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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과 공간 사이: 남산 XR 스튜디오

국형걸 + 요즈음건축

국형걸
사진
신경섭
자료제공
요즈음건축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3년 12월호 (통권 673호) 

 

1970~2006년, 안기부 체육관에서부터 비밀스러운 실내 테니스장까지 

이 건물은 남산 자락의 옛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시설물들 사이에 비밀스럽게 자리한다. 1970년대 말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의 주도 아래 지어졌다고 하고, 제5, 6공화국 시절에는 안기부 체육관으로 활용됐다고 한다. 1995년 서울시로 소유권이 넘어오면서 남산 실내 테니스장으로 활용된 이 건물은 50여 년 동안 시내 한복판에 존재해왔으나, 남산1호터널을 지나가며 슬며시 지붕만 보일 뿐 아무도 그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래서였을까? 실내 테니스장으로 변경된 이후에도 유력 정치인들의 비공개 운동 공간이자 비밀스러운 사교의 장으로 사용되며 2000년대 중반 뉴스에 오르내리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2007~2020년, 예술문화 공연 지원을 위한 남​산창작센터

그 이후 2007년, 서울시는 창의적인 시민문화 기반 조성이라는 명목으로 건물의 기능과 용도를 바꿔 이 건물을 남산창작센터로 만든다. 공연장, 공연 연습실, 음악 연습실 그리고 부대시설을 갖춘 예술문화 공연을 지원하는 시설로 변경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리모델링은 단순한 파티션 설치와 인테리어 공사만 진행돼 답답하고 밀폐된 내부 공간과 비효율적인 동선, 활용도가 떨어지는 공간이 됐다. 저조한 활용도와 급속히 노후화된 시설은 얼마 가지 못해 또다시 변화를 필요로 했다. 

 

 

 

 

 

 

 

2023년, 디지털 미디어 제작 공간을 위한 남산 XR 스튜디오로

2021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공연 문화가 비대면화되고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영상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미디어 시장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영상 창작 센터의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서울시는 연극 공연 연습장으로써 수명을 다한 기존의 남산창작센터를 시민들을 위한 영상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중심의 남산 XR 스튜디오로 새롭게 리모델링하고자 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중립을 지향하는 건축을 위해 제로에너지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본 건물의 설계는 서울시 제1호 제로에너지 리모델링 시범사업 공모에 당선되면서 진행됐다. 건축에 있어 리모델링의 목표는 기존 건물이 갖고 있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다. 건물의 바뀌는 용도에 따른 기능적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면서, 공간적으로는 기존 건물에 대한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본 프로젝트는 기존 건물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한 채  그 내부에 공용 공간으로 새로운 보이드 공간을 만들어, 전체 공간계획의 축을 잡아주고 제로에너지를 지향하는 친환경 건물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대형 스튜디오와 제작 전용 공간들 사이에 남긴 시민들의 공간

프로젝트는 공모에 당선된 후 수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쳤다. 당초 오픈된 공연장과 스튜디오를 겸하고자 했던 프로그램은 전문적인 대형 스튜디오 공간이 요청되면서 변경됐다. 높이 12m의 대형 공간을 고려치 못했던 발주처의 사업비 부족으로, 여러 번의 설계변경을 거쳐 내부 리모델링 위주의 프로젝트로 그 규모와 범위를 축소하게 됐다. 그 안에서 방문하는 시민을 위한 공용공간을 새롭게 제안했고 당초 6개월이던 설계 기간은 1년이 넘게 이어졌다. 내부에는 기능적 필요에 따라 방음벽으로 밀폐된 대형 스튜디오(VFX 스튜디오, XR 스튜디오) 공간을 두었다. 그리고 녹음실, 편집실, 분장실, 사무실 등 부대시설들이 스튜디오 주변에 위치한다. 이러한 공간들과 남산의 자연으로 열린 기존 체육관 관람석 사이에 비어 있는 공용 공간이 있다. 전면 철거가 불가한 기존 체육관 관람석을 이동과 휴식, 미팅을 제공하는 건물의 공용 공간이자, 시민들에게 내부 스튜디오의 촬영 모습을 보여주는 객석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기존의 낡고 노후된 건물은 내단열과 외단열, 태양광에너지 적용 등을 통해 에너지효율 등급과 제로에너지 인증이 된 친환경 건물이 됐다. 과거 안기부 시절부터 권력자들이 쓰던 비밀스럽고 은밀한 문화 체육 공간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시민들을 위한 열린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시민들에게 전달될 온라인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하고 지원하는 밀폐형 스튜디오 전용 공간이자 공용 공간을 통해 그 모습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시민들을 위한 뉴미디어 문화 공간 남산 XR 스튜디오로 탈바꿈했다. 

 

 

월간 「SPACE(공간)」 673호(2023년 12월호) 지면에서 더 많은 자료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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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국형걸(이화여자대학교) + (주)요즈음건축

설계담당

조정은, 박재완, 김민호

위치

서울시 중구 퇴계로 26가길 82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15,395㎡

건축면적

1,356.2㎡

연면적

1,966.2㎡

규모

지상 2층

주차

12대

높이

16.6m

건폐율

8.81%

용적률

10.95%

구조

철골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석재

내부마감

스틸패널, 석고보드

구조설계

터구조

기계설계

(주)진성이엔씨

전기설계

(주)극동전력에프엠

시공

마노종합건설

설계기간

2021. 3. ~ 2022. 5.

시공기간

2022. 5. ~ 2023. 2.

건축주

서울시


국형걸
국형걸은 미국건축사이며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 전공 교수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를, 미국 컬럼비아 건축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으며, 뉴욕의 와이스/맨프레디 아키텍처에서 건축 디자이너로 일하며 건축 실무 경력을 쌓았다. 공릉동 도깨비시장 고객지원센터, 세종시 금남면 복합 커뮤니티센터, 남산창작센터 리모델링, 서울역 지하철 1호선 리모델링 등 다수의 공모전에 당선되어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2017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했고, 건축의 업역을 넘어 인테리어, 조형물, 파사드, 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적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