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깊은 집: 아뜰리에 아토리

아뜰리에 아토리(ART.ORY)

건축물은 늘 외부공간과 함께한다. 의미 있는 외부공간은 건축물 내부를 더욱 풍요롭게 하며, 도시와의 관계를 형성하는 매개체가 된다. 시간과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외부공간은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을 훨씬 다채롭게 만든다. 다양한 관계를 고려하여 상호 대응하는 공간을 만들고, 그곳이 사람들이 함께 머무는 장소가 되기를 원한다. 적절하게 닫음으로써 훌륭한 개방감을 만든 공간, 심사숙고하여 선택한 재료의 표면에 맺힌 자연광으로 둘러싸인 공간은 우리에게 행복감을 준다.

‘아뜰리에 아토리(ART.ORY)’는 도심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에 위치하여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주제가 된 작업이다. 외부 세계의 소란함에서 한 발 떨어져 조용히 사색하며,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단절되어 고립되지 않도록 적절히 열고 닫는 시도를 통해 계획안을 발전시켰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호흡하며 건물이 자연 속에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신중하게 재료를 선택했으며, 건물의 스케일 조절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원경과 근경

대지는 대구의 도심에서 벗어난 자연녹지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대지 북쪽으로 고속도로에 연결되는 간선도로가, 가까이 대구 미술관과 월드컵경기장이 있으나 그리 소란하지는 않다. 멀리 보이는 산들의 중첩이 아름답고, 대지 주변에 위치한 감나무밭은 계절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다. 원경과 근경이 겹겹이 만들어내는 모습이 깊이감 있는 경관을 선사한다. 떠 있는 볼륨 아래, 길에서부터 충분히 물러나 있는 벽면에 의해 입구공간이 형성된다. 방문자를 환영하고 지나가는 이웃을 배려한다. 단순한 형태에 비해 동선의 이동에 따른 공간의 변화는 역동적이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2층으로 올라가는 수직공간과 마당으로 펼쳐지는 수평공간이 대비된다.

마당 깊은 집

이 집은 건축주 개인의 작업 및 업무를 위한 공간이다. 외부의 소란함으로부터 떨어져 사색을 할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 자신의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 가끔은 방문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간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원했다. 감나무밭 보다 낮게 형성된 대지는 이러한 희망들을 담아내기에 오히려 긍정적이다. ‘마당 깊은 집’으로 대지 주변에 벽을 둘러 내부감을 갖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서 프로젝트는 시작됐다. 벽은 자연녹지지역의 낮은 건폐율에도 불구하고 실내에서 확장된 풍요로운 공간감을 만들어 내는 경계면으로 작용한다. 대지의 상황이 만들어 내는 수평면의 깊이감, 건축적 장치에 의해 조절된 수직면의 깊이감에 의해 ‘아뜰리에 아토리’는 구성된다. 외부의 소음과 시선을 차단하고, 대지 내에서 열린 공간을 구성한다. 담장 벽면을 따라 만들어진 경사로는 자연스럽게 남측에 펼쳐진 외부공간으로 연결되는 장치이다.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폐쇄감을 극복하고 열린 공간을 만드는 요소가 된다.​​ 

2층 작업실은 이 집의 메인공간이다. 마치 작은 성당의 예배당(chapel)처럼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정적인 공간으로 계획되었다. 남북으로 길게 뻗은 작업실은 서로 다른 빛과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이고, 배럴볼트(barrel vault) 천장 아래 오직 자신만의 세계와 마주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든다. (진행 최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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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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