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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어반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

강우현, 강영진
사진
박수환
자료제공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
진행
김예람 기자
background

정중동(靜中動) 

 

​‘숨 어반’은 건축주 부부가 프로젝트를 의뢰하면서 지어온 이름이다. 부모가 운영하는 천안 외곽의 카페인 ‘숨’의 시내 버전이란 뜻이라고 한다. 첫 미팅을 위해 방문한 프로젝트의 대지는 주변에 산과 저수지가 있는 1호점과 달리, 차량 통행이 많은 대로변에 있었다. 주변 상권도 특별할 것이 없어 보여 이곳에 카페 건물을 지어도 괜찮은지 걱정이 됐다. 새삼 이곳에 베이커리 카페를 열겠다는 건축주 부부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들의 용기 때문이었는지, 우리는 천안에서 보지 못한 건축물을 만들어 드리겠노라고 호기롭게 약속했다.

 

우선 우리는 대지 주변의 어지러운 환경을 어떻게 정리하고, 많은 차량이 지나다니는 상황에 어떤 방법으로 대응할지 궁리했다. 그러다가 주어진 상황을 역으로 이용하기 위해 거리에서의 시인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았다. 주변 상가는 번쩍번쩍한 대형 간판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그들과 정면으로 맞서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정확히 말하면 외부 장식을 줄이고 건물 전면에 약간의 포인트만 주기로 했다. 노출콘크리트로 마감하여 반듯한 직사각형 모양의 건물을 만들었는데, 도로와 면하는 부분에는 폴리카보네이트 판을 이중으로 설치했다. 이런 입면을 통해 낮에는 은은한 햇빛을 실내에 들이고, 밤에는 밖으로 빛을 뿜어내어 건물이 하나의 거대한 조명처럼 보이도록 만들었다. 이런 의도로 덧붙여진 폴리카보네이트 판은 직사광선을 산란하면서 실내 공간에 예상치 못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그 불투명한 입면 아래에는 무릎 높이 정도의 유리창을 내었는데 이 작은 틈으로 사람들이 카페 안을 힐끗 볼 수 있다. 

 

우리는 이곳이 고요하고 비밀스러운 장소가 되기를 바랐다. 속을 알기 어려운 겉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거대하고 무거운 문을 밀고 들어가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만 같은 곳처럼 말이다. 건물의 전면과 달리 측면은 콘크리트로 마감됐는데, 이 기다란 회색 벽의 가운데에 설치한 철제 문은 그 높이와 너비 때문에 방문자들에게 당혹감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 문을 밀어 카페의 영역으로 넘어가는 순간, 사람들은 생각지도 못한 녹색의 정원과 마주하게 된다. 카페 정원에는 삼각형 모양으로 된 중정이 자리하고 있고 그 안에는 키가 큰 단풍나무와 바위, 초화들이 심겨있다. 우리는 이 중정이 숨 어반 설계의 시작점이자 마침표라고 생각한다. 카페 동선의 처음과 끝에 있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변변한 가로수 하나 없는 이 삭막한 동네에 작게나마 숲과 바람을 들여오기 때문이다. 

 

 


숨 어반은 도시 안에서 고요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설계한 카페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이 그 분위기를 잘 경험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의 톤과​ 중정을 향한 시야를 정돈했다. 중앙에 위치한 보이드 덕분에 실내 어디에서든 중정을 조망할 수 있는데, 최대한 장식을 배제하는 내부 마감으로 사람들이 오롯이 중정과 은은히 들어오는 햇빛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런 경험을 위해서는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적을수록 좋으니까 테이블과 의자도 되도록 낮게 제작했다. 같은 이유로 중정과 보이드에 두꺼운 기둥을 계획하지 않았는데, 그로 인해 생기는 하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층 슬래브를 스틸 와이어로 지붕에 매달고 거대한 유리창을 잡아주는 프레임을 설계했다. 2층에는 자갈이 깔린 테라스와 계단식 데크를 계획하여, 사람들이 바깥에 나가 바람을 쐬며 아래층에 있는 중정과 해질녘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중정이 시시각각, 사시사철 변하면서 이곳의 모습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의 예상이 틀리진 않았는지 이곳은 사람들은 물론 작은 새들도 끌어들이는 장소가 됐다.

숨 어반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하나의 거대한 바윗덩어리와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주변의 어느 곳보다도 생기가 넘치고 많은 움직임이 있는 장소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곳에서 사람들이 잠시의 평온을 얻고 바쁜 일상 속에서 소소하지만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폴리카보네이트 자재정보▶ https://vmspace.com/material/material_view.html?base_seq=ODM=​

 

 

 

 

설계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강우현, 강영진)

설계담당

김석민, 유창희

위치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용도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486.3㎡

건축면적

250.39㎡

연면적

360.19㎡

규모

지상 2층

주차

3대

높이

7.85m

건폐율

51.49%

용적률

74.07%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

내부마감

수성페인트, 콘크리트 위 침투성하드너, 합판

구조설계

S.D.M 구조기술사사무소

기계설계

선화설계사무소

전기설계

선화기술단사무소

시공

태연디앤에프건설(주)

설계기간

2018. 10. ~ 2019. 6.

시공기간

2019. 7. ~ 2020. 3.

조경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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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현, 강영진
강우현은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조병수건축연구소(현 BCHO 파트너스)에서 다년간 실무를 익혔다. 그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건국대학교 건축학부에 출강했으며, 2013년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강영진은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조병수건축연구소(현 BCHO 파트너스)에서 설계 경험을 쌓았다. 그는 2013년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고 현재 대표건축사로 활동 중이다.

이 둘은 현재 아키후드 건축사사무소에서 ‘틈과 경계’, ‘친숙함과 색다름’ 등을 주제로 건축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서림연가, 부암동 두집 등이 있다. 2018년에는 신진건축사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한국건축문화대상과 서울시 건축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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