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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CE(공간)」2023년 2월호 (통권 663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파리 루이비통 재단 건물 등 표현주의적 작업으로 독보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한 프랭크 게리의 생애와 업적을 다룬 전기다. 건축 비평가인 저자 폴 골드버거는 게리와 수십 년간 만남을 이어오며 건축계의 아웃사이더를 자처한 그가 세계적 건축가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세심히 담아냈다. 젊은 시절 게리는 동료 건축가와 교류하기보다 로스앤젤레스의 예술가들과 어울리며 그들의 직관적 태도에 흥미를 느꼈다.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예술을 원동력 삼아 작업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그의 작업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창적인 게리의 작품을 향해 비이성적이고 진지하지 못하다는 평도 따랐지만, 게리는 굴하지 않고 작업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했다. 예컨대 1988년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설계의 최종 후보로 오르는 과정에서 유사한 비판에 직면했지만, 중간 점검에서 받은 피드백을 반영해 용도에 맞게 건축계획을 변경하는 등 합리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보여줬다. 결국 최종 설계자로 선정,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건축에 도입해 또 한 번의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갔다. 저자는 게리의 건축이 “직관적이고 체계적인 형식에 관한 탐구”라고 말한다. (김지아 기자)
폴 골드버거 지음
강경아 옮김
을유문화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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