을 사용한 방식이다. 주변에 위치한 쑹산(嵩山)을 디자인적 요소로 풀어냈는데, 이러한 형태는 기능과 어떻게 결합되는가? 

톤킨, 리우: 세 개의 주거, 한 개의 호텔, 한 개의 사무실, 총 다섯 개의 타워를 만드는 것이 설계 지침이었다. 우리는 도시 한복판의 그리드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지역사회가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고민했다. 동시에 쑹산의 풍경, 플라타너스 나무, 그리고 문화적 공동체인 전통 찻집과 같은 단서에 몰두했다. 이를 위해 플라스티신 모델과 컴퓨터 3D 모델을 사용해 다양한 고층 타워의 형태를 실험했다. 플라스티신은 칼슘 염과 석유 젤리로 만들어진, 마르지 않는 점토와 같은 재질이다. 손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티신 모델은 컴퓨터로 모델링되고, 레이저 조각으로 잘려, 합판으로 조립된다.디자인은 직관적일 뿐 아니라 합리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마치 손가락 다섯 개가 솟은 듯한 다섯 개의 타워를 완성했다. 다섯 개의 타워는 쑹산의 풍경과 연결되며, 기단에 쉽게 착지할 수 있는 구조다. 더불어 타워 내부의 일부분을 녹색 협곡을 만드는 데 할애했고, 이를 통해 빛과 공기를 타워 내부로 들여왔다. 

 

박: 이제부터는 자연을 모방하는 방식인 셸 레이스 스트럭처와 이를 활용한 프로젝트에 집중해보려 한다. 셸 레이스 스트럭처는 조개의 형태를 모방했고, 표면이 곧 구조가 되는 ‘단일 표면 구조’의 프로토타입이다. 어떠한 배경과 필요에 의해 시작한 아이디어인가? 

톤킨, 리우: 2009년, 바닷가 인근의 파빌리온을 요구하는 설계공모를 통해 셸 레이스 스트럭처를 발명하게 됐다. 여기서 우리는 조개 껍데기의 구조적 특징을 연구하고 활용하면서 성과를 냈다. 직관적인 디자인 탐구 과정을 통해 가볍고 튼튼한 파빌리온 구조를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셸 레이스 스트럭처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비록 설계공모에서 우승하지 못했지만 이 기술을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에이럽의 구조 엔지니어와 함께 리스본에 있는 교량 설계공모에 참가했다. 이는 수평 구조물이었지만 우리는 곡률, 물결 모양, 뒤틀림과 같은 동일한 구조 원칙을 적용했다. 이러한 기하학적 원칙은 매우 강력한 구조물을 완성한다. 셸 레이스 스트럭처는 판지, 알루미늄, 스틸, 목재 시트와 같은 평평한 시트 재료로 제작되는데, 마치 재단사의 절단 패턴처럼 잘린 시트들이 솔기처럼 봉합되어 구조적으로 강한 삼차원적 형태를 구성한다.​

 

 

 


스 링 브리지 / Image courtesy of Tonkin Liu


박: 조개에서 곡률(curvature), 물결 모양(corrugation), 뒤틀림(distortion), 천공의 크기(beading) 등의 특성을 가져왔다. 각 요소는 건축물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톤킨, 리우: 곡률, 물결 모양, 뒤틀림의 속성을 활용해 매우 얇은 시트 재료로 큰 대공간의 구조물을 만든다. 이러한 속성을 조절하여 구조물의 고정 하중, 건물을 위한 기초, 그리고 재료의 사용을 최소화한다. 이후 구조에 가능한 많은 천공을 만들어 구조적 힘이 가장 적은 곳의 하중을 줄인다. 더불어 천공은 시트 재료가 얼마나 얇은지 돋보이게 하고, 빛이 내부로 들어오게 하는 효과도 준다. 

 

박: 시트 절단, 유닛 운반, 현장 용접을 하는 일련의 프로세스 속 어려움은 없었나? 

톤킨, 리우: 레인 보우 게이트(2012)의 프로젝트에서 모듈화하는 과정과 운송, 그리고 현장에서 볼트 작업을 하며 교훈을 얻었다. 3mm의 얇고 긴 평평한 스틸 시트는 딱딱하지 않은 재료이기 때문에 목재 틀이 필요했다. 이 과정에서 단가가 올라갔다. 그래서 다음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는 기하학 구조를 표준화해, 전체 건물을 두 개의 동일한 모듈 유형으로 구성하고, 동일한 거푸집을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효율적인 운송을 위해 적층이 가능한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박: 알루미늄, 스틸, 의료용 실리콘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다. 재료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톤킨, 리우: 프로젝트의 맥락, 비용, 그리고 유지 보수 등을 고려한다. 일례로, 바닷가의 환경은 내후성이면서 자체 마감이 가능한 재료를 요구한다. 더불어 시간이 지나 노후될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 구조물을 다시 보수할 필요가 적도록, 폴리실록산 페인트를 칠한 스틸을 선택한다. 

 

박: 스 링 브리지(2009)는 75m 길이로 골짜기를 가로지르는 교량이다. 대지의 상황과 규모로 인해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다. 

