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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감을 보완한 가상공간에서의 행사: 푼토 드 인플렉시옹

최은화 기자
자료제공
스페이스 파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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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0월, 포르투갈과 스페인 건축가들의 연례 건축 행사 ‘아르키아/프록시마’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행사 7회 만에 처음으로 실제 공간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푼토 드 인플렉시옹’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작년 한 해 동안 수많은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된 가운데, 이 행사만의 차별점은 현장감, 연대감, 상호 교감 등을 보완한 데에 있다.

프로그램 자체는 예년과 비슷하게 강연, 전시, 영화, 시상식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프로그램을 줌, 유튜브 등의 채널을 이용해 단순히 온라인으로 송출하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이틀간의 행사를 위해 새롭게 3D 가상공간을 구축했다. 웹사이트(espaciofq.com)에 접속해 직사각형의 아바타로 행사장에 입장하면 게임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의 픽셀 세상을 닮은 도시 블록이 펼쳐진다. 그곳에서 다른 아바타들과 전시장에 가서 작품을 감상하고, 광장에 놓인 큰 스크린으로 강연을 듣는다. 다시 말해,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은 실제 PC, 모바일 등 디지털 기기 화면을 통해 3D 공간을 보고, 그 공간에 놓인 가상의 2D 스크린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다. 소설로 치면 액자식 구성이다. 

 

행사의 큐레이터인 곤잘로 에레노 델리카도는 영상으로 회의하고 노트북, 스마트폰 너머로 대화하는 것이 익숙해지고 있는 오늘날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하고, 디지털로의 문화적 전환을 어떻게 시작할 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과제를 지적했다. 현장과 달리 가상공간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쉽게 지루해지고 집중도가 떨어진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푼토 드 인플렉시옹은 전시물, 영상, 웹사이트 등 화면을 ‘함께’ 보는 공간을 한 겹 덧댄 것이다. 

공간과 아바타를 디자인한 스페이스 파퓰러(라라 레스메스, 프레드리크 헬베리 공동대표)는 개최 예정 도시인 바르셀로나의 도시 구조를 본떠 3×3 그리드 체계로 총 9개의 블록을 만들고 광장, 전시장, 상영관을 돌아다니는 아바타를 만들었다. 앞면과 뒷면뿐인 납작한 형태라 실제 사람과 닮지는 않았지만, 눈을 깜빡이고 가벼운 제스처를 취하며 다른 아바타들과 상호작용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면 실제 현장보다는 옅은 수준이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함께한다는 느낌이 든다. 

 

작년 한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그래픽 디자이너 11팀이 참여한 그룹 전시 (「SPACE(공간)」 641호 참고)는 아바타는 없었지만, 푼토 드 인플렉시옹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공간을 만들고 그 위에 책, 포스터, 웹사이트 등의 작업들을 펼쳤다. 3차원의 가상공간을 구축하고 그 안에 2차원의 콘텐츠를 전시하는 방식은 가상공간에서 진행되는 행사, 전시의 새로운 화법이 되어가고 있다.​ (글 최은화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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