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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넘나드는 이상의 시를 재해석하다

exhibition2020.05.28


건축가이자 문인으로 활동했던 이상의 시를 재해석한 전시 〈새로운 상점〉이 도산공원 앞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 전소정이 제18회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을 수상한 이후 4개월 간의 프랑스 파리 레지던시 경험을 거치면서 완성한 작업들로 구성됐다. 그는 시인 이상의 작품을 전시의 기반으로 삼은 뒤 이를 영상, 조각, 출판 등 다양한 미디어로 표현했다.

제목으로 사용된 「새로운 상점」은 시집 『건축무한육면각체』(1932)의 첫 번째 시로, 식민자본이 1930년대 당시 경성의 모습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묘사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전소정은 프랑스 봉 마르쉐를 본 딴 일본식 미츠코시 백화점을 보고 전혀 다른 시공간을 연결하는 접점을 발견했다. 바로 근대성의 모조다. 이것을 바탕으로 그는 서울, 파리, 도쿄를 오가며 촬영한 기록물과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가져온 토막영상을 교차편집 하여 ‘절망하고 탄생하라’(2020)를 제작했다. 파편적인 클립들의 잦은 전환으로 인해 작품은 탈주의 서사를 획득하는데, 이는 마치 본인이 존재하는 공간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이상의 시를 연상케 한다.

여러 시공간을 종횡무진하는 영상 속 파쿠르 트레이서의 움직임처럼 전시장 안에서도 미디어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고 가려는 작가의 시도가 발견된다. 근대성을 대변하는 백화점을 통해 장면을 전환했듯, 미래를 상징하는 로봇을 매개로 전시의 흐름이 영상에서 조각으로 옮겨진다. 조각 시리즈 ‘ORGAN’(2020)은 페트병, 빨대, 일회용 컵 등 폐플라스틱을 녹여 제작한 것으로, 사람의 장기가 지닌 유기적 형태를 인공물로 재현하여 우리가 실재하는 현재와 아직 현존하지 않은 로봇의 미래를 연결한다. 

또한 전소정은 이상의 시를 매개로 국내외 연구자, 예술가들과 교류를 하여 출판물 『ㅁ』을 만들었다. 책의 제목은 시의 주된 이미지인 반복되는 사각형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스크린, 한글의 자음 ‘미음’ 등 다양한 개념으로 해석되는 기호를 뜻하기도 한다. 책에는 시의 구조를 3차원 공간으로 구현한 박창현(에이라운드건축 대표)의 건축 도면, 20세기 초에 새롭게 등장한 상업공간과 아방가르드 예술가의 출현의 관계를 설명하는 제롬 글리센슈타인(파리 제8대학교 교수)의 글, 공간의 구조 및 시점의 이동을 베이스 플루트로 연주한 정진욱(작곡가)의 악보 등이 실려있다. 이상의 시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7월 5일까지. <김예람 기자>

 

 

<새로운 상점> 전시 전경 / ⓒSangtae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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