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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기억을 들려주는 도서관: 구산동도서관마을

(주)디자인그룹오즈건축사사무소

사진
황규백(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디자인그룹오즈
진행
박성진 편집장

​「SPACE(공간)」 2016년 3월호 (통권 580호)




최재원 디자인그룹오즈 공동대표 × 박성진 편집장

 

 

박성진(박): 기존 다세대건물과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묶어 도서관을 짓겠다는 발상은 누구(어디)로부터 출발한 것인가?

최재원(최): 2006년 도서관 건립을 위한 주민들의 서명운동을 거쳐 2008년 구산동 도서관 부지를 매입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사업이 잠시 중단되었다. 이후 2012년 서울시 주민참여사업으로 선정되면서 그 실마리를 찾게 되었는데, 이때 기존 건물 5동을 리모델링하고 공연장 하나를 신축하는 것으로 2013년 제안 공모가 발주된 것이다. 여러 채의 도서관 건물을 모아 마을을 만들겠다는 발상이 무척 참신했다. 다만 각각의 주택을 도서관으로 활용하기에는 건물 규모에서도 무리가 있어 보였고 건물 간의 수평적인 연결이 어려워보였다. 여러 가지 현실적 문제들을 분석해 보았을 때 각각의 건물들을 묶어서 하나의 도서관을 만들고 오히려 내부에서 마을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새로운 방법이라 생각해 지금의 설계안을 제안한 것이다.

 

 

 

박: 상이한 구조와 레벨, 재료들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엮어내기 위해 많은 기술적, 법규적, 행정적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최: 각 건물의 기존 설계도면 등의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아 현장실측을 하여 현황을 복구하는 것부터가 난관이었다. 건물들을 하나로 연결하기 위해선 각 건물의 레벨, 층고, 벽의 위치 하나하나가 중요했고, 3~5층의 서로 다른 지붕 높이도 극복해야 하는 요소였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보면 기존 콘크리트 건물, 연와조 건물들을 신축 건물과 완전히 엮어 리모델링 부분의 구조보강은 최소화하고, 구조적 안전성은 확보했다. 기존 건물은 열람공간으로, 신축 부분은 서가로 활용하는 등의 아이디어는 구조적인 측면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도서관마을 계획의 상당 부분이 이런 제약 조건들을 풀어나가는 과정에 의해 결정되었고 초기 개념들을 강화해 나가거나 수정하면서 최종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었다. 

 

박: 도서관의 건축설계뿐만 아니라 새로운 운영 방식과 커뮤니티 조성에도 깊게 관여했던 것 같다. 어떤 일들을 더 했나? 

최: 우리는 이미 진행 중인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에 함께 참여했다. 답사도 함께 다녀왔고, 몇 차례의 주민설명회를 통해 건축물에 대해 설명할 기회도 있었다. 이번 설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주민들을 대표할 창구가 있었다는 것. 50개가 넘는 다양한 방들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만들려는 생각은 주민들의 요구 사항이 없었고, 설계 중간에 설명할 기회가 없었다면 과감하게 밀고 나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박: 서로 다른 시간성과 공간성이 도서관이라는 이름 아래 혼란스럽게 엮여 있다. 이용자들은 이런 공간의 혼란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는 것 같나? 그 과정에서 기능상의 문제는 없는지?

최: 다양한 시간대에 지어진 주택들과 일반적인 도서관에 맞지 않는 스케일은 혼란보다 오히려 풍부한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각 공간의 특성을 더 많이 남겨두어 유추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들을 되도록 단순하게 엮어 가려고 했다. 50여 개의 방들이 엮여 있는 공간에서 동선을 만들어 줄 길찾기는 이 프로젝트를 풀어가는 주제 중 하나였다. 덧붙이는 방식과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2개의 복도로 전체 방들에 접근하도록 정리했다.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복잡함이 있고 일부 이용자들은 미로를 거닐 듯 공간을 배회한다. 오히려 이런 면이 이 도서관의 힘일 것이다. 책의 이야기 뿐 아니라 도서관 곳곳을 거닐며 공간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Site Condition before the construction ⓒDesgin Group OZ

 

박: 유례가 없는 건축적 시도에 건축가로서 큰 욕망이 꿈틀대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룬 성취나 최고의 희열은 무엇이었나?

최: 주택을 도서관으로 변경하고 기존 마을과 하나의 도서관 건물을 통합해야 하는 어렵지만 설레는 프로젝트였다. 복잡한 조건을 해결해 나가자 자연스럽게 기존 건물들과 새롭게 덧붙여진 부분 사이에 관계가 조금씩 드러났다. 책복도가 된 골목, 미디어실이 된 주차장, 토론방이 된 거실, 당시 유행했던 재료를 알려주는 기존 건물의 벽돌과 화강석들, 내부로 들어온 발코니들, 벤치가 된 기존 건물의 기초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채워져 나감을 알 수 있었다. 어느 순간 나의 머릿속도 공간을 돌아다니며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변화된 모습을 함께 상상해 보곤 한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을 통해 새로운 의도나 계획만으로는 성취할 수 없는 다양한 기억과 이야기가 공간 속에 담길 수 있고 여기에 귀 기울여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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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주)디자인그룹오즈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권미리, 하수경

위치

서울시 은평구 연서로 13길 29-23(구산동 44)

대지면적

1,572.9㎡

건축면적

860.64㎡

연면적

2,550.25㎡

규모

지상 5층

주차

13대

높이

14.7m

건폐율

54.72%

용적률

154.92%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벽돌, 징크패널

내부마감

목재마루널, 에폭시코팅

구조설계

터구조

기계,전기설계

(주)한일엠이씨

시공

금강종합건설(주)

설계기간

2013. 7. ~ 2014. 3.

시공기간

2014. 4. ~ 2015. 6.

건축주

은평구청


최재원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범건축을 거쳐 디자인그룹오즈를 공동운영하고 있다. 2013 신인건축사대상, 2015 인천시건축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가천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임상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범건축과 김이건축을 거쳐 아름건축에서 소장으로 재직했다. 2006년부터 디자인그룹오즈를 공동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광운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신승수
신승수는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및 네덜란드 베를라헤 건축대학원을 졸업했다. 공공성에 관한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디자인그룹오즈를 공동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