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MSPACE는 국내 최고의 건축 포털 매거진입니다. 회원가입을 하시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Login 회원가입
Naver 로그인


실로 엮은 기억: 〈인 메모리〉

exhibition 한가람 기자 2022.09.08


「SPACE(공간)」2022년 9월호 (통권 658호)

 

‘인 메모리’(2022) 설치 전경. Image courtesy of Gana Art Center 

 

시오타 치하루의 개인전 〈인 메모리〉가 8월 21일에 막을 내렸다. 일본 오사카 출신의 시오타는 ‘실의 작가’로 이름을 알렸으나 실뿐만 아니라 옷과 유리창 같은 일상 사물을 활용하여 설치, 조각, 드로잉 등을 작업해왔다. 이 작품들은 기억과 트라우마에서 기원한다. 어린 시절 할머니의 무덤에서 느낀 공포, 이웃집에서 일어난 화재, 두 차례 겪은 암 투병까지. 그녀의 작품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투영된다.

가나아트센터 전시실에 들어서자 벽면에 걸린 드로잉 연작들이 눈에 들어온다. 검은색과 붉은색의 실 혹은 선으로 동심원과 곡선이 반복해서 그려졌다. 실과 선은 서로 엉키고 끊어지고 풀리며, 때로는 그림에 사람도 한두 명씩 서 있다. 작가는 선에 대해 인간관계를 형상화했다고 말한다. 이어지는 전시에서는 3차원 작품이 주를 이뤘다. 그중 ‘스테이트 오브 비잉(State of Being)’ 연작은 실로 직육면체 구조물의 겉과 속을 감고 그 안에는 오래된 책이나 놀이 카드, 연애편지, 창틀 등이 실에 걸려 있다. 이는 시오타가 수집한 골동품으로, 죽음 뒤에도 한 인간을 구성했던 요소와 기억은 사라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은 대형 설치작 ‘인 메모리’(2022)로 장식했다. 공간을 가득 메운 흰색 실 사이, 7m에 달하는 목조 배가 공중에 떠 있고 배 안에는 드레스 세 벌이 놓여 있다. 배와 옷은 기억의 바다를 떠다니는 오브제다. 시오타는 그 사이를 걷는 관객처럼 “우리는 기억의 바다에서 영원히 방황하고 있다”고 전한다. 한가람 기자​


▲ SPACE, 스페이스, 공간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