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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의 선, 더해진 볼륨, 연속하는 틈: 마루타마치 주택

티디-아틀리에 + 엔도 쇼지로 디자인

사진
마츠무라 고헤이
자료제공
티디-아틀리에
진행
박지윤 기자

 

「SPACE(공간)」 2022년 5월호 (통권 654호)  

 

 

다다 마사하루 티디-아틀리에 대표, 엔도 쇼지로 엔도 쇼지로 디자인 대표 × 박지윤 기자 

 

 

박지윤(박): 교토의 120년 된 마치야(machiya)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다. 마치야는 좁은 정면과 긴 측면의 볼륨을 가진 일본 전통 목조 가옥으로, 이웃과 벽을 공유하는 타운하우스 형식이다. 많은 개보수를 거치며 변형이 되었을 텐데 건물의 상태는 어떠했고, 어떤 부분을 변경했나? 

다다 마사하루(다다): 본래는 전면부에 방이 자리 잡았으나 뒤로 물러나며, 야외 부분은 주차장으로 실내는 서양식 방으로 바뀌었다. 주방의 바닥은 흙으로 되어 있었으나 마루가 추가되어 그에 맞춘 현대적인 주방 기구를 들이게 되었다. 주방 상부에는 연기를 배출하기 위한 계단통이 있었는데 들보를 추가해 위층 바닥이 들어섰다. 정원에 사용한 등불과 돌 등의 요소는 이 주택에 본래 있던 것이었다. 

 

박: 이번 리노베이션에서 주택이 가지고 있던 독특한 구성을 복원했다고 밝혔는데, 그 구성은 무엇이었고, 어떤 방식으로 복원했나? 

다다: 마치야의 전형인 부엌 위 아트리움을 일부 복원했다. 본래는 층으로 구분되어 천장이 있던 상태였다. 주방의 볼륨은 1층 중앙에 배치해 그 주위로 돌아다닐 수 있도록 계획했다. 우리는 오래된 주택을 재현하는 대신, 관념적인 차원으로 접근해 만들었다. 

 

박: 면적의 3분의 1이 야외 공간이고, 정원과 테라스, 쓰보니와(일본식 정원)로 계획되었다. 야외 공간을 다양하게 구분한 이유는 무엇인가? 

엔도 쇼지로(엔도): 마루타마치 주택은 일반적인 마치야보다 규모가 크다. 건축주의 조부는 정원에 다실을 만드는 것을 즐겼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의 건축주에게 그 정원은 너무 컸다. 우리는 정원을 나누어 정기적인 유지 관리에 용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뒷 정원은 바비큐나 캠핑 같은 현대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한 것이다. 일본 타운하우스에서 쓰보니와는 주택에 빛과 바람을 끌어들이는 장치로 사용된다. 

 

박: 한국의 한옥도 보존하자는 목소리는 높지만 실생활에 불편함이 많아 재건축을 하거나 카페, 게스트 하우스 등으로 리노베이션을 하는 흐름이 있다. 마치야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 알고 있는데, 건축주는 왜 주택 리노베이션을 선택했나? 

엔도: 이 마치야는 건축주의 조부모가 살던 곳이다. 건축주는 어렸을 때 마치야에서 놀던 추억을 가지고 있어 개조해 살기를 원했다. 또한 그는 마치야를 고치고 사용하는 것이 건축과 삶의 대를 잇는 것이라 믿었다. 우리는 마치야의 리노베이션이 교토의 도시경관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박: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공간에 ‘기능적 볼륨’을 삽입하고, 틈새를 만든 것이다. 기능적 볼륨과 틈새를 어떻게 구현했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다다: 1층의 주방과 화장실, 2층의 아이 방, 화장실, 작은 공부방과 바가 기능적 볼륨을 가진 공간이다. 이 공간들은 설비가 필요하거나 붙박이 가구가 있어 어느 정도 제한된 기능을 가진다.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을 위한 공간은 기능이 제한되어 있지 않다. 여기서는 식사나 담소, 공부, TV 시청 등을 할 수 있다. 시간과 기분에 따라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다. 기능적 볼륨 외의 부분이 가족 공간이다. 크기와 높이가 다른 볼륨은 도시를 연상시키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볼륨과 기존 기둥, 보, 벽과 바닥이 만들어내는 틈새는 공간에 연속성을 더한다. 

 

박: 기둥과 보의 선, 바닥과 천장의 면이 만들어내는 이미지가 강력하다. 그만큼 높이와 간격을 설정하는 데 많은 스터디를 했을 것 같은데, 그 과정은 어떠했나? 

다다: 설계 단계에서 여러 번 현장을 방문해 벽과 천장을 일부 해체했고, 기둥과 보의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했다. 이러한 실측 도면을 기반으로 모델과 도면을 검토해 새로운 벽과 볼륨이 기둥과 보 사이에서 효과적인 간격을 만들어내도록 계획했다. 동시에 배기, 급수, 배수 등의 장비 배관이 이러한 구조체를 손상시키지 않고 우회하도록 고려했다. 

 

박: 주택을 사용할 가족 구성원은 부부와 자녀 한 명이다. 아이 방은 2층의 바닥면과 600mm의 단 차를 가지고, 두 개의 미닫이 문으로 계획되어 문이 모두 열린 상태에서는 공용 공간처럼 보이기도 한다. 아이가 어떤 경험을 하기를 바랐는가? 

엔도: 우리는 이 아이가 생활 속에서 공간의 즐거움을 발견하기를 바랐다. 단에 올라가 어른과 같은 눈높이를 가지고, 아래층으로 난 틈으로 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단에 앉아 밖을 내다보는 것을 상상했다. 완공했을 때 아이는 여섯 살 소녀였다. 우리는 아이가 자랄수록 사생활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했고,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원하는 대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박: 완공에 7년이 걸렸다. 규모에 비해 지난한 과정을 거친 셈인데, 그 이유가 궁금하다. 

다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사는 두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설계했다. 그런데 설계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건축주의 가족이 3년 동안 체코로 이주하게 되었다. 귀국 후 프로젝트가 재개되었지만 부모님과 따로 살게 되어 여러 조건이 바뀌었고, 설계를 변경해야 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우리와 건축주 사이에 우정과 신뢰를 쌓을 수 있었다. 

 

박: 이번 프로젝트를 포함해 교토에서 세 채의 주택을 함께 리노베이션했고, 시모가모 주택(2020), 붓코지 주택(2021) 또한 목재 기둥으로 공간을 직조하고, 흰색을 주요하게 사용했다. 

다다: 한국과 일본에서 흰색은 미닫이문과 석고로 마감된 주택에 주로 사용된다. 흰색은 나무와 잘 어울리는 깨끗한 색상이고, 빛과 그림자에 섬세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풍부한 연출이 가능해 공간을 아름답게 만든다. 우리는 흰색을 옛것과 새것을 대조하는 데 사용했다. 기둥과 보는 시간이 흘러 강한 흑색이 되었고, 이를 관념적인 백색의 볼륨과 병치해 옛것과 새것을 대비했다. 

 

박: 티디-아틀리에와 엔도 쇼지로 디자인은 교토 주택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를 모두 함께 진행했고, 그 외에 같이한 작업도 있다. 각 사무소의 역할과 둘이 만나 일으키는 시너지가 궁금하다. 

엔도: 다다는 건축, 나는 제품 디자인을 주로 하지만, 작업을 나누기보다는 함께 디자인한다. 좋은 작품은 선호하는 디자인과 목표를 공유하는 두 사람이 대화를 반복하고 스케치를 덧붙이면서 만들어지는 것 같다.

 

 


 


▲ SPACE, 스페이스, 공간


다다 마사하루, 엔도 쇼지로
다다 마사하루는 일본 교토에서 태어났으며, 2006년 교토에 티디-아틀리에를 설립했다. 2014년 구마노에서 지역사회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현재 간사이와 구마노, 두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엔도 쇼지로는 일본 고베에서 태어났으며, 교토
공예섬유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공부를 마쳤다.
2009년 교토에서 엔도 쇼지로 디자인을 설립했고, 2014년부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