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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플랫폼] 영추포럼 & 트레바리

황두진
자료제공
황두진건축사사무소
진행
방유경 기자
영추포럼 
대표 ㅣ 황두진
구성원 ㅣ 황두진, 홍수영
운영기간 ㅣ 2002. 11. ~ 현재
주요 프로그램 ㅣ 포럼, 강연, 공연
운영 목적 ㅣ 영추포럼은 이미 쌓아놓은 과거의 권위보다 앞으로 만들어갈 미래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생산자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들으며 지적 호기심을 채운다. 이를 통해 생각의 경계를 깨고 새롭게 배우는 것을 지향한다.   




황두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 × 방유경 기자 

방유경(방): 영추포럼(이하 포럼)은 건축가 개인을 중심으로 유지되어온 교류의 장이다. 포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목적은? 
황두진(황): 2002년 여름에 통의동으로 집과 사무실을 합쳐 이사를 왔다. 정신없이 지내다 가을이 되었고 마당에 목련 낙엽이 수북이 쌓였다. 문득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가 생각났는데 1938년에 발표된 글에 '식민지 지식인의 고뇌'가 없어 의아하여 그 이유가 궁금해졌다. 사람들과 낙엽도 태우고 고구마도 구워 먹으며 근대건축 연구가인 안창모 교수를 초대해 그 시대 건축 강연을 들은 것이 첫 시작이었다. 포럼에 특별한 목적은 없다. 지적 호기심을 즐겁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한다. 원래 이런 일은 잉여로 하는 것 아닌가. 

방: 어떻게 운영되나? 기획, 섭외, 홍보, 진행 등에서 포럼만의 특징이 있다면?
황: 전년도 10월 즈음 기획을 시작한다. 시대 변화와 관심사 등을 종합해서 담당자인 홍수영 큐레이터, 회사 사람들과 함께 결정한다. 홍보는 회사 홈페이지와 각종 SNS, 이전 참가자들의 이메일로 진행한다. 특히 신경 쓰는 것은 섭외다. 원칙적으로 전화로는 섭외하지 않는다. 강사 후보에 대해 리서치를 한 후에 수락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모임 성격, 초대 사유, 사례비 등)를 이메일로 정리해 보낸다. 가장 편한 상태에서 결정하게 하는 것이다.

방: 올해로 19년째 100회까지 지속해왔다. 포럼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지속가능성은 무엇인가?
황: 처음에는 건축 이외의 다양한 분야를 많이 다뤘다가 요즘에는 건축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지식이건 작품이건 주장이건 '생산자'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특히 앞으로 창작 활동이 기대되는 사람을 존중한다. 예를 들어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영화 감독보다 이제 막 프로젝트를 시작한 젊은 건축가가 우선순위다. 운영의 현실적 원칙은 '지속가능한 출혈'이라고나 할까. 회사 규모에 맞춰 밸런스를 유지하려 한다. 지적 호기심이 유지되고 출혈이 과다하지 않는 한 계속할 것이다.  

황: 어떤 사람들이 오는가? 이들과의 교류는 개인이나 사무실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방: 매번 참석자가 다양하다. 체계적으로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지적 호기심이 많은 분들이라고 이해하고 있다. 기획의 경험과 포럼에서 얻은 지식이 업무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건축, 역사, 군사, 경제, 문학,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생산자'들과의 교류는 건축가로서의 사고와 태도에 도움을 주었다. 흥미롭게도 참석자와 회사 고객 사이에 겹치는 부분은 그리 많지 않다.

방: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촉발한 언택트 환경은 어떤 영향을 미쳤나?
황: 올해 초반부터 온라인으로 전환했는데 지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의 현장감과 몰입도도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겸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비대면이라는 한계에 도전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확장의 기회이기도 하고, 포럼이 지향하는 프런티어 정신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트레바리
대표 ㅣ 윤수영 
운영기간 ㅣ 2015년 9월 ~ 현재
주요 프로그램 ㅣ 멤버십 기반의 독서 토론 커뮤니티
웹사이트 ㅣ trevari.co.kr

트레바리는 '세상을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를 모토로 하는 독서클럽 기업이다. 2015년 다음 출신의 윤수영 대표가 설립했고, 지난 5-8월 시즌 기준으로 81명의 클럽장이 243개의 클럽을 이끌고 있는 거대한 조직으로 성장했다. 나는 우리 사무실에서 설계한 종로구 와룡동의 노스테라스에 트레바리 안국 아지트가 입주하면서 건물 설계자로 처음 인연을 맺게 되었다. 뒤이어 ’그래, 도시!’라는 클럽을 개설했다.
트레바리는 한 시즌당 4개월 기간으로 진행된다.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아우르는 플랫폼으로서, 특정 분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건축과 도시를 주제로 하는 독서클럽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의 사회적 소통 창구로 볼 수 있다. ’그래, 도시!’는 2018년 1월부터 시작하여 아홉 번째 시즌을 맞았다. 트레바리 안에는 2020년 9월 현재 조재원 건축가의 ’책으로 걷는 도시’, 맹필수 건축가의 ’A+U: 도시 건축 읽기’ 등이 개설되어있다. 김우성 건축가는 ’인생을 디자인하다’라는 클럽을 개설하기도 했다. 비율로 보면 전체 클럽장의 5% 정도가 건축가인 셈이다.   
’그래, 도시!’가 그간 지켜온 원칙이 있다면 전문성이다. 참여자들이 비전문가라고 해서 굳이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없다. 황두진건축이 운영해온 영추포럼 또한 같은 입장을 유지해왔다. 독서클럽 멤버들의 교양 수준은 매우 높다. 제인 제이콥스의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 전진성의 『상상의 아테네』 등 내용이 방대한 책은 물론이고,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십서』, 르 코르뷔지에의 『건축을 향하여』, 서유구의 『산수간에 집을 짓고』 (안대회 옮김)와 같은 건축 고전을 비롯해, 한광야의 『도시에 서다』, 염복규의 『서울의 기원, 경성의 탄생』과 같은 지역 연구서 등도 선정하여 함께 읽었다. 이와 별도로 책의 내용과 관계 있는 장소를 직접 답사하는 모임도 병행하고 있다. 
이런 활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쌍방향의 보람'이다. 우선 건축 분야 종사자로서 우리 분야의 책을 독자에게 소개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다음으로는 독자들이 전해주는 양질의 피드백이다. 건축계 내부의 관념과 생각을 외부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는지 확인하는 좋은 기회다. 예를 들어 도시의 안전 문제에 대한 경험이 성별, 연령별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트레바리를 통해 알게 되었다. 조재원 건축가는 '세상의 체계적 지혜의 하나'로서 건축에 대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 자체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클럽장은 전문적인 견해나 지식을 보충할 수는 있지만 그 역할은 오히려 퍼실리테이터에 가깝다. 즉 회원 간의 토론이 잘 진행되도록 돕는 것이다. 매번 부족함을 느끼지만 이러한 역할이 주는 신선한 가능성 또한 독서클럽을 통해 얻는 큰 배움이다.

 


황두진
황두진은 황두진건축사사무소의 대표로 건축가이면서 6권의 저서를 발간한 작가다. 한국 근현대 건축의 서사, 기하학적 질서, '무지개떡 건축'으로 대변되는 도시 복합건축에 관심을 가져왔다. 건축이 보편 교양의 일부여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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