톤킨, 리우: 스 링 브리지는 ‘미래를 위한 다리’라는 주제로 에이럽과 함께한 가상의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플라스티신 모델을 통해 구조와 형태가 일체화된 디자인을 탐구했다. 비틀림 보와 같이 단순한 구조를 사용했는데, 필요에 따라 들어올려지고 내려가는 세 개의 보가 함께 엮인다. 지지체인 합성 기둥을 형성하기 위해 세 개의 보가 땅에 안착해야 했는데, 여기서 디지털 모델의 한계에 도달했다. 플라스티신 모델에서 확인했을 때, 합성 기둥은 지나치게 복잡해 보였다. 하여 세 개의 보에 각각 다른 색상의 플라스티신을 사용해, 어떻게 합성 기둥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했다. 이후, 컴퓨터 모델링을 다시 시도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최종 결과물은 75m 스팬이 16mm 두께의 철골로 이루어진 구조다. 

 

 

셸 레이스 스텐트 / Image courtesy of Tonkin Liu


박: 셸 레이스 스텐트(2021)는 인후암 치료에 사용되며, 기관지에 삽입하는 의료용 기기다. 셸 레이스 스트럭처를 인체를 위해 제작한 계기와 의도가 궁금하다. 

톤킨, 리우: 영국왕립건축가협회에서 주최한 전시 <셸 레이스 스트럭처의 진화>와 연계해 진행한 두 차례의 강연에서 한 의학 연구원을 만났다. 그는 이 기술을 기도 스텐트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었다. 우리는 그의 의학 기관, 그리고 에이럽과 협력해 이노베이트 영국 펀딩을 추진했고, 보조금을 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우리는 앞선 셸 레이스 스트럭처 프로젝트를 통해 기하학적 구조가 어떠한 방식으로 내구력을 얻을 수 있는지 습득한 상태였다. 큰 규모인 건축 프로젝트에서는 원하는 힘에 도달하게 만드는 곡선에 초점을 맞췄다면, 작은 규모인 셸 레이스 스텐트에서는 인체에 적합하도록 회전 기능에 집중했다. 

 

박: 자연을 모방하는 방식과 관련하여, 셸 레이스 스트럭처의 가치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톤킨, 리우: 감상적이고 충분히 이해되지 않은 방식으로 자연을 모방하면 안 된다. 이는 많은 비용을 야기하며, 구조적 측면에서 타당성을 가지기 힘들다. 셸 레이스 스트럭처는 자연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아닌, 관찰, 모델링, 경험적 학습, 그리고 일련의 원칙을 추상화하는 창의적인 과정을 거친다. 우리는 조개의 진화 과정을 분석했고, 이에 영감을 얻어, 구조와 형태를 일체화한 기술에 도달했다. 

 

 

스윙 브리지 / Image courtesy of Tonkin Liu
 

박: 셸 레이스 스트럭처에 이어 구조와 관련한 다른 아이디어도 있는지 궁금하다. 

톤킨, 리우: 자연은 우리에게 언제나 영감을 준다. 최근 완공한 스윙 브리지(2021)는 경골 물고기의 진화를 모방했다. 물고기의 물결치는 움직임은 앞으로 밀고 나가는 힘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움직임을 난간과 갑판의 형태에 담아냈다. 더불어 이 형태는 다리의 난간이 받는 힘을 최소화한다. 

 

박: 방식과 더불어 태도에 관해서도 묻고 싶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에는 자연 보호, 자연 활용, 자연과의 공생 등 다양한 태도가 있을 텐데, 톤킨 리우가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무엇인가? 

톤킨, 리우: 자연과의 완벽한 공생이다. 산업 시대에도 자연과 연관한 작업은 이루어졌지만, 그 목적은 자연의 정복과 이익 창출에 있었다. 디지털 기술은 자연의 체계, 우리가 자연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읽어내어 정량화한다. 자연의 정교함을 발견할수록, 우리 마음은 자연에 대한 경외와 감탄으로 가득 찬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연이 가진 독창성은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다. 

 

 

레인 보우 게이트 / Image courtesy of Tonkin Liu


▲ SPACE, 스페이스, 공간


안나 리우
안나 리우는 로코 디자인과 에이럽에서 근무한 후, 2002년 마이크 톤킨과 함께 톤킨 리우를 설립했다. 그들은 AA 스쿨에서 4년간 교수로 재직하며, 자연과 인간 본성의 패턴을 연구했다. 이후, 웨스터민스터 대학교, 그리고 일본 및 대만 소재 대학의 학생들과 함께 연구를 이어나갔다. 자연을 디자인 도구로 사용해 프로젝트의 잠재력을 증폭시키고,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연결하며, 구조, 환경으로부터 얻은 원칙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
마이크 톤킨
마이크 톤킨은 건축가이자 조경가다. 1989년 독립했으며, 2002년 안나 리우와 함께 톤킨 리우를 설립했다. 그는 자연계에서 관찰한 형태와 더불어 세계 곳곳의 여행지에서 관찰한 토착 건축에서 영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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