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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우 풋

남정민

남정민(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사진
신경섭
자료제공
남정민
background

나홀로 아파트, 길과의 나홀로 대화 

 

옐로우 풋은 서초동에 위치한 단독형 소규모 아파트(이하 나홀로 아파트) 프로젝트다. 해당 프로젝트는 서초구의 뱅뱅사거리와 경부고속도로 사이에 있는 다세대 및 근린생활시설이 밀집한 지역에 있다. 이 지역에 들어서면, 서울의 전형적인 이면도로의 풍경이 펼쳐진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개발업자들의 손길과 그 이익에 부합한 건축사들의 무분별한 계획 및 인허가를 통해 형성된 다세대 및 근린생활시설들이다. 

 

동네 풍경의 보편성

한국의 도시조직에서 보이는 이러한 가로변 풍경이 보편적이고 천편일률이라는 비판도 간혹 있지만,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한편으로는 어떤 점에서 그러한지 의아할 때가 있다. 오히려 해당 지역을 아우르는 보편적인 건축적 어휘나 디자인을 읽기가 힘들 정도로 각 필지에서 건축물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계획된 덕분에 역설적으로 건축물 간에 서로 비슷한 점을 찾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의 다가구 및 근린생활시설이 모인 이들 지역의 가로변이 사람들에게 보편적이고 천편일률적 인상을 준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설계 이전에 경제적 가치와 시공 등 설계를 둘러싼 주변 여건의 보편성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 그 일대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법규가 있고, 그 안에서 최대한의 용적률을 찾으며 형성되는 건물 매스의 보편성이 있고, 거기에 제한된 시공 능력과 정형화된 재료 사용에 따른 획일성이 더해진다. 거리의 풍경이 건축적 접근으로 의도된 짜임새가 갖춰진 보편성이 아닌, 이를 둘러싼 건설산업과 기술, 경제적 가치와 효용성의 조합에 따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서 결정된 보편성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도시 풍경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건축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길과 소통의 필요성

이들 풍경을 공유하는 지역에서 대부분의 건물들이 취하는 유독 일관적인 태도가 있다. 그것은 길과 이웃과 지역 풍경에 대한 무관심이다. 대부분의 건물들이 각자 필지 안에서 사유시설로서의 건물 가치만 고려해서인지, 건물이 길과 어떻게 만날 것인지, 도시의 공공재로서 건축물이 가로변을 어떻게 대할 것인지에 대한 태도가 부재하다. 오직 그 건물 자체에 대한 고민만 담고 있다. 그 결과 개별 건물들은 고립된 작은 섬들처럼 이웃과 길과 단절되어 존재한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옐로우 풋이 속한 동네뿐 아니라, 서울의 다세대 및 근린생활 밀집 거주지역에서 흔히 발견된다. 서울의 40~50% 정도의 인구가 여전히 이러한 주거 유형 지역에 거주함을 상기해볼 때 우리 삶의 질이 좋아지려면 대규모 단지형 아파트뿐 아니라, 그 그늘에 가려져 있는 이들 지역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건물들이 각자의 필지 안에서 좋을 뿐만 아니라, 건물들이 만들어낸 공공 공간, 도시의 풍경과 길들이 좋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길과 건물의 소통이 필수적이다.

 

소통을 위한 한 걸음

옐로우 풋은 개발자 주도로 분양을 목적으로 기획된 나홀로 아파트다. 따라서 공공에 대한 고민을 적용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주어진 대지의 형상과 크기, 법규 등을 고려하여 용적률을 최대한 확보하고, 건폐율을 최대화해서 세대수와 방의 개수를 통해 경제적 가치가 보장되어야만 존재할 수 있는 프로젝트였다. 클라이언트에게는 소기의 사업적 목표를 이루면서 동시에 주변 동네와 길에 대해 보다 나은 건축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옐로우 풋은 침묵이 감도는 폐쇄된 이면도로에서 입면, 매스, 지상부의 과감한 시도를 통해 길을 향해 대화를 시도한다. 입면은 평면적 제약 속에서도 가능한 변주의 범위를 찾아서 변화와 질서가 담긴 입체적인 입면을 가지며 도로변에 풍경을 제공한다. 일조권과 서초구청의 내부 규정을 고려하여 제안된 건물의 매스는 두 개의 덩어리를 가지며, 2~6층의 육중한 저층부 매스가 7~10층의 상부 매스를 가리면서 마치 6층짜리 건물인 듯 지상의 휴먼스케일에 대응한다. 주차장을 위한 필로티 구조의 지상부는 법정 조경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여 조경이 주차장을 감싸며 도로를 향해 깍지 끼듯이 뻗어나가도록 했다. 전이 공간으로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직접 매개할 수 있도록 계획한 것이다.

이런 일련의 건축적 접근을 통해 옐로우 풋은 동네를 향해 열린 경계를 형성하고, 동시에 자연을 통해 도로변 쪽으로 관입을 시도한다. 사유시설이지만 공공 영역에 대한 열린 태도를 통해 이 지역의 삭막한 풍경에 활기를 불어넣는 작은 한 걸음을 놓는다.​
 





 

설계

남정민

설계담당

임홍량, 주병규

위치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44-3~6

용도

공동주택

대지면적

790.9m²

건축면적

343.35m²

연면적

2,591.63m²

규모

지상 10층, 지하 1층

주차

31대

높이

32.2m

건폐율

43.41%

용적률

249.51%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화강석, 고흥석, 금속, 도장

내부마감

나무, 석고보드 위 미장, 타일

구조설계

퀀텀엔지니어링

기계,전기설계

천일 ENG

시공

(주)예미종합건설

설계기간

2015. 7. ~ 2016. 7.

시공기간

2016. 1. ~ 2017. 4.

건축주

(주)프레스티지


남정민
남정민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교에서 건축설계석사(M.Arch I)학위를 받았다. KVA, OMA, 사프디 아키텍츠 등 다양한 사무소에서 인턴과 실무 경험을 하였고, 현재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며, OA-Lab 건축연구소를 설립하여 활동하고 있다. 하버드 GSD에서 졸업논문상 파이널리스트 및 추천장을 받으며 졸업하였고, 이후에 AIA보스턴건축가협회의 주택공모전 대상, AIA국제지역건축가협회 대상, 2018 젊은건축가상 등 다수의 수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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