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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하우스

아뗄리에 장

사진
김용관
자료제공
아뗄리에 장
진행
이성제 기자
background

완결된 공간이라는 감각

 

장수현(아뗄리에 장 대표) × 이성제 기자​

 

이성제(이): 볼트 하우스는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전원주택으로, 타운하우스를 개발・시공하는 건설사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이 궁금하다. 

장수현(장):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건축물 가운데 건축가의 전문적 손길이 닿은 것은 손에 꼽힌다. 전원주택만 해도 대부분 외관과 평면이 조악한 ‘복제품’뿐이다. 전 세계에서 건설되는 건축물 중 건축가가 설계한 것이 2%를 밑돈다는 조사 결과도 있지 않은가.

개인적으로는, 자신의 취향에 민감한 밀레니얼 세대로서 적절한 예산 내에서 가족 규모에 맞는 좋은 건축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케아나 비트라가 디자인에 대한 접근성을 높였듯이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건축을 하고 싶었다. 회사 모토도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디자인(design accessible to all)’이다. 운 좋게도 디자인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새로운 공법 개발에도 적극적인 건설사를 만났다. 긴밀하게 협업하면서 설계 초기부터 디자인성과 시공성을 같이 발전시키고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일반 전원주택과 다른 외형과 공간감이 특징이다. 어떤 클라이언트를 타깃으로 설정했나?

장: 실무를 경험해온 스위스와 영국에서는 ‘자연 속의 삶’에 대한 로망이 있다. 실제로 교외에 너무나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지어져 있다. 반면, 한국에는 비슷한 외형의 전원주택뿐이다. 일반적이지 않은 전원주택을 만들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 리서치를 깊게 했다. 물론 이 건축물이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우려가 없진 않았지만 리스크를 감수하기로 했다.

전원주택 같은 건물들은 일반적으로 외관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밖에서 보이는 장면에 집중하며 설계를 시작하곤 하는데, 볼트 하우스의 경우 이용자가 어떤 공간을 경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내외부가 구분된 ‘방’이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룸’이라는 감각을 주고 싶었다. 이 ‘룸’의 개념은, “건축은 하나의 룸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성된다”고 말한 루이스 칸의 아이디어에서 가져온 것이다.

볼트는 전통적으로 독립된 공간을 만드는 장치였다. 루이스 칸의 킴벨미술관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볼트는 외부에서 유입된 자연광이 내부에 머물게 하고, 공간이 무한히 확장되는 듯한 감각을 준다. 볼트 하우스에서도 볼트의 면을 따라 산란된 빛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벽과 천장을 구분하는 선들이 사라진다.

 

이: 세 개의 볼트 구조물들이 서로 다른 각도로 교차하며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전체적인 공간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장: ‘룸’의 감각을 주는 중앙의 볼트 이외에는 잠재적인 클라이언트의 필요를 고려해 공간을 설계했다. 중앙 볼트에는 메자닌이 놓여있는데, 아래쪽에는 거실과 주방이, 주방 위 메자닌은 다용도 공간이다. 거실, 주방, 메자닌 모두 공용 공간으로 벽 없이 유연하게 연결돼 있다. 중앙 볼트를 기준으로 서쪽의 또 다른 볼트는, 곡면 부분이 외벽이 되어 실들을 둥글게 감고 돈다. 방의 중심선을 따라 양쪽으로 아치형 창문 두 개가 대칭으로 마주 보는데, 볼트의 창틀에 60cm 깊이를 주어 앉아서 외부를 즐기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가구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 볼트 공간은 자연광의 유입 방식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건물 배치, 개구부의 위치와 크기, 인공조명의 활용 등이 세심하게 설정된다. 볼트 하우스에서는 어떤 점들을 고려했나?

