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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작은 집: 여여재

건축사사무소 오브

양정원
사진
송유섭
자료제공
건축사사무소 오브
진행
오주연 기자


 

여여재는 건축주가 이 땅에서 만나는 두 번째 집이다. 40여 년의 시간을 함께했던 집을 철거하고 새집을 짓기로 한 것이다. 첫 번째 집은 땅에 반쯤 묻힌 반지하 위에 1층 살림공간과 경사지붕 아래 다락이 있는 복층구조로, 과거 ‘불란서 주택'이라고 흔히 불렸던 2층 양옥이다. 시공 기술이 지금 같지 않았던 시절에 만든 반지하는 우기만 되면 지표면만큼 물이 찼고, 대문과 담장은 오랜 시간의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원래의 모습을 잃었다.

두 번째 집은 부부와 두 자녀를 위한 집이지만, 두 자녀는 곧 출가를 앞두고 있기에 불필요하게 넓은 집은 중년 부부에게 오히려 고단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대지는 충분히 컸지만 그저 넓기만 한 집 보다는 실속 있는 작은 집이 건축주 내외에게는 필요했다. 건축주는 30평 정도의 크기에 방 두 개 그리고 그림 그리는 일을 취미로 하기에 적당한 크기의 작업실이 있는 집을 설계해주기를 바랐다.

 

환경

새집이 주변 환경에 대응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일이 첫 번째 과제였다. 남쪽으로는 집의 앞마당보다 높은 지형에 공장이 있었고, 동쪽으로는 12m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될 예정이었다. 또한 북쪽 인접 대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이웃집이 있어 서투른 집의 배치는 자칫 이웃 간의 관계를 어색하게 만들 수 있었다. 건축주가 가꾸고 있는 대지 서쪽 텃밭이 그나마 이 집이 마음 편히 돌아앉을 수 있는 유일한 방향이었다. 넓은 땅에 집의 위치를 선정하는 일 그리고 집이 주변에 취할 자세와 방향에 대한 대안을 연구하는 데 집중했고, 각각의 대안에서 생길 수 있는 상황들을 건축주와 많은 시간을 들여 시뮬레이션했다. 우리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하고 싶었다. 안으로 열려있지만, 주변으로 닫혀있지 않은 집. 이런 중성적인 상황은 양극단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어렵다. 다행히 이 땅에서 오랫 동안 살아온 건축주의 경험은 설계자의 지향점을 찾는데 중요한 가늠자였다.

 

 


평면

평면은 중정을 가진 정방형의 틀에서 시작했다. 어느 한쪽으로 일방적인 방향 설정을 하기보다는 주변 환경에 중립적인 자세를 취했다. 방향성을 가지고 채우고 덧붙이는 방식보다는 설정된 틀 안에서 비우고, 유입시키는 방식으로 안과 밖의 관계를 설정했다. 그로 인해 중정은 집의 볼륨과 벽이 만들어내는 집 안의 공간이지만, 오히려 집 주변 환경으로 느슨하게 열려 있는 완충 공간이 되었다. 벽은 건물과 하나의 재료로 확장되어 내밀한 영역을 만들고, 외부로부터의 불편한 시선을 회피할 뿐 닫혀 있지 않다. 통합된 거실과 주방은 부부 내외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주요 공간이다. 특히 주방은 이 집에서 차지하는 의미가 크다. 널찍한 다용도실은 주방의 기능을 보조해주고, 벽과 천장을 목재로 마감한 다용도 식당은 주방에서 만들어진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손님을 위한 작은 게스트룸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거실은 서쪽 텃밭으로 열린 조망을 가지면서 동시에 중정으로 열려 있어 한옥의 대청을 닮았다. 

 

지붕

지붕은 집의 모양새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목구조 지붕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방수 성능을 지붕의 물매를 통해 보완한다. 이 두가지 사실을 조금 더 적극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였다. 여여재의 지붕은 경사진 세 개의 면으로 모양새를 만들었다. 마치 반듯한 종이를 비스듬히 서로 다른 방향으로 접었을 때 만들어지는 형상이다. 지붕은 평면과 입체적으로 만나면서 다채로운 볼륨감을 만들어낸다. 네 방향에서 바라보는 집의 표정은 각각 다르지만, 붉은 벽돌로 통일된 외장재는 복잡성보다는 다양성을 만든다. 지붕의 아랫면은 내부 공간의 천장으로 그대로 노출시켰고 평면에서 읽히지 않는 입체적인 방과 실을 만들었다. (글 양정원 / 진행 오주연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건축사사무소 오브(양정원)

설계담당

전재영,추형진,임은아

위치

경기 양주시 회정동 115-4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597㎡

건축면적

99.32㎡

연면적

83.02㎡

규모

지상1층, 다락

주차

1대

높이

5.73m

건폐율

16.64%

용적률

13.91%

구조

경량목구조

외부마감

치장벽돌,컬랑강판

내부마감

자작나무합판(천장), 강마루(바닥)

구조설계

(주)금나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전기설계

(주)코담기술단

시공

(주)위드하임

설계기간

2020.11. ~2021. 4.

시공기간

2021. 5. ~ 2022. 1.

건축주

박한서

인테리어설계

건축사사무소 오브(양정원)


건축사사무소 오브
건축사사무소 오브는 건축가 전재영과 양정원이 설립한 디자인 회사다. 오브의 작업은 도시와 건축의 접점에서부터 시작해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주목하고, 도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작동하는 건축적 해법과 방법을 제안한다.
양정원
양정원은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졸업 후 황두진건축사사무소에서 현대건축과 한옥에 대한 다양한 실무 경험을 익혔고, 봄건축사사무소의 대표를 지냈다. 공동주택, 단독주택, 상가주택 등 다양한 도시의 주거형태와 지속가능한 건축과 도시공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작업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교육청 꿈담건축가, SH청신호건축가로 위촉되어 활동 중이다. 대표작으로는 청주수곡 행복주택, 통일문화센터, 은평한옥 이리루가 있다.
전재영
전재영은 대한민국 건축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 간삼종합건축사사무소, 황두진건축사사무소를 거쳐 2014년 모노그래프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2017년 청인당으로 신진건축사대상 우수상, 목조건축대전본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는 청인당, 은평1인, 고성 삼박한 집 등이 있다. 2021년 양정원과 함께 건축사사무오브를 개소하여, 전통한옥에서부터 현대건축까지 공공성과 사용성이 풍부한 건축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