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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기억을 파고들어: 이사부독도 기념관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박정환, 송상헌
사진
신경섭
자료제공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진행
박지윤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2023년 1월호 (통권 662호)  

 

 

 

과거의 지형과 역사성 

대상지는 강원도 삼척시 정라동 일대다. 동쪽으로는 삼척항이 위치하며, 동쪽과 남쪽은 공업지구, 북쪽으로는 상업지구, 서북쪽으로는 주거지역이다. 과거 신라장군 이사부는 서기 512년(지증왕 13년) 지금의 울릉도, 독도인 우산국을 복속시켜 신라 영토에 편입하기 위해 선단을 이끌고 이곳 삼척에서 출항했다. 대지 중앙에 위치한 육향산은 이사부가 출항할 당시에는 바다 위의 섬이었으나, 현재는 매립되어 산이 된 곳이다. 매립된 땅 아래에는 과거 섬이었던 육향산의 하부 지형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육향산 하부를 발굴하고, 대상지를 과거 땅의 레벨로 낮추었으며, 물을 도입했다. 다시 드러난 땅은 이곳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요소가 될 것이다. 도입한 물은 육향지라는 이름을 가지고 연못의 형태로 존재하며, 육향산과 연계되어 바다 위 섬의 이미지를 부각한다. 이는 이사부가 우산국으로 출정할 당시 상황, 환경과 더불어 독도의 이미지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처럼 드러낸 대지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조성된 전시 공간은 과거의 경관을 회복하고 삼척시의 새로운 문화적 자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네 개의 분절된 매스 

이사부독도 기념관은 관광안내 센터, 영토수호 기념관, 독도체험 공간, 복합휴게 공간 총 네 개 동으로 구성된다. 네 개의 분절된 매스는 전시 구성과 전시의 관람 방식, 공간의 감상 방식이 유연하게 이뤄지도록 돕는다. 분동의 형태로 구성된 건물은 하나의 전시관인 동시에 필요에 따라 각각 독립된 전시를 할 수 있다. 정해진 선형의 관람 동선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시품을 감상하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동과 동 사이를 이동해가며 내부 전시 공간과 외부 자연을 교차해 경험하기도 하고, 중간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머무르거나 휴식할 수도 있으며, 중간 지점에서 시작하여 선택적인 관람을 할 수도 있다. 각 건물들 사이에는 대상지 본연의 자연경관을 드러내는 외부 공간들이 채워지고 연결되며 건축과 조경이 조화를 이룬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내부의 전시물뿐 아니라 주변의 외부 공간과도 서로 소통하며, 단순히 전시 관람만이 아니라 이곳 자체를 즐기고 감상하기 위해 찾아오게 된다. 관광안내 센터부터 영토수호 기념관, 독도체험 공간, 복합휴게 공간에 이르기까지, 이사부독도 기념관 방문객들의 복합적인 경험은 건축 레벨의 연속적인 변화와 실내외 공간의 교차를 통해 이뤄지며, 이러한 건축적 산책은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전시의 시퀀스 

이사부독도 기념관의 방문객들은 관광안내 센터를 시작으로 전시를 경험하게 된다. 건물 상층부는 도로 레벨에서 진입이 가능하며, 방문객과 지역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는 카페가 위치한다. 계단을 따라 저층부로 내려가면 이사부독도 기념관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진입 로비와 안내 센터가 있다. 이곳을 기점으로 이사부독도 기념관의 관람을 시작하게 된다. 관광안내 센터를 나와 영토수호 기념관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막돌쌓기 방식으로 구성된 벽이 전면에 나타난다. 이는 과거 신라시대 수군의 기지였던 삼척포진성의 자리를 보존해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 것이다. 관광안내 센터 옆으로 나있는 외부 계단을 따라 상층부로 오르면 삼척포진성의 위치가 바닥에 새겨진 성곽길과 산책로가 자리한다. 두 번째 동인 영토수호 기념관에 진입하면 높은 층고의 로비 공간이 사람들을 맞이하며, 천창을 통해 떨어지는 빛이 석재로 마감된 벽을 타고 흘러 들어온다. 이곳은 전시 관람을 위한 대기 공간인 동시에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경치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의 역할도 겸한다. 영토수호 기념관과 독도체험 공간 사이에 위치한 바위마당은 육향지와 육향산을 함께 바라보며 독도의 이미지를 느끼는 공간으로, 사람들은 이곳에 앉아 조용히 명상을 하기도 하고, 때에 따라 다양한 이벤트를 경험하기도 한다. 바위마당을 지나 진입하게 되는 독도체험 공간 로비에서는 창을 통해 육향산 하부의 드러난 암반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독도체험 공간 주변을 따라 연결된 경사로는 상층부로 사람들을 인도하며, 이곳에서는 로비의 전시를 위에서 아래로 다시 한 번 내려다볼 수 있다. 독도체험 공간 남쪽으로 이어진 브리지를 건너면, 복합휴게 공간으로 연결된다. 관람객들은 브리지를 건너며 육향산 하부와 육향지를 또 한 번 감상하며, 브리지를 건너 도착한 복합휴게 공간은 주민들을 위한 시설로, 북카페, 강연, 이벤트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구조와 모듈 

