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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파사드의 실험: 태국 알루미늄박물관

에이치에이에스 디자인 앤드 리서치

사진
더블유 워크스페이스
자료제공
에이치에이에스 디자인 앤드 리서치
진행
방유경 기자
background



​「SPACE(공간)」 2022년 5월호 (통권 654호)


​알루미늄 파사드의 실험

 

인터뷰 젠치 훙, 쿨티다 송킷티팟디 에이치에이에스 디자인 앤드 리서치 공동대표 × 방유경 기자

 

방유경(방): 태국 알루미늄박물관(이하 MoMA)은 태국의 알루미늄 제조회사인 AB&W이노베이션의 본사 건물을 쇼룸을 겸한 사무실로 리노베이션한 프로젝트다. 건축주의 주된 요구 사항은 무엇이었나? 

젠치 훙, 쿨티다 송킷티팟디(HAS): MoMA는 태국 알루미늄 산업의 중요성을 되살리겠다는 목표를 가진 건축주의 바람에서 출발했다. 첫 만남에서 그들이 요구한 것은 ‘놀랍고 인상적인 건물’이었다. 우리는 건물의 파사드와 입구, 옥상 공간의 리노베이션을 맡아 설계했다. 20세기 말 태국은 동남아에서 가장 대표적인 알루미늄 제조국이었다. 태국의 알루미늄 프로파일은 현지 시장뿐 아니라 해외로도 수출되어 이름을 알렸다. 30여년 전, 건축주의 부모는 태국에 알루미늄 압출 공장을 세웠고, 압출·코팅·제련 등 다양한 알루미늄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알루미늄 공장에서 성장한 2세대가 경영을 맡으면서, 이들은 2014년 AB&W이노베이션이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획기적인 알루미늄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알루미늄에 대해 태국 사람들이 잘 몰랐기 때문에 알루미늄 활용법을 교육하고 알루미늄 산업과 관련된 창의적 아이디어를 소개할 공간이 필요했다. 이것이 MoMA가 만들어진 계기다.

 

방: 에이치에이에스 디자인 앤드 리서치(이하 HAS)는 건축의 지역성에 관심을 가지고, 도시 가로에서 발견되는 건축적 특징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건물이 위치한 태국 논타부리 지역의 특성은 설계 방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HAS: 건물은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교통 허브인 라차푸르크 길에 위치한다. 방콕에서 논타부리 주로 가는 길목인 이곳은 방콕 도심의 외곽지역으로, 주변에는 백화점, 국제학교, 고급 주거지역이 자리한다. 대로변 양 옆에는 쇼핑, 부동산 등을 홍보하는 다양한 옥외 광고물과 상업적 디스플레이들이 늘어서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가 도시 가로 공간에 대해 연구해온 내용들과 맞닿아 있다. 대지 동쪽, 즉 MoMA 건물에서 2km 떨어진 곳에 꼬끄렛이라는 작은 섬이 있는데, 이곳은 논타부리 주로 이동하는 방콕 주민들이 주말에 잠시 들러 식사하며 숲을 즐기고, 밤에는 반딧불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명소다. 번잡한 가로와 평화로운 섬 사이에서 발생하는 대립적 맥락에서, 빠르게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건물, 속도를 늦추고 자세히 보게 만드는 건물을 만들어야겠다는 영감을 받았다. 동시에 이 건물은 낮과 밤에 각기 다른 분위기를 표출한다. 낮 시간에 보는 MoMA는 민들레 같이 번화한 가로에 부드러움을 주는 반면, 밤의 MoMA는 반딧불로 뒤바뀌어 라차푸르크 길의 분위기를 차분하게 정돈한다.

 

방: 알루미늄은 이 프로젝트의 핵심적인 주제다. 특히 알루미늄 부재의 형태적 특징을 ‘선’과 ‘점’ 패턴으로 해석한 점이 인상적인데, 실제 설계 과정에서 의도한 콘셉트는 무엇이었나? 

HAS: 쇼룸이라는 프로그램에 맞춰 건축주의 상품 전시를 주요한 내용으로 삼되, 알루미늄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달리하여 이를 드러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였다. 디자인의 힘을 빌어 알루미늄이라는 재료로 ‘평범한 것을 비범한 것으로 변화시킨다’는 개념을 파사드에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과정은 앞서 언급한 주변 가로의 맥락과 설계를 의뢰한 회사의 배경 조사에서 시작했다. 공간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며, 알루미늄이 건물 디스플레이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했다. 여러 스터디 과정을 거쳐 조명 장비와 일체화하기에 적절한 비율과 기능을 가진 알루미늄 프로파일 유형을 찾아냈고, 이 재료를 전체 디자인의 기본 요소로 삼았다. 알루미늄 프로파일은 정면에서 볼 때는 점으로 보이지만, 측면에서는 선 요소로 보이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연구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어떻게 거리 풍경과 건물 형태에 적용할지 고민하다가, 모형과 패턴을 활용한 디자인 리서치를 통해 1층 입구까지 아우를 수 있는 파사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설계 방향이 명확해지자 단일화된 파사드 모듈 체계를 개발해 다양한 패턴을 실험했고, 실물 크기의 파사드 목업을 만들어 알루미늄의 밀도를 연구했다.

