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서가+리우지아쿤] 웨스트 빌리지

공간서가에서는 2019년 지역 건축계와 세계 건축계의 소통을 목표로 매해 국제적으로 알려진 건축가를 초청해 강연을 열고 그 건축가의 작품집을 출간하는 ‘서울대-목천 강연’ 시리즈의 첫 번째 책 『리우지아쿤』을 출간했다. 리우지아쿤(刘家琨)은 중국 3대 건축가 중 한 명으로 쓰촨성 청두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건축가이다.

책은 리우지아쿤이 직접 쓴 에세이와 그의 건축 세계를 조명하는 주타오와 김승회의 비평, 그리고 루예웬 석조조각 박물관, 수정방 박물관 등 일곱 개의 대표 프로젝트를 수록하였다. 책에 수록된 그의 대표작 네 작품을 간단히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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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빌리지는 ​공공 공간이 부족한, 평범한 넓은 주거지에 위치한다. 

활발한 가로 활동을 유도하고 내부 공공 영역을 확보하고자 웨스트 빌리지에 도시설계 규정을 반영한 중앙집중형 배치계획을 적용했다. 시설은 동서로 237m, 남북으로 178m 뻗은 블록을 둘러싼 형태로, 마치 거대한 공원같은 중정이 초록의 분지를 형성하여 다양한 시민 생활이 이루어지도록 돕는다.

중정 안에 구성된 작은 대나무 정원들은 공공 공간으로 지역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지상에서 들어올린 경사로는 마당 전체를 휘감으며 지하부터 꼭대기 층까지 연결한다. 이로 인해 건물을 따라 올라가며 주변 도시와 내부 마당으로 열린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웨스트 빌리지의 램프를 타고 올라가면 마당이 펼쳐져 보인다. 축구를 하고 차를 마시고 산책을 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분주한 사람들 풍경이 그림이라면 웨스트 빌리지의 건축은 그림을 위한 액자이다. 물방울, 소리, 빛, 하늘, 기억, 역사, 그리고 사람들 풍경…. 재료가 아닌 재료들이 리우지아쿤의 공간을 완성한다. 재료 아닌 재료들은 공간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만들어준다. 빛과 소리를 감지하고 나의 기억을 되새기고 나의 일상을 펼친다. 나와 반응하는 공간이자 나의 일부가 된 장소이다.”

- 김승회 서울대학교 교수(p.55)

“웨스트 빌리지는 크게 열린 공간으로 기승전결이 없는 구조 같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의 순서가 존재한다. 필로티가 이야기의 시작점이라면, 중정을 따라 돌아가는 보행로가 이야기의 도입부에 해당한다. 대나무가 늘어선 산책로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그 다음 단계의 공간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만난다. 계단을 오른 후에 웨스트 빌리지의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 김승회 서울대학교 교수(p.57)​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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