장방형의 단순한 매스로 구성된 각각의 건물은 200×80mm의 직사각형 형태의 철골 기둥이 2.4m 간격으로 배치되어, 건물 매스의 단변인 약 12m의 폭을 지지한다. 영토수호 기념관과 독도체험 공간의 상부는 솔리드한 석재로, 하부는 투명한 유리로 마감했다. 저층부 유리를 통해 내외부가 서로 소통하며 외부에서 내부의 전시와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고, 내부에서도 외부의 자연경관과 육향산 및 육향지를 관람할 수 있다. 주민들을 위한 복합휴게 공간의 경우 상층부를 유리로 계획해 개방성을 강조했다. 건물의 외장은 주변 자연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트래버틴 석재로 마감했으며, 2400×300mm 모듈을 사용해 좁고 긴 매스의 방향성을 더욱 강조했다. 매스 하부의 창호는 석재 모듈의 반인 1200mm로 구성했고 내부 바닥은 600×600mm 규격의 석재로 마감했다. 이처럼 건물의 내외부는 시각적, 동선적 연계뿐 아니라 내외부 모듈의 통일을 통해서도 서로 관계를 맺는다. 

 

 

 

 

외부 공간 계획 

건물 주위의 외부 공간은 건축과 조경이 서로 조화를 이루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건축물 자체가 두드러지기보다는 주변 경관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계획했다. 도시적 맥락을 고려해 부지 외부에서는 다양한 위치, 방향에서 개방적으로 진입할 수 있고, 부지 내부에서는 각각의 진입 동선이 연결되도록 계획했다. 또한 외부 공간을 잠재적 전시 공간으로 바라보고, 경관적 체험의 기반을 조성하고자 했다. 기존에는 육향산 하부의 바위를 최대한 드러내어 외부 공간과 전시장 내부에서 하부의 암반을 바라보는 경관이 주요 관람 포인트가 되도록 했었다. 그러나 대상지 내에서 과거 신라시대 유물인 삼척포진성의 일부가 출토되어 이를 훼손하지 않도록 건물 일부를 이격하고 육향지를 축소해 옹벽으로 처리하게 됐다. 의도했던 육향산 하부 경관의 상당 부분이 옹벽으로 변경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글 박정환, 송상헌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 진행 박지윤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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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박정환, 송상헌)

설계담당

김유경, 심온, 정은선, 이현우, 정성욱, 방지희

위치

강원도 삼척시 정라동 187-5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14,115㎡

건축면적

2,097.56㎡

연면적

3,274.71㎡

규모

지상 1층, 지하 1층

주차

29대

높이

8.1m

건폐율

14.86%

용적률

13.2%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외부마감

라임스톤(트래버틴), 로이복층유리

내부마감

라임스톤

구조설계

터구조(주)

기계,전기설계

(주)하나기연

시공

(주)한주건설

설계기간

2017. 12. ~ 2018. 8

시공기간

2018. 12. ~ 2022. 9.

건축주

삼척시

조경설계

(주)동심원 조경기술사사무소, 스튜디오이공일 조경기술사사무소

조명설계

이온에스엘디(주)

국제설계 공모담당

박경탁, 이남진, 이상수


박정환
박정환은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의 공동대표이자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 교수로서 건축, 도시, 인테리어 등 폭넓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 미국 하버드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건축을 공부했으며, 서울의 매스스터디스에서 실무 경험을 쌓고 뉴욕의 리처드 마이어 앤 파트너스와 아심토트 아키텍처에서 프로젝트 아키텍트로 활동했다. 미국 건축사이며 LEED AP를 소지하고 있고,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송상헌
송상헌은 심플렉스 건축사사무소의 공동대표로 대한민국 건축사다. 서울시립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한 이후, 서울 소재의 여러 건축사사무소를 거치며 공공 시설물에서부터 공동주택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규모, 다양한 용도의 건축 프로젝트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를 토대로 도시, 건축, 조경 등 폭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