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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품은 미술관: 니시지 프로젝트

콤파스

사진
빈센트 헤흐트(별도표기 외)
자료제공
콤파스
진행
한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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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공간)」 2022년 6월호 (통권 655호)

 

마이 코무로 콤파스 대표 × 한가람 기자

 

한가람(한): 니시지 프로젝트는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미술품 수집가인 건축주의 의뢰로 시작됐다. 주된 요구 사항은 무엇이었나? 

마이 코무로(코무로): 건축주가 처음부터 새로운 갤러리에 관한 구체적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 그저 자신이 모은 예술품을 둘 개인 갤러리와 사무실과 주거 공간을 짓고자 했다. 한편으론 자기 고향인 이곳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리하여 동네의 문화 환경에 기여하고, 외부 방문자를 이끄는 요소를 갖추고, 교외가 가진 잠재력을 활용하기를 원했다.

 

한: 대지는 건축주의 부모님 집이 있는 곳이다. 기존 부지 상황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코무로: 전체 대지는 기다란 형태다. 북쪽 끝에는 부모님 댁이 있다. 대로와 접하는 남쪽은 창고, 주차장, 오래된 수목과 돌로 가득 찬 상태로, 난잡한 데다 잘 쓰이지도 않았다.

 

한: 건물을 배치할 때 집과 미술관처럼 상반된 성격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와 부모님 집과의 관계 등도 고려했을 것 같다.

코무로: 북측 매스는 건축법규에 맞춰 높이를 낮게 설정해야 했고, 남측 길가는 주거 환경을 조성하기엔 너무 혼잡했다. 따라서 갤러리와 오피스는 도로 가까이에 배치하고 비교적 높은 볼륨으로 지었다. 주거 공간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북쪽에 낮은 볼륨으로 설계했다. 주거 공간은 부모님 집을 향해 놓았는데, 두 건물 사이의 공터는 공유 정원으로 쓰인다. 이 정원은 둘 사이의 편안한 거리를 유지해주기도 한다.

 


 


 

한: 톱니 모양 지붕을 가진 일곱 개의 매스는 콘크리트 구조에 목구조를 얹어 완성했다. 두 구조를 혼합한 이유와 형태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코무로: 전시 공간에 직사광선 대신 간접 채광을 들이기 위해 창을 진북 방향으로 두고자 했으나, 대지 형태가 그 계획과 어울리지 않았다. 따라서 저층부는 대지선을 따른 콘크리트 매스로 계획하고, 그 위에 톱니 모양 지붕을 가진 목구조를 진북 축에 맞춰 비틀고 얹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사이 공간과 입체적 동선도 만들어졌다. 지붕 높이와 경사는 내부 용도에 따라 변화를 주어 적절한 채광을 확보했다. 남쪽의 세 지붕은 경사가 가파르고, 갤러리의 천창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반면 북쪽의 세 지붕은 경사가 완만하고, 주거지의 창문 역할을 한다. 가운데에 있는 지붕은 공용 공간인 다목적 테라스뿐만 아니라 공공-사적 공간의 경계를 덮는다.

 

한: 북쪽으로 난 채광창은 내외부 공간 모두에서 깊은 인상을 준다. 긴 창을 목재로만 해결했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법을 사용했나?

코무로: 목조 비렌딜 트러스를 사용해 긴 폭을 목구조로만 해결했다. 동서 방향으로 트러스를 짜고, 접합부의 커넥터를 숨겨, 깔끔한 외관은 물론 구조 성능을 달성했다. 그 결과 톱니 모양 지붕은 구조, 채광, 조망과 같은 주요 조건들을 해결하며, 건물의 상징적 요소가 됐다.

 

한: 외장재로 일본 전통 건축재료인 카와라(kawara) 타일 중, 검은색 쿠로이부시 카와라(kuroibushi kawara)를 택했다.