장: 야외의 자연광은 볼트 하우스의 거실로 들어온 뒤 천장 곡면을 따라 공간을 가득 채운다. 매분 바뀌는 태양광처럼, 실내의 밝기와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이 공간의 특징이다. 자연 채광을 강화하기 위해 수영장 수면의 반사광도 유입시키고 싶었지만 대지 조건이 불리해 그러지 못했다. 저녁에는 거실 중앙의, 아치의 정점에 놓인 샹들리에에서 빛이 은은하게 나온다. 짙은 그림자를 만드는 매립등 대신 간접조명을 활용한 것인데, 빛이 곡면을 따라 퍼지도록 광원이 여럿인 샹들리에를 선택하고 불투명 전구 커버를 씌워놓았다.

 

이: 시공 과정이 궁금하다. 그리고 중앙 볼트의 전면창에 빔이 지나가는데, 이 빔이 없었다면 개방감이 더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구조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었나?

장: 볼트 하우스는 기존 주택보다 훨씬 개방됐기 때문에 단열 이슈가 잠재했다. 건설사와 함께 고민하다가 강구조에 ALC 블록을 쌓는 공법을 고안하게 됐다. ALC 블록은 그 자체로 단열 성능을 보유한 데다 목재처럼 현장에서 바로 잘라 쓸 수 있다. 단열재를 덧댈 필요가 없어서 벽 두께를 줄이고 곡선 형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시공 과정도 철근콘크리트조보다 간결해졌는데, 특히 볼트가 맞물리는 코너 부분의 시공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이러한 공법은 건축가에게 자유로운 표현을, 건설회사에게는 공사비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의 이점을 줬다. 중앙 볼트의 빔은 나로서도 아쉬운 부분이다. 구조기술사와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건축법상 내진설계 기준이 강화되면서 빔을 설치해야 했다.

 

이: 그동안 전원주택, 글램핑 시설 등과 관련한 프로젝트를 여럿 진행해왔다. 이들은 여가, 휴식과 같은 키워드를 지닌 프로그램으로 도시가 아닌 교외나 전원지역에 위치한다. 이러한 유형의 프로그램에 대한 건축가의 생각 또는 해석이 궁금하다.

장: 첫 프로젝트로 경상남도 거제에 펜션으로 활용될 수 있는 주택 ‘매듭지은 집’을 설계하면서 이후 비슷한 작업을 많이 하게 됐다. 현재 실무를 하고 있는 영국에서는 런던 시내의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하고 있다. 영국에서 한국의 상황을 보고 있으면, 요즘 ‘자기만의 주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것 같다. 실제 공간의 퀄리티에 대한 취향이 세분화되면서 도시의 아파트를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협소주택과 같은 유형을 개발해보고, 휴가 때만이라도 좋은 공간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글램핑, 트리하우스 등 여러 작은 건축물들을 설계하고 테스트해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사태로 주거 형태가 빠르게 변화할 거라 예상하는데, 특히 밀집된 다가구보다는 같은 가격이라면 자연 속에서 좀 더 자립적으로 살 수 있는 주거 형태가 선호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내부마감(페인트) 상세정보 ▶ https://vmspace.com/material/material_view.html?base_seq=NjQ=​ 

창호 상세정보 ▶ ​https://vmspace.com/material/material_view.html?base_seq=NjU=

설계

아뗄리에 장(장수현)

설계담당

장수현, 빅터 리

위치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신화리 44-12

용도

주택

대지면적

706m2

건축면적

90m2

연면적

133m2

규모

지상 2층

주차

1대

높이

6.9m

건폐율

12.7%

용적률

18.8%

구조

강구조, ALC 블록

외부마감

실리콘 에어징 코팅

내부마감

석고보드

구조설계

SH구조설계사무소

기계설계

생각속의 집

전기설계

재윤이엔씨

시공

생각속의 집

설계기간

2018. 3. ~ 2019. 2.

시공기간

2019. 4. ~ 8.

건축주

생각속의 집

조경설계

생각속의 집


장수현
장수현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에서 건축 학사를,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에서 건축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의 메디아 랩과 모르포시스 아키텍츠, 영국의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에서 인턴을 했으며, 스위스 바젤의 헤르조그 앤 드 뫼롱에서 건축가로서 4년 동안 스위스, 영국, 인도, 브라질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 2011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아뗄리에 장으로 독립한 후 현재 영국 런던에서 건축 실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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