 

​방: 알루미늄은 쇼룸의 전시품인 동시에, 건물의 내외부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각각의 필요에 따라 부재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HAS: 건물은 복잡해 보이지만 여기에 사용된 알루미늄은 매우 단순하다. 우리는 전면과 측면을 두 가지 파사드 체계로 구분했다. 둘 다 미닫이문 윗부분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2.2×3.5cm 규격의 단순한 프로파일을 사용했다. 건물 전면에는 네 가지 길이(350, 450, 550, 650mm)의 프로파일에 세 가지 백색 톤과 질감으로 처리했다. LED조명은 두 종류가 사용됐다. 스트립형 LED는 길이 350mm와 450mm짜리 프로파일에, 점형 LED는 길이 650mm 프로파일에 설치했다. 이 프로파일 뒤에 U형 프로파일을 덧붙여 기존 콘크리트 벽과 연결하고, 공중에 떠 있는 알루미늄을 고정시켰다. 그리고 전선 파이프처럼 이 프로파일 안에 조명장비를 보이지 않게 숨겼다. 여기에 U형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덮는 알루미늄 캡을 추가해 박스형 프로파일을 구성했다. 측면에는 전형적인 1.8m 길이의 프로파일을 사용했고, 불규칙한 모서리에는 이를 1.2m 길이로 잘라 사용했다. 여기에도 세 가지 백색 톤과 질감으로 처리했다. 프로파일들은 벽에서 각각 100mm, 200mm, 300mm 거리만큼 떨어져 나와 돌출된 리듬을 형성한다.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에도 측면과 같은 파사드 체계가 사용됐지만, 알루미늄 프로파일에 스트립형 LED를 삽입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위쪽으로 콘크리트 벽보다 높이 설치된 프로파일은 옥상에서 철제 구조물로 지탱했다. 모든 구조적 요소들은 회색으로 칠해 그림자처럼 보이도록 처리하여 앞에 떠 있는 흰색 알루미늄을 강조한다.

 


 

 

방: 도로와 면한 건물 정면에 있던 출입구를 건물 측면으로 옮기고, 알루미늄으로 둘러싸인 좌측의 긴 진입로를 통해 들어가도록 했다. 이런 동선의 변화를 유도한 이유는 무엇인가? 

HAS: ‘경계가 모호한 공간’은 우리가 모든 프로젝트에서 적용하는 접근 방법이다. 방문자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전시된 알루미늄에 대해 이야기를 듣기 전에, 먼저 파사드와 내부 공간에 설치한 혁신적인 알루미늄 디자인을 경험함으로써 알루미늄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가지도록 유도하고자 했다. 입구 통로의 끝부분은 이러한 체험을 시작하고 끝마치는 적절한 지점이다. 방문자들은 회사명이 돌출된 알루미늄 벽에 새겨진 것을 보게 되는데, 알루미늄이 일반적인 용도가 아닌 장식적인 벽을 구성하는 사례다.

 

방: 알루미늄 파사드는 내외부 공간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외부에 설치된 프로파일이 자연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궁금하다. 

HAS: 우리는 입구의 긴 터널 부분이 공간 전체를 하나로 융합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알루미늄을 외부에 직접적으로 전시하여 내외부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 것이다. 방문자들이 건물 안에서 바깥에 있는 파사드를 볼 때 도시 풍경은 마치 화소로 나뉜 새로운 이미지처럼 나타난다. 옥상 공간 또한 방문자들이 알루미늄 재료와 융화되는 새로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게 설계했다. 특히 이곳은 새로운 건축을 드러내는 선언적 공간으로서, 콘크리트 정글인 도시에서 ‘새로운’ 자연을 발견하도록 이끈다. 동향을 마주하는 전면 파사드는 늦은 아침이 되면 그늘을 드리우며 파사드에 음영을 만들고, 낮 동안 또렷이 구별되는 다양한 백색 톤을 드러낸다.

 

방: MoMA는 그간 HAS가 선보인 작업들 사이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 프로젝트인가? 작업에 대한 소회를 들려 달라.

HAS: 우리가 진행한 모든 프로젝트는 규모가 크던 작던 모두 나름의 의미를 지닌 작업들이었다. MoMA는 아시아에서 진행하는 건축 작업의 길을 터준 프로젝트다. 우리의 획기적인 디자인 사고력과 태국의 아름다운 공예 기술이 얼마나 강력하고 힘이 있는지 증명하는 계기였다. MoMA를 통해 미래 건축에 적용될 알루미늄 산업의 가능성을 엿보길 기대한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HAS design and research (Jenchieh Hung, Kulthida

설계담당

Jiaqi Han, Qin Ye Chen

위치

Nonthaburi, Thailand

용도

exhibition, retail, office

대지면적

250㎡

건축면적

180㎡

연면적

400㎡

규모

4F

주차

3

높이

12m

건폐율

70%

용적률

160%

구조

RC

외부마감

aluminum

내부마감

aluminum

구조설계

Goldstar Metal Co., Ltd.

시공

SL Window Co., Ltd.

설계기간

2020 – 2021

시공기간

2021 – 2022

건축주

Ms. Pinitsoponpun


젠치 훙
젠치 훙은 대만 중화대학교를 졸업하고 국립성공대학교와 체코 프라하 공과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일본의 켄고 쿠마 앤드 어소시에이츠에서 실무를 시작하여 2018년에 디자인 매니저와 프로젝트 책임자가 되었다.
쿨티다 송킷티팟디
쿨티다 송킷티팟디는 태국 등록건축가로, 출라롱콘 대학교를 졸업한 뒤 국립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아시아인 최초로 렌조 피아노 재단의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파리에 있는 렌조 피아노 건축 워크숍에서 근무했다.
두 사람은 현재 상하이와 방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에이치에이에스 디자인 앤드 리서치의 공동대표로 설계와 연구를 병행하며 아시아 건축 언어를 탐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은 중국 퉁지대학교와 태국 출라롱콘 대학교의 객원교수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