코무로: 현장에 있던 창고와 마을에 있는 옛 건물들에서 카와라 지붕을 보고, 이 재료를 통해 ‘건축주의 삶과 소장품을 창고처럼 보호하자’는 콘셉트를 나타내려 했다. 특별히 쿠로이부시 카와라를 택한 건 환경 특성상 건물이 염분에 손상을 입을 수 있어서다. 이 재료는 일반 카와라보다 저항력이 높다. 또한 타일을 특별 제작하여 전통 재료를 색다른 방법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타일은 거푸집 종류를 줄이기 위해 한 가지 형태로 개발했지만, 짜 맞추는 방식에 따라 기본 타입과 루버 타입으로 사용된다.

 

한: 대로변의 폐쇄적 입면과 더불어 주 출입구에서 갤러리로 가는 동선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건물이 갤러리임을 한번에 알아차리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

코무로: 건물은 카와라 외피 때문에 묵직하고 폐쇄적으로 보이지만, 건물에 가까이 갈수록 카와라 매스의 아래 공간이 드러난다. 보행자는 1층에 난 큰 창을 통해 갤러리를 인지하고, 캐노피와 조경석은 사람들을 유인한다. 3층의 작은 전시장도 길가 쪽에 창문이 있어 전시 일부를 보여준다. 사진상으로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으나 갤러리 공간구성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다행히 인상적인 외관 덕에 동네에서는 이미 미술관 건물로 알려졌다.

 

©Munemasa Takahashi

 


 


 

한: 갤러리와 집이 어떻게 분리되고 어우러지는지 궁금하다.

코무로: 남쪽 절반은 갤러리, 북쪽 절반은 주거 부분으로, 둘은 내부에서 연결되지 않는다. 1층은 중간에 주차장을 두어 기능을 분리했다. 2층은 테라스를 경계로 사무실 및 프라이빗 갤러리와 거실 및 식당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다. 이 테라스는 사무실에서 거실로 가는 지름길이 되기도 하고, 공용 공간으로도 유연하게 기능한다. 집은 대부분의 창이 갤러리 반대편으로 면해서, 2층이나 3층 테라스에 있는 방문자의 시야를 차단한다.

 

한: 건물을 설명할 때 ‘갤러리가 있는 집’이 아닌, ‘집이 있는 미술관’이라고 표현했다. 결과적으로 이 건물이 어떤 역할을 하길 바랐나?

코무로: 초반에 갤러리는 개인 용도로만 기획됐고, 주거 공간에 추가되는 요소였다. 디자인 과정에서 건축주와 대화를 나누며, 건물이 크진 않아도 해외 관람객을 수용할 만한 예술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갤러리를 공적 성격을 띠는 소규모 미술관으로 바꾸고, 외부 방문객과 다양한 전시, 잠재적 이벤트, 서비스 등을 고려할 것을 제안했다. 우리는 이 건물이 개인 예술 공간의 흥미로운 사례이자 예술가, 관람객, 수집가, 큐레이터 등 모든 예술인들에게 재미를 주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


한: 헤르조그&드 뫼롱에서 일할 당시 미술관 M+(「SPACE(공간)」 650호 참고)의 프로젝트 매니저로 참여한 바 있다. 이번 작업은 2018년에 독립한 후 처음으로 미술관을 전체 총괄한 것인데 소감을 듣고 싶다.

코무로: 거의 4년 정도를 M+를 계획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그 경험은 미술관을 계획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독립하자마자 갤러리를 설계하게 돼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니시지 프로젝트에 헤르조그&드 뫼롱에서 배운 것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거주하며 보고 들은 모든 지식과 경험을 쏟고자 했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마이 코무로
마이 코무로는 1983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그는 교토대학교에서 건축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도쿄대학교에서 건축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에서 교환 프로그램을 마쳤다. 이후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헤르조그&드 뫼롱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홍콩의 M+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2018년에 홍콩과 도쿄에 콤파스를 설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