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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의 내일을 위한 보다 나은 움직임 '나무벽집'

소솔건축사사무소

윤종원(소솔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
사진
노경
자료제공
소솔건축사사무소
진행
최은화 기자
background

소형 공동주택, 내일을 위한 보다 나은 움직임

 

여느 주거지와 마찬가지로 격자형 필지에 다세대주택들이 빼곡한 수유동. 그곳의 어느 완만한 경사지에는 동네에 몇 채 남지 않은 단독주택 하나가 있었다. 신축을 위해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나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텅 빈 집터에 한참을 서 있었다. 얼마만에 생긴 동네 숨구멍인가. 옛 집이 비워준 자리에는 햇살, 바람, 뜻밖에 아이들의 모험 놀이터(?)가 있었다. 동일한 기능의 건물들로 일관된 다세대 밀집지역에서 한시적으로 생긴 터가 주는 여유였다. 이 공간은 건축과 더불어 다시 채워질 것이다. 정해지지 않은 마지막 퍼즐에 따라 전체 그림이 달라지듯 ‘비슷한 다세대주택들로 가득한 동네에서 한 필지를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 것인가?’의 고민이 그 한 조각 퍼즐의 의미를 찾는 시작이었다. 

 

 

 


 

공유하는 마을건축

나무벽집은 동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도시의 삶이 녹아들 수 있도록 계획됐다. 경사진 가로에 면한 기단은 아늑하게 자리한 카페, 정원과 어우러져 지역 주민들의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적 배경이 된다. 다세대주택에서 1층 공간은 종종 주차 공간으로만 사용되곤 하는데, 이곳에서는 여러 사람들에게 열린 공간이다. 공사하는 내내 호기심 가득하여 관심 갖던 아이들이 완공 후 제일 먼저 놀러왔다. 제 집마냥 뛰어다니며 구석구석을 살핀다. 마을길을 청소하던 환경미화원 아저씨도 정원 벤치에 앉아 쉬어 간다. 동네에 생긴 조그마한 여유 공간은 이웃들에게 ‘네 공간’ 혹은 ‘내 공간’이 아닌 ‘우리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다. 

 

확장되는 생활공간

나무벽집에는 2층부터 5층까지 층마다 4세대가 있는데, 이 4세대가 함께 사용하는 각 층의 공용 공간은 무심한 듯 넉넉하다. 특별한 기능 없이 비워둔 자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채워진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면 계단 아니면 엘리베이터로 이동만을 강요하는 대부분의 다세대주택 공용 공간과는 달리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하나의 생활공간이 된다. 노약자와 장애인의 이동 편의성을 확보하고, 일상생활의 영역을 확대시켜 다양한 방식으로 이웃 주민들이 서로 교류하고 만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나무벽

나무벽집은 서울시의 사회주택이다. 민간 사업자가 공공의 지원을 받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장기임대주택으로 사회적 공공성과 사업자의 수익성을 함께 만족시켜야 한다. 또한 장기임대 특성상 긴 호흡으로 입주자의 변화, 유지와 보수 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나무벽’은 비내력벽을 위한 벽체 시스템으로 이에 적합하다. 가벼운 제재목 스터드 사이에 단열재를 충진하여 벽체를 구성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소형 공동주택의 열악한 공사 현장에서 요구되는 작업성과 공기단축, 입주자의 요구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가변성, 그리고 단열 및 친환경적 성격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 나무는 소형 공동주택에서 가볍고, 유연한 집을 가능하게 해주는 알맞은 재료다. 

 

누구나 살기 편한 집

나무벽집을 계획할 때 ‘누구나 살기 편한 집’을 목표로 했다. 마을에서 진입하는 것부터 각 세대가 생활하는데 이르기까지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을 고려해 세심하게 치수를 조정했고 특히 집 안에서의 단차, 즉 턱이 주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주거 공간에서 턱은 오랜 습관이자 습성이 되었다. 현관에서 신발 사용을 구분하는 턱, 화장실과 발코니에서 물의 쓰임에 따른 턱, 난방의 유무를 구분 짓는 턱 등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미묘한 높낮이 차이를 만든다. 턱의 기능을 대체하려는 계획은 우리가 사는 방식에 대한 이해와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누군가에게는 턱이 없는 공간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넘기 힘든 벽이 사라진 편안함으로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다세대주택은 한국의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주거 유형이다. 공들여 지은 단독주택이 철거되고 수익성을 기본으로 한 무표정한 다세대주택을 금세 짓는 일은 너무 흔한 일이 되었다. 나무벽집도 같은 환경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차이가 일반 다세대주택과 다른 나무벽집으로 만들어주었다. 주택에서 외벽재료로 부담없이 사용하는 벽돌이라도 동네에 잘 흡수되는 색을 찾아 적벽돌로 골랐고, 일부분 쌓는 방식을 달리하여 건물에 표정을 더했다. 창호도 가장 일반적인 PVC 프레임에 적벽돌과 어울리면서 나무 느낌을 줄 수 있는 필름을 입혔다. 보통의 것에 조금만 더 귀 기울여 매만지면 고유해질 수 있다. 널찍한 공용 공간의 한쪽 벽면에 층마다 다른 색을 칠하는 것도 그러하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보다 나은 움직임의 실천이 건물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나아가 동네를, 도시를 변화하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글 윤종원 소솔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 진행 최은화 기자)

 

 

 

 

 

우드월 시스템▶ https://vmspace.com/material/material_view.html?base_seq=OTE=

 

 

 

  


▲ SPACE, 스페이스, 공간

설계

소솔건축사사무소(왕성한, 윤종원)

설계담당

윤종원

위치

서울시 강북구 삼각산로28길 84

용도

다세대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318.4㎡

건축면적

183.9㎡

연면적

661.08㎡

규모

지상 5층, 지하 1층

주차

8대

높이

19m

건폐율

57.75%

용적률

191.77%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적벽돌, 고흥석

내부마감

도장, 벽지

구조설계

(주)은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주)지음재 건설

설계기간

2018. 11. ~ 2019. 4.

시공기간

2019. 10. ~ 2020. 8.

건축주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윤종원
윤종원은 경희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디자인대학원에서 건축과 도시를 전공했다. 2016년 소솔건축사사무소 개소 후 평범함에 가치를 두고 특별한 해를 찾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서울시 마을건축가로 활동하며 동네의 소소한 일상을 담는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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