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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을 향한 전통의 진화: 제주문학관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사진
박영채
자료제공
구가도시건축
진행
방유경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2년 10월호 (통권 659호)​ 

 

 

풍경 속의 문학관

풍경 속에서 많은 것들이 태어났다. 척박한 자연과 끈질긴 삶이 일군 화산섬 제주의 풍경은 그 속에 떠돌던 수많은 이야기를 기억과 상상을 통해 제주의 문학으로 잉태했다. 제주의 집들은 풍경 속에 자리한다. 돌담과 나무, 집과 오름이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풍경을 이루지만 그 풍경의 실체는 어느 하나 피와 땀이 배지 않은 곳이 없는 ‘노고와 구축의 풍경’이라 하겠다. 문학관이 들어선 자리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과 하천 위를 가로지르는 도로 구조물이 만나는 땅이다. 높이 솟은 나무와 지천에 퍼진 덩굴이 숲을 이루고, 고개를 돌리면 나무 사이로 멀리 제주 시내와 바다, 그리고 길 건너로 멀리 한라산이 보인다.

 

제주의 원형 공간, 큰물 

‘풍경 속의 문학관’을 생각하며 숲으로 둘러싸인 대지 안에 네모난 매스가 담을 두르고 들어간 모습을 떠올렸다. 문학을 상징하는 건축이 ‘큰물’을 형상화한 구축의 풍경 속에 자리하는 것이다. 큰물은 제주의 모진 자연 속에 생의 원천인 물을 돌담을 둘러 만든 ‘원형의 공간’이자, 마을 사람들이 모여 몸을 씻고 빨래를 하는 ‘삶의 공간’이다. 우리는 제주 사람들의 이야기가 피어나는 문학의 원천으로 큰물이라는 공간의 실체와 상징성에 주목했다. 

 

커다란 슬래브 아래 펼쳐진 공간  

문학관 안에 들어오면 마치 거대한 고인돌 아래 서 있는 것처럼, 두툼한 돌담에 받쳐진 콘크리트 슬래브와 만나게 된다. 시원하게 열린 공간 한쪽에는 돌담에 둘러싸인 큰물 마당이 펼쳐지고, 다른 한쪽으론 계곡을 채운 숲이 바라다보인다. 바닥은 단을 지며 자연스럽게 내려가며 조용히 시선을 유도한다. 기술적으로 이러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상부에 철골철근콘크리트(SRC) 트러스를 전면에 걸고, 전체 슬래브를 역보로 처리하여 아랫면에 보가 보이지 않는 노출콘크리트 면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공조 덕트를 설치할 천장 공간이 사라지게 되어, 지하층에 설비를 두고 1층 바닥과 벽체로 공조가 이뤄지는 통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떠 있는 매스

전체 배치에서 1층은 마당과 숲이 이루는 풍부한 풍경 속에 전시와 휴식, 공연과 산책 등 다양한 활동이 일어나는 개방적인 구조로 계획했다. 위쪽에 떠 있는 매스는 전시, 수장, 사무, 문학살롱, 대강당 등 다양한 기능 공간을 수용한다. 각 실들이 기능적이고 쾌적한 공간이 되도록 합리적으로 구성했다. 입면은 자연석 현무암과 노출콘크리트가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면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를 위해 전면에는 9m 길이의 UHPC 루버를 설치하고, 코너 부분에는 다양한 크기와 비례에 맞춰 가공한 제주 현무암 판석을 사용했다.

(글 조정구 ​/ 진행 ​방유경​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구가도시건축(조정구), 토펙종합 건축사사무소(현군출)

설계담당

차종호, 요네다 사치코, 송선미, 박인철, 오현, 전상진

위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북로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대지면적

3,212m²

건축면적

636.36m²

연면적

2,498.39m²

규모

지상 4층, 지하 1층

주차

32대

높이

18.25m

건폐율

19.81%

용적률

72.98%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현무암, UHPC, 스터코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수성페인트

구조설계

(주)윤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설계

에스엠이엔씨

전기설계

(주)지성설계컨설턴트, 뉴라이트

시공

(주)나사렛종합건설

설계기간

2018. 12. ~ 2019. 11.

시공기간

2020. 3. ~ 2021. 9.

건축주

제주특별자치도

조경설계

(주)라이브스케이프, 가든스튜다오 연수당


조정구
조정구는 1966년 서울 보광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거쳤다. 2000년 구가도시건축을 설립하고 ‘우리 삶과 가까운 보편적인 건축’에 주제를 두고 지속적인 답사와 설계 작업을 하고 있다. 20년간 진행한 ‘수요답사’를 통하여 서울의 수많은 동네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찬찬히 관찰하고 기록해왔다. 그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삶의 형상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건축’을 찾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