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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의 변주: 필경재

리슈건축사사무소

홍만식
사진
김재윤
자료제공
리슈건축사사무소
진행
유진 기자

 

 

오늘날 우리 주거문화의 유전적 인자는 무엇일까? 여러 답이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는 비(非)건폐지로서의 마당을 말하고자 한다. 마당은 윤리적으로 지켜야만 하는 개념적, 신화적 존재가 아니라, 건폐율 채우고 남겨지는 제도적 부산물이다. 따라서 만들어지는 방식과 역할, 공간 경험은 철저히 현재성에 기반을 둔다. 변주는 어떤 주제를 바탕으로 선율, 리듬, 화성 따위를 여러 가지로 변형하여 연주하는 것이다. ‘마당 변주’는 비 건폐지인 마당으로 땅, 삶, 프로그램, 풍경, 물성과 관계를 만들면서 다층적으로 변형되고 경험되는 비건폐지(마당) 집을 설계하는 프로젝트다. 그리드의 통제성과 비(非)​건폐지의 우연성 사이에서 발생되는 공간을 탐구하며 특유의 공간 경험적 층위를 만들어 낸다. 집에서의 공간 경험은 평면과 입체의 교류 위에 안과 밖이 겹겹이 쌓이면서 생성되는 경계의 미학이다. 결국 삶의 기하학 속에 담긴 비건폐지인 생활 마당들은 시간과 삶의 변주 속에서 우연성들로 채워진다. 느슨한 그리드로 형식화된 생활 마당 집은 통제된 우연성을 만들면서 정주의 집이 된다.

 

맥락과 조건

서울에 오랫동안 거주한 부부는 도시를 떠나 전원에서 주택의 삶을 살고 싶었다. 양평을 삶의 장소로 정하고, 거주를 위한 주택동과 남편의 작업실동을 원했다. 평범한 주택 보다는 작품성과 거주성을 겸비한, 건축주만의 개성 있는 집을 바랐다. 480평 크기의 대지에서 건폐율 20%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가 중요한 숙제였다. 조망의 방향, 채광의 방향, 진입의 방향이 제각각이라 집의 주 좌향을 잡는 문제도 중요했다.

 

 

비건폐지, 터를 조직하는 형식(그리드)이 되다

480평 남짓한 부정형의 땅은 동쪽으로 작은 천을 접하면서 산 조망을 가진다. 남쪽으로는 인접 필지와 접하고 서쪽으로는 경사 지형의 숲이, 진입로가 있는 북쪽으로는 논이 접한다. 건폐율 20%를 채워가는 전략으로, 그리드를 분화하면서 만들어지는 온전한 스케일의 비건폐지를 중심으로 주거동, 작업실동 두 채 역시 나누는 동시에 군집되는 형식을 취했다. 각 동은 프로그램에 따라 형태와 비건폐지를 다르게 분화한다. 주거동은 ㅁ자형 형태, 작업실동은 ㅡ자형 형태를 가지면서 동쪽을 정면으로 비건폐지와 함께 배치된다. 향과 조망, 프로그램의 상호관계를 만들면서 일곱 개의 비건폐지(마당)가 형성된다. 마당들은 열림과 닫힘, 분리와 연계, 부분과 집합의 관계를 만들면서 삶의 영역을 조성한다. 느슨한 그리드로 생성된 마당의 기하학은 삶의 공간이 내부에서 외부로, 외부에서 내부로 상호 작동하는 관계를 조직한다.

 

 

 

 

 

마당, 삶과 주변 환경 관계를 조직하다

주거동과 작업실동은 프로그램 간 상호관계를 고려하여 조직된다. 방과 방의 관계 속에서 마당은 방의 위계와 질서를 조율해 가는 해법이 된다. 즉, 단순히 바라보는 조망의 대상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관계 맺으면서 삶의 패턴을 조직하는 생활마당인 것이다.

마당은 다양한 영역을 나누고 연계하게 된다. 주거와 작업, 주인과 손님, 일상과 탈 일상,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 등을 구분 지으면서도 삶과 함께 조직되어 프로그램화되고 있는 것이다. 안과 밖의 관계로 내부화된 기능이 외부화되고, 외부 환경(마당)은 내부화되며 상호작용하고, 변화와 탈주의 연속적 장이 되는 생활의 장소가 된다. 이처럼 생활마당은 고정된 외부 환경이 아니라, 삶을 조직하고 삶과 함께 진화하면서, 삶을 땅에 정주시키는 규율이 되고 있다.











마당, 수평적 풍경으로 확장되다

마당은 다양한 크기의 사각 형태로 여러 방향으로 위치해 있다. 주변 자연, 건축, 마당을 경험하는 주체의 위치는 유동적으로 설정된다. 각 실의 용도와 위치에 따라 향과 풍경의 차이가 발생한다. 각 실과 함께 조직된 마당은 그 자체가 풍경이 되면서도, 주변 환경을 끌어들여 풍경 조망이 확장되었다. 집 전체는 동쪽으로 주 좌향을 두고 있지만, 각 실들의 용도와 방향, 마당의 위치에 따라 풍경을 바라보는 방향이 바뀌게 된다.

ㅁ자형의 주거동에는 다섯 개의 마당이 있다. 거실 앞 바깥마당은 동쪽 풍경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안방, 서재, 욕실과 짝을 이루는 각 마당은 다른 방향성을 가진다. 가운데 중정은 집의 순환 동선에서 경험되는 마당으로 방향성 없이 중심성을 만들어 주고 있다.

ㅡ자형의 긴 작업실 동에서는 남쪽에 둔 긴 마당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동쪽의 원경(遠景)도 마당과 작업실에 끌어들여 풍경이 중첩되어 확장한다. 작업실과 이어지는 서쪽 수변공간 역시 그 자체가 풍경이 되면서 주변 자연과 하나가 되고 있다. 이처럼 마당은 내부 공간과 상호작용하면서 주변 환경으로 이어져 삶 속에 풍경이 일상화되는 장소를 만들어준다. (글 홍만식 / 진행 유진 기자)




 

배치도

 

 

1, 2층 평면도

 

단면도

 

입면도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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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홍만식

설계담당

이상민

위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856.00 ㎡

건축면적

168.86 ㎡

연면적

168.86 ㎡

규모

지상 1층

주차

1대

높이

4.45 m

건폐율

19.73%

용적률

19.73%

구조

철근 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두라스텍 베이직 그레이 + 노출콘크리트(삼각도드락리브)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 원목마루

구조설계

라임 구조

기계,전기설계

코담 기술단

시공

건축주 직영공사

설계기간

2019. 10. ~ 2020. 07.

시공기간

2020. 07. ~ 2021. 02.

건축주

김미경

인테리어설계

888 스튜디오


홍만식
홍만식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친 후, 원도시건축과 구간건축, 에이텍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2006 년 설계와 시행(Design & Develop)이 합쳐진 리슈건축을 설립하였다. 현재까지 자본주의 소비사회에서 "소비가치로써의 공동소(共同所)찾기"에 질문을 던지며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 공존을 위한 병치, 사이존재로서의 건축으로 질문을 확장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