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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을 낯설게: 동해 폐쇄석장 리모델링

김효영건축사사무소

김효영
사진
황효철
자료제공
김효영건축사사무소
진행
방유경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2년 6월호 (통권 655호)  ​​ 

 

건축물의 리모델링 작업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많은 층위의 고려해야 할 내용과 의미를 가진다. 과거와 현재의 시간, 변화해온 환경, 새롭게 요구되는 기능, 기존의 구조와 재료 등 어느 한쪽으로 무게를 기울이거나 지나치기 어렵다. 그럼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건축이 오랜 시간 사람들과의 관계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음을 기억하는 것이다. 그것에 대한 돌아봄을 통해 지금이 있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존중과 시간을 넘는 유대를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롭고 지속적인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시멘트를 파내는 구덩이가 깊어지고 그곳에 물이 차올라 호수가 되는 모습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이곳의 시작과 끝을 함께했을 쇄석장 건물은 갑자기 시간이 멈춘 듯 자부심과 쓸쓸함을 전해주었다.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순간에서 지나온 과거를 날 선 비판으로 질문하고 다른 측면으로는 강한 연민으로 위로하며 변화를 위한 결심과 기대를 표현하는 일이 마치 화가가 자화상을 그리는 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쇄석장은 석회석의 처리 과정이 공간구성으로 드러난다. 석회석을 부수기 위한 설비가 나열되는 수평적 외부 공간과 각 단계별로 중력과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이동하는 수직적 내부 공간 사이의 강한 대비가 외부의 형태를 특징짓는다. 또한 과도하게 육중한 콘크리트 기둥과 벽, 가볍고 세장한 금속 트러스 지붕, 분쇄기를 받치고 있던 여섯 개의 콘크리트 기단, 꼭대기에서 굴뚝을 내밀고 있는 거대한 집진 설비와 컨베이어벨트 등의 요소들이 산업시설의 낯선 분위기를 만들고 이전의 기억을 전달해주었다. 기능을 잃어버린 기존 공간구조와 요소들은 원형을 유지한 반면, 새로운 기능을 위한 공간들은 최대한 독립적으로 덧붙거나 끼워져 기존 공간과 구별되도록 했는데, 이는 이전의 정체성과 새로운 쓰임을 대비시켜 둘 모두를 훼손 없이 명료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기능을 위해 추가된 공간 중 엘리베이터와 계단실은 수직적 내부 공간 후면에 연결되어 수직성을 강조하며, 22개 기둥에 둘러싸인 수평적 외부 공간 안쪽으로 관통하듯 삽입된 2층 전시실은 공중에 떠 있는 듯 간신히 지지되어 형태적이고 구조적인 모험을 감행한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전망대는 기존 박공지붕의 모서리에 부정형 평면으로 매달리듯 돌출되어 있다. 이 공간은 건물 안쪽으로는 남겨진 집진설비를 볼 수 있고 밖으로는 단지의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데, 바깥에서 볼 때 쇄석장의 새로운 사용과 변화를 알리는 사인과도 같은 표현이다. 내부 공간에 새롭게 추가된 직선과 원형의 철골계단을 따라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그와 대비를 이루는 옛 건물의 흔적들을 보면서 시간에 대한 보다 예민한 감각을 느끼게 된다. 거칠게 깨어낸 콘크리트 벽과 매끈한 곡선 콘크리트 벽은 기존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함께 다양한 콘크리트의 질감을 보여주며 시멘트를 생산하던 공간의 정체성을 더욱 강조해줄 것이다. (글 김효영 / 진행 방유경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김효영건축사사무소(김효영)김효영건축사사무소(김효영), 정희철

설계담당

성연학, 안성우

위치

강원도 동해시 이기로 97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공장,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1,717,831㎡

건축면적

638.62㎡

연면적

2,061.03㎡

규모

지상 4층, 지하 4층

주차

23대

높이

27.7m

건폐율

2.67%

용적률

3.75%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골강판

내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페인트

구조설계

(주)이든구조컨설턴트

기계,전기설계

(주)하나기연

시공

건원종합개발주식회사

설계기간

2019. 12. ~ 2020. 10.

시공기간

2020. 12. ~ 2021. 11.

건축주

동해시


김효영
김효영은 단국대학교와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여러 젊은 건축가의 아틀리에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다가 2015년 김효영건축사사무소를 개소했다. 그는 건축이 만들어지는 상황에 감정이입 하여 성격을 찾아내고 표현하며, 이를 통해 드러나는 질문으로 건축과 지금의 우리를 묶